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생각하는 일본문화와 일본의 윗대가리가 생각하는 일본문화 괴리감이 큽니다. 그리고 그 점이 개회식, 폐막식에 잘 드러났고 그 결과 욕을 얻어먹고 있죠.
보통 외국인에게 일본 문화는 후지산같은 자연, 히메지성같은 유적들, 사무라이&닌자같은 전사집단, 스시와 라멘 같은 일식, 일본 애니와 게임 등의 서브컬처입니다. 2016 리우 올림픽 폐막식 때는 그 점을 잘 이용했죠. 아베 총리대신의 마리오 코스프레와 애니 케릭터(캡틴 츠바사)를 내세웠죠.
그런데 윗대가리의 인식은 그런 문화는 하급, 저질이란 인식이 있는 듯 합니다. 그들은 그런 것보다 심오한 일본 무용, 꽃꽃이, 다도, 가부키, 교겐, 만자이 등을 일본의 진정한 문화로 여기는 듯 해요. 거기에 일본 전통 정진요리와 스시 등도 포함해서요.
문제는 문화에 고급 저급 나누는 것도 우습고, 무엇보다 윗대가리들이 생각하는 컨텐츠는 홍보도 안 됬고, 세계인들이 보기에 이해가 안 되고,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겁니다. 솔직히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가부키나 일본 무용 보여주면 일본 공부 좀 한 분 아니면 이게 무슨 병X짓인가요 이럴걸요.
이렇게 외부 인식과 내부 인식이 심각하게 괴리되어 있으니 처음에 리오 올림픽 폐막식 때 상영한 도쿄 올림픽 홍보 영상을 세계인들은 호평했지만 정작 일본 올림픽 위원회와 정치인들은 너무 가볍고 천박하다고 깠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죠. 결국 MAKIKO씨 등이 이지메로 밀려너고 막장이 됐습니다.
결론은 이번 도쿄 올림픽은 일본 지도층들이 얼마나 해외의 시선이나 이미지 등에 무지한 지 보인다고 할까요? 차라리 메이지 유신과 쇼와 중후반 경제성장기 때 지도층이 더 세계에 대한 이해가 깊어 보입니다. 이렇게 외부에 대한 이해가 없으니 한류가 날조라고 쿨제팬 운동으로 슈킹하고 혐한 국뽕으로 눈을 가립니다.
이래도 일본은 망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지도자들이 쇠퇴를 막지도 못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2100년대 일본은 어떤 꼴일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