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찍은 잡다한 사진은 나중에 몰아서 올리려고 했는데, 따로 말하고 싶은 건수가 생겨서 까먹기 전에 올립니다.
1. 집에서 키우는 나무늘보 주식을 사야 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대만 여행 기념품으로 많이들 사간다는 유키 앤 러브 젤리지요. 이게 맛있긴 한데 대만 사람들이 즐겨 먹기보다는, 한국 사람들한테 묘하게 인기가 높은 편이라 동네 슈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물건은 아니고요. 파는 곳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당연히 대형마트가 가장 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극히 한국적인 사고 방식이지요. 그런데 한참을 뒤져도 안 나오길래, 요 몇 년 동안 대만에 안 왔더니 단종이라도 됐나 싶어서 인터넷을 뒤져봤는데요.
한국에 오는 외국 여행객들에게 있어서 서울 명동에 해당되는 포지션인 대만 시먼딩이나 야시장에서 파는 게 가장 싸네요? 오히려 대형 마트는 비싸고요. 한국이라면 외국인들은 두 번 안 올테니 등쳐먹어야 한다며, 혹은 상권이 활성화됐다는 이유로 부동산 임대료가 올라서서라도 비쌀텐데 말이에요.
대형 마트인 까르푸에서 찾긴 찾았는데 118대만달러... 시먼딩은 대게 100달러고, 여러 개 사면 더 싼 곳도 있고, 심지어 개당 80대만달러로 흥정했다는 글도 종종 보이네요. 그것도 2023년 5월 중순에 말입니다. 불과 2주 사이에 가격이 뛰진 않을테고, 관광객 대상으로 파는 가게들이 싸게 파는 게 맞겠죠.
2. 한국으로 치자면 경기도 포지션인 신베이 지역에서 이틀 쉬면서 현지인들 가는 식당 위주로 먹다가, 컴퓨텍스가 슬슬 시작하니 시내로 들어와 비싼 식당에 처음으로 가봤습니다. 대만에 오면 꼭 大心의 태국식 라멘을 한번 먹거든요. 먹는 가게도 정해져 있어요. 송산공항 아니면 시정부역 앞의 백화점 지하상가.
그래서 가게 위치부터 메뉴까지 빠싹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앉아도 메뉴를 안 줘요? 메뉴 달라니까 -
QR코드를 찍으래요.
들어가 보니 바로 '그 자리 전용 주문 페이지'가 나오고, 여기에서 장바구니에 담아 보내면 주문이 들어가는 식이더라고요.
만약 여기서 '우리 식당은 전용 앱을 깔아야 합니다' 이런 소리를 했다면 니미 애미 니애미의 3단미를 지르고 나왔겠으나, 앱을 깔면 좋고, 싫으면 말던가 같은 식이길래 크게 문제될 건 없고...
가게 앞에 키오스크를 두면 주문이 몰리고 또 서서 주문해야 하고요. 자리마다 태블릿을 두면 그것도 초기 투자 비용이 꽤 들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QR 코드로 주문을 받으면 편리하기도 하고 투자 비용도 아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QR 코드를 접수해서 보내는 컴퓨터 한 대는 굴려야겠지만, 그건 키오스크나 태블릿도 마찬가지잖아요?
한국도 이런 시스템이 보급되면 괜찮을 것 같은데... 뭐 장사속 밝은 사람들이 알아서 들여오겠죠.
오래간만에 먹은 라면은... 늙어서 그런가 맛을 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