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의 물난리 https://gigglehd.com/gg/9166860 이 글에서 이어집니다. 클릭하기 귀찮은 분들을 위해 요약해 드리자면, 옥상의 수도 파이프가 동파되어 뜨거운 물 벼락을 맞았다가 대충 수리했다는 내용 되겠습니다.
지난주는 참 평화롭지 않았습니다. 일주일에 리뷰 비슷한걸 2건 쓰면 참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3건을 올렸거든요. 뉴스 안 쓰고 리뷰만 쓰면 일주일에 2건이 널널하지만 뉴스가 끼어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런데 뭐 어쩌겠나요. 사실상 수입원이 그거 하난데 주시는대로 열심히 해야죠.
그러다보니 '몇일까지 된다'는 공약을 남발하고, 그걸 지키기 위해 새벽까지 밤을 새서 해치웁니다. 어쨌건 출근하기 전까지 볼 수 있도록 쓰면 되잖아요? 그리고는 아침-오전에 잠을 잡니다. 아무리 봐도 건강한 삶은 아니죠. 하지만 이렇게도 먹고 사는게 다행이려나 생각하고 살고 있는데요.
지난주 수요일에 평화롭게 글 하나 올리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점심 때 깼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물 소리가 들리는군요. 지난주에 미세먼지가 워낙 좋아서 창문을 계속 열어뒀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옆집에서 나는 소린가 했어요. 하지만 옥상으로 나가는 문을 열자마자 망했음을 직감했습니다. 옥상의 세탁실에서 물소리가 났거든요. 전에 그 물난리처럼요.
저번 사건 이후로 뜨거운 물 밸브는 아예 잠궈놔서 다행이 온수는 아니었고요. 조금 덜 다행이게도 차가운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어요. ㄷ자 모양으로 이어진 파이프가 빠져 있더군요. 부랴부랴 메인 밸브를 잠그고 대충 때려 박아서 파이프를 끼운 후, 다시 물을 트니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온 듯 했습니다.
난리도 수습했으니 조명이나 꺼내 나눔받은 메모리나 찍어야겠다.. 하고 옥상의 창고에 갔는데, 그쪽 바닥에 물이 흥건하더군요. 옥상 세탁실에서 넘친 물이 이쪽으로 흐른 건 아니고요. 지난주 월요일에 온 비가 우수관을 타고 흐르는데, 거기에 금이 갔는지 어디가 빠졌는지 하여간 그 관 아래에서 물이 나와서 바닥을 다 채웠더라고요.
그리고 옥상 창고에는 MSI X570 갓라이크의 박스라던가 지포스 GTX 1070 게이밍이라던가 뭐 그런 애들이 있지요. 박스가 축축해지면 박스채로 보관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냥 알맹이만 잘 써서 넣어두면 될 것을. 다행이도 부품 박스들을 담아둔 큰 박스 아래에 타일을 깔아둬서 제품 박스는 멀쩡한데... 큰 박스들은 축축하네요.
그래서 박스들을 다 끄집어 내고 물을 닦은 후,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스피드랙을 두셋트 샀습니다. 스피드랙 안에다 박스를 올려두면 그나마 잘 보호될테고, 또 랙이 바닥과 닿는 면적이 매우 좁으니 타일처럼 물이 고여있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요. 물이 새는 부분도 찾아야 하지만 그건 비가 와야 알 수 있고요.
생각지도 못했던 큰 지름을 하고, 낮 동안 일을 제대로 못했으니 밤에 일을 좀 해야 하는데.. 이날 따라 유독 일하기 싫어서 새벽 4시까지 빈둥거리고 있었어요. 이제 잘까 하는데 위에서 뽕도 아니고 퍽 같은 소리가 나더니 또 물이 쏴아아 하더군요. 역시 야매로 파이프를 끼워 넣은 건 오래 못 버티나 봅니다.
꼭두새벽에 후다닥 내려가 밸브를 잠그고 다시 후다닥 올라가 파이프가 깨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때려 박은 후, 바로 인터넷에서 배관 자재들을 샀습니다. 이런 자재들이야 비싸진 않은데, 이게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불안하다는 문제가 있군요. 다행이도 지금까지 터지진 않았습니다. 뭔 이상한 소리가 날 때마다 흠칫 하고 확인해서 그렇지.
그리고 또 밀린 일을 하고, 주말에는 완전히 퍼져서 아무것도 못하고, 뉴스가 밀려서 일요일에나 다 쓰고. 그럼 월요일에는 못했던 걸 해야 하는데 지난주에 샀던 스피드랙이 왔네요. 그러니 그거 조립해서 창고 정리하고 나니 이 시간이 됐군요. 내일은 이사 후 방치했던 에어컨 설치하러 사람이 온다고 그러고.
쓰잘데기없이 바쁘긴 한데 영양가는 없네요. 손대기 귀찮고 아직 안 터지고 버틴다는 이유로 배관 작업도 미루고 있는데, 이것도 한참 일하는 도중에 다시 빠지려나. 그래도 랙 같은 건 한번 만들어두면 다시 손댈 필요는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