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0시부터 에어컨을 설치했는데 작업이 끝나니 3시가 됐네요. 에어컨을 새로 샀을 때도 이 정도까진 아니었지 싶은데, 중고가 원래 손이 더 많이 가기도 하거니와, 에어컨 설치 아저씨가 혼자 와서 다 오래걸린 듯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 아는 사람을 불러온 거라서 저에겐 선택지가 없군요. 그냥 아는 사람이니 꼼꼼히 해주려니 할 뿐.
새로 설치했을 때보다는 정말 꼼꼼하게 작업하긴 했습니다. 전자랜드에서 샀을 땐 배관이 쓰잘데기없이 크게 튀어 나오고 꺾여 있고 심지어 구멍도 제대로 막지 않았는데, 어쨌건 이 아저씨는 배수 호수 흔들리지 말라고 한번 잡아주기라도 하고 실리콘으로 구멍도 막아주고 그랬으니까요.
대신 사람이 한명이다보니 설치가 오래 걸리고, 설치하는 동안 뭔 일 없나 옆에서 봐야 하니 제 시간은 사라졌고, 옆에서 보면서 호스 위치를 본다던가 잡아준다던가 등등 쓸데없이 바빴네요. 하여간 그래서 오늘도 한것 없이 시간이 왕창 흘러갔습니다. 이래가지고서 일은 도대체 언제 할까요.
설치비가 38만원인데 바가지는 안 씌웠으려니 생각 중이고.. 에어컨은 정말 중고 제품의 의미가 없군요. 2in1을 새로 사도 백만원이고, 5년 된걸 설치해도 38만원이라면? 다음번엔 그냥 아무거나 새로 사는게 낫겠군요. 다나와를 보니 기본설치비 포함 벽걸이 에어컨도 30만원이면 하나 사는데.
어쨌건 에어컨은 한번 달아두면 다음번에는 손댈 일이 없으니 잊고 살아도 되겠죠. 이 분의 마지막 인사가 몹시 인상적이었어요. '시원하게 지내세요' 정말 직업에 딱 맞는 말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