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피싱이 참 오랜만에 와봅니다.
개인정보의 유출이 일상화된 지금의 시대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일이 많습니다만...
할일 없는 백수는 민감할 수밖에요.
1. 최초의 보이스피싱 경험담
대충 2009년쯤인거 같아요.
신한은행이라면서 제계좌가 털렸다던가, 오입금이 되었다던가 그랬는데...
당시 저는 신한은행 계좌가 없습니다.
그리고 제 촉이 보이스피싱이라고 왔죠.
저는 그때 배짱이 생겨서, 뻥카를 칩니다.
"어 그래요? 저희 아버지가 신한은행 XX지점장인데 그런이야기가 왔으면 저한테 먼저 아버지가 연락오셧을건데, 거기 담당자분 지점과 부서 성함 다시 불러주...(뚜뚜뚜)"
이게 제 최초의 보이스 피싱이고, 그이후로는 전부 자동녹음이 "경찰청 어쩌고" 하는 것뿐이었습니다.
2.이번글을 쓰게 된 보이스 피싱
오랜만의 육성 보이스 피싱입니다.
검찰청 박모수사관을 자칭합니다. (이시점에서 의심을 갖게 됩니다만..)
제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모여성(40대)를 아는지, 혹은 소개받은 일이 있는지, 묻습니다.
사유인 즉슨 이사람이 최근 검거된 보이스피싱 일당이며, 쓰던 통장이 수십개 있었고, 그중에 모은행의 제 통장을 발견했고 이용된 혐의가 있다는 겁니다.
요즘은 통장 개설시 연락이 오게 되어있고, 해당 은행은 제가 거래하지도 않는 은행입니다.
통화하는 과정에서 제 계좌여부를 조회했습니다.
뻥카인데 당연히 나올리가요.
단호하게 그런 계좌를 갖고 있지 않다고 하니 툭하고 끊어버립니다.
안걸리겠다 싶었겠지요.
여기서 끝이나면 뭔가 아쉽죠.
앞서 말했지만 할일 없는 백수는 이리저리 검색하고,
녹음된 통화파일과 함께 제 통합계좌 내역을 첨부하고, 녹음의 내용을 축약하여 사이버 경찰청에 보이스피싱신고를 했습니다.
10일만에 답변이 왔는데,
제가사는 도시의 경찰청의 모 경사에게 인계했다고 합니다.
근데 이와중에 사칭한 수사관의 이름이 달라, 추가적으로 정정요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약 5일뒤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오네요.
담당 경사래요.
근데하는 제가 제출한 녹음내역이나, 피의자가 댄 이름이나 연락처등의 정보는 일체 안본듯 상황을 저한테 물어봅니다.
재확인의 개념이 아닌 그냥 아예 모르는거 같았습니다.
육하원칙에 따른 개요서술에서부터,
그건 녹음파일 제출했는데요?
연락처 정보도 거기 신고할때 드렸는데요?
사칭한 수사관 이름은 XXX였습니다.
를 일일히 말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들은 답변은 "개인정보를 어떻게 취득한건지 모르지만 그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러우나, 손해보신 사실이 없어서, 피해신고나 다른것을 하실순 없고, 사례 참고자료로 활용하겠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여기서 답답함이 좀 올라옵니다.
결국 피해가 없으니(이쯤에서 개인정보가 어떤취급을 받는지 알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할수 있는 것도 없고, 수사진행하기엔 증거가 미흡하다는 거죠.
저도 전화받을 당시 당장 다른일이 바빠 넘기긴 했습니다만, 다시금 생각하면 범죄사실도가 피해가 없으면 신고가 안되는게 맞는가는 다시금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전화번호 검색 해보니까 사기 민원이 30건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