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란...
으레 그러하듯, 하루의 마지막을 재활용 정리와 함께 마무리하는 날일 겁니다.
오늘도 여느날과 다름없이
일주일간 사용했던 페트병을 하나씩 정리하고, 종이를 차곡차곡 쌓고...
그렇게 정리가 끝나 다시 돌아가려는 그 때,
쌓여있는 박스들 사이에
하얀색 플라스틱 케이스가 빼꼼히 보이더군요.
음?
문득 저건 무얼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위에 쌓여있던 것들을 걷어내고
그 기저에 존재했던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오잉?
네가 왜 여기서 나와?!
종종 재활용장에서, 오래되어 퇴역을 앞둔 낡은 데스크탑 본체들을 보긴했지만
게임기를 발견한 것은 또 처음이었더랩니다.
그래서 더더욱 확신할 수 없더랬죠.
게임기는 컴퓨터와는 또 다른 것이니, 왠만하면 게임기는 잘 버리지 않을텐데
정말로 고장난 녀석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그렇게 기대반, 걱정반인 마음으로
이 녀석을 들고 들어왔습니다.
그리곤 잔뜩 쌓인 먼지를 덜어내고
어댑터를 콘센트에 연결했습니다.
오! 전원 표시등이 들어옵니다.
나쁘지 않은 소식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화면을 연결해서 확인해볼 시간...!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Wii 에서 사용하는 단자는 요새 보기 어려운 컴포지트 단자였던 것이지요.
지난 글들을 기억하신 분들이라면,
"잘 됐네. 거 소니 트리니트론에 연결하면 그만 아니오?"
하시겠지만,
안타깝게도 트리니트론을 집에 가져다 놓은 것이 아니다보니
지금 당장 주말에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던
업스케일링 디지털 컨버터를 꺼내,
꽂혀있던 컴포넌트 단자를 분리하고 그 자리에 Wii의 컴포지트 단자를 연결했습니다.
그 결과는...
정상 작동!
그렇담 멀쩡한 Wii를 왜 내놓은 걸까,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아무래도 전 주인이 TV를 바꾸면서
바꾼 TV에 컴포지트 단자가 존재하지 않는 데다, Wii 자체가 오래된 게임기가 되었다보니
더 이상 효용성이 없다고 판단해 내놓은 것이 아닐까, 나름대로 결론을 내어보았습니다.
Wii가 정상작동함을 확인했으니,
본격적으로 떼 빼고 광 내주었습니다.
아주 멀끔해진 모습입니다.
이제야 게임기 같아진 모습이네요...ㅎㅎ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재활용장에 Wii 본체만 나와있는 상태이다보니
Wii를 제어하는 컨트롤러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Wii 리모컨은 따로 구매해야 되겠더랍니다 ㅎㅎ;
Wii가 들어온 기념으로,
동시대 휴대용 게임기였던 DS와 같이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사실 제 개인적으론, 게임기는 플레이스테이션만 사용하다보니
다른 회사의 게임기는 자발적으로 구매하지 않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둘 다 제 돈 주고 사지 않았음에도
Wii와 DS 모두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닌텐도 식구만 모이면 섭하니,
반대쪽 가족 사진도 찍어보았습니다.
동시대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을 대표하는
PlayStation 3 와 PlayStation Portable 입니다 ㅎㅎ
이렇게 모여있으니, 나름의 감회가 새롭습니다...ㅎㅎ
각사를 대표하는 흑과 백의 색상이 강렬하게 대비됩니다.
이 4개의 게임기 모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제품들이니,
아마 많은 분들에게 각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모습들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예정에 없던 Wii가 새로 생겨났는데
이 녀석을 어떻게 해야할지, 곰곰히 고민해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ㅎㅎ
...XBox는 어딨냐고 물으신다면,
그건 저도 모르쇠랍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