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시끄러운 곳이 두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집에서 언덕 아래로 내려가면 나오는 24시간 편의점입니다. 여기 편의점은 의자에 테이블은 물론이고 티비까지 있어서 돈 쓰기 싫은 사람들이 앉아 시간 보내기 제격입니다.
다른 하나는 편의점 가기 전에 있는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요. 거기 앞에 정자가 하나 있어요. 그리고 거기에 앉는 사람은 딱 두 종류 뿐입니다. 담배를 피거나, 아니면 전화를 하거나.
지금 그 곳에서 울부짖는 중국 여자는 후자에 속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쌓인게 많아도 혼자서는 한시간 이상 울면서 소리지를 컨텐츠가 없을테니까요. 블루투스 이어셋 같은 현대 문명을 잘 활용하면 목은 아파도 팔은 안 아프겠죠.
어쩌면 목이 안 아플지도 모릅니다. 예전에 중국어 선생님한테 왜 중국인들 말하는걸 들어보면 항상 싸우는 것 같냐고 물어봤던 적이 있었는데 이렇다 할 답을 못 들었거든요. 볼륨 부스트가 어쩌면 국적 패시브일지도 몰라요.
제가 중국어를 해도 읽기나 가능하지 다른 건 형편없거든요. 뉴스 아나운서의 또박또박한 표준 발음이어도 3분의 1이나 이해할까 말까 하는데 분명 술에 취했을것 같은 발음으로 떠들어대는 건 도저히 뭔 소린지 모르겠어요.
그 내용이라도 들으면 이해해볼 시도라도 하겠는데, 내용을 모르니 혐오만 쌓이는군요. 여혐은 아닙니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요. 다행이도 중국인 혐오에요. 이건 기존에 누적된게 많으니 지금 늘어난다고 해봤자 새삼스럽지도 않군요.
창문을 닫아도 그 소리가 뚫고 들어오는게, 필시 사자후나 음마공을 익혔음에 분명한 내공입니다. 나가서 항의라도 했다간 결코 편히 죽진 못할테니 참아야겠군요. 옆집 개는 잘만 짖더니 왜 오늘은 조용한지. 애도 짖다 지쳤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