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기기 분야에서 굉장히 높은 마켓쉐어를 차지하고 있는 가민이 90년대에 설립되었습니다. 그 전까지 GPS는 민간인들은 사용할 수 없었던 영역이었죠.
"Electro Gyrocator" - 1981년 8월
내부에 자이로스코프가 들어있어 변하는 위치를 CRT에 좌표로 찍어주면 위에 지도가 그려진 필름을 올려서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 당연히 이 물건은 그저 상대적으로 변하는 자신의 현재 위치를 찍어줄 뿐 출발지와 도착지의 절대 좌표를 알려주지는 않으므로 네비게이션이라고 하기는 뭣한 물건이었습니다.
아날로그일 줄 알았는데... 이게 의외로 디지털 방식으로 작동하더랍니다. 16비트 기반의 시스템으로, 10KB의 ROM과 1KB의 RAM을 내장하였으며 현재 설명서나 Documentation이 많이 유실되어 정보를 찾기가 힘듭니다. https://ieeexplore.ieee.org/document/7307318 읽어보고 싶은데 돈이 없네요.
네비게이션의 가격은 차량값의 25%정도였으며, 무게는 9KG.
"Ford Tripmonitor" - 1983년
Transit 위성을 이용하여 길을 찾고 약 400m의 정확성을 보증하겠다는 컨셉트 디자인입니다. 실제 양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음.
"Etak Navigator" - 1985년
요트 대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된 Etak의 네비게이터는 단색 CRT에 도로가 표시되는 네비게이션으로, INS 시스템과 다르게 휠센서로 속도를 측정하고 뒷 창문에 장착하는 나침반 센서로 방향을 측정하여 현재 위치를 어림짐작함으로써 동작합니다. 풀 디지털 시스템으로 벡터 방식으로 된 지도가 내장되어 있으며, 인텔 8088 기반의 시스템에 256K의 램과 32K의 EPROM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플로피 디스크는 당시 기준 대용량의 지도데이터를 빠르게 랜덤 액세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디스크 자체가 열에 굉장히 취약하고 드라이브도 진동을 견딜 수 없어 테이프 기반의 매체를 사용하였습니다. 규격은 컴팩트 오디오 테이프이지만, 열과 진동을 견딜 수 있도록 강력한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제작된 테이프는 개당 3.5메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었습니다.
래스터 스캐닝 방식으로 픽셀 단위의 그래픽을 표시하는 모니터는 84년 기준으로 굉장히 비쌌고, 차량용이라 복잡한 그래픽은 오히려 시야를 방해할 염려가 있었기에 간단하면서도 시안성이 좋으며 복잡한 연산을 필요로 하지 않는 벡터 기반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적용햇습니다. 위 사진에서 글씨체가 지저분해 보이는 이유는, OS 자체가 벡터 기반이었기 때문.
이렇게 완성된 제품은 당시 기준으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정확하게 작동하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HCCjlSWbHE&feature=youtu.be 또한 이 제품은 현대의 네비게이션이 사용하는 지도 회전 방식을 최초로 적용한 제품이 되겠습니다. 지도가 북쪽을 바라보고 차량 표시가 움직이는 것보다, 차량이 가만히 있고 지도가 움직이는 것이 훨씬 더 알아보기 좋았기 때문.
https://sudonull.com/post/48177-Who-needs-GPS-Etaks-Forgotten-1985-Navigator-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