북한군이 6.25 전쟁에 승승장구 하면서 점령한 지역에서 인민재판이 열렸습니다.
그래서 지주, 자본가, 공무원, 인텔리, 관료 등이 끌려나와서 답정너에 가까운 재판 결과를 통보받고 죽었습니다.
그런데 그 희생 대상 중 할아버지와 아주 친하던 후배도 있었다고 합니다.
끌려온 이유는 지주의 아들이라는 이유였지만, 실은 그냥 땅 조금 많은 자작농 수준으로 단지 공산주의를 싫어해서 반공 단체에 들어간 게 이유였습니다. 그것도 적극 참여한 건 아니고 잠깐 관심가져서 기웃거린 정도?
듣기로는 친일파, 반공주의자는 말 그대로 불에 태워 죽였고, 지주나 기업가 등은 몽둥이로 때려죽였다는군요. 그 후배는 철 없던 고등학생 정도 나이었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그 소식을 들었던 그 죽은 후배의 형은 복수에 불타서 스스로 장교로 뛰어들어 중위까지 진급했으나, 중공군에게 허무하게 전사당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졸지에 재산을 물려줄 후계자를 잃은 그 집안의 땅은 저희 집으로 넘어갔다가 결국 저희 집도 줄을 잘못 서서 그 땅을 넘겨야 했습니다. 그 땅에는 KTX 고가철로가 지나가게 되면서, 그 땅을 마지막으로 소유했던 사람은 그 보상금으로 로또크리를 맞고 말았다는군요.
그리고 그 북한군이 제가 살던 지역을 점렴하고 사령부로 삼았던 건물이 제가 다녔던 학교였습니다. 붉은 벽돌 건물인데 구석에 제가 다닐 때까지 총탄과 그을음이 남아 있었는데, 자사고 건물로 재건축해 버렸죠. 그 학교가 학생인 제가 봐도 뒤에는 산이고 앞에는 작은 도랑이 흘러서 방어하기도 유리하고 그 산이 감제고지가 되는 곳이었죠. 정작 북한군은 인천상륙작전으로 밀리자 저항 없이 도망쳐 버렸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