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여름에, 여친이랑 여름 휴가 때 동남아로 갈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내놓으신다는, 2in1 태블릿 넷북 (이하 B)을 42만원 주고 샀습니다.
그런데..
서로의 사정이 조금 있어서 거래를 며칠 미루게 되었는데, 마침 저희 동네의 벼룩 시장에서, 국내 미정발이고 제조사에서도 거의 버린 취급하는 타사의 2in1 프로토 모델 (이하 A)을 23만원에 파시는 분이 계셔서, 그걸 먼저 사왔지요.
그래서 그 A를 셋팅하다 보니, 아무래도 그 쪽에 정이 더 많이 가서(도 그렇고 A가 B보다 휴대성이 좀 더 좋았습니다), B는 뒷전이라서 가끔씩 켜보는 정도로만 썼고 점점 기억에서 잊혀져 갔습니다.
그런데 A 태블릿 넷북을 가볍게 쓰다 보니, 아무래도 넷북이라는 한계상, 1년 정도 지나니까 성능이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저는 창고에 넣어두게 되었고, 그 후로는 가볍게 쓸 가벼운 노트북을 원하는 여동생과 매제 그리고 어머니께 잠깐씩 갔었습니다만..
어머니는 키보드에 한글이 없다는 이유로 (원하시면 한글 스티커를 붙여 드린다고 했는데도 아무래도 키가 너무 작아서 스티커가 깔끔하게 붙지 않다 보니 지저분해 보여선지 거절하시더라고요) 여동생은 어댑터를 콘센트에서 뽑을 때마다 돼지코를 확인해야 하는 게 귀찮아서, 매제는 영문 OS라서, 잠깐 써보고는 거절해서 제게 돌아 왔고..
그 이후로는 제가 잠깐씩 해외를 다닐 때, 간단하게 갖고 다니는 용도로는 딱이라고 느껴서 나름 소소하게 잘 썼었습니다. 약간의 아쉬운 감은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본전은 뽑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코로나 기간 중에는, 외산 스맛폰인 샤오미나 다른 것들의 ROM을 건드리는 용도로 썼었고요.
그런데, 두어달 전부터 갑자기 화면이 몇 초에 한 번 꼴로 깜박이는 증상이 나타나더라고요.
단지 화면이 깜박이는 것만으로도 쓰기 어려운데, 터치형 태블릿이 주 입력 장치인 기기가 그렇게 화면에 문제가 있으니 도저히 쓰기가 어려워서 이번에야말로 정말 제대로 포장해서 처박아 버리고, (위에도 적었지만.. 프로토 타입이다 보니, 제조사에서도 이 모델이 이런 스펙이 있었냐고 하고, 뭣보다.. 시리얼 번호도 정식 등록된 모델이 아니라서 수리조차 불가능했서든요, 물론 돈 내고 수리할 생각은 전혀 없고요) 일반 넷북으로 대체를 하려고 했습니다만..
꽤 얇고 가벼운 태블릿 북을 쓰다가, (물론 일반 노트북보다야 훨씬 작고 가볍지만) 뭉툭하고 무거운 일반 넷북을 쓰려니 휴대성이 좀 걸리더라고요.
그러던 중, 며칠 전에 우연히 B가 떠올랐고 어제 집에 간 김에 열심히 뒤져서 드디어 본체를 찾았습니다!
그치만 아무리 뒤져 봐도 어댑터가 안 보여서 좌절하고 있던 중, 마지막으로 제가 구형 스맛폰 같은 소형 기기 어댑터만을 모아둔 봉지를 뒤져 보니 거기에 있더라고요!!
기쁜 마음에 약 30분 정도를 충전 시켜봐도 안 켜지기에, 배터리나 전원부가 아예 사망했나 보다..ㅠ.ㅠ..라고 또다시 좌절하고 있던 중, 그냥 어댑터를 꽂아둔 상태로 잠자리에 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전원을 넣어보니 잘 켜지더군요~^^
(다만 너무 오랜만이라서 뭐가 전원 버튼인지 몰라서 한참 만지작거리다가 구글링까지 했네요..^^;;
그래서 4년만에 켜본 태블릿북에는.. 그 당시의 프로그램들이 있더라고요.
지금은 없어져 버린 것도 있고, 너무나 무거워져 버린 지금과는 달리 날씬한 모습을 보이는 것들도 많이 보이고..
감상에 젖어 있다가, 출근해야 되니 Daum을 기약하며 끄고 왔습니다만..
4년만에 켜봤는데 잘 돌아 가니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 정도로 완방이 됐었으니 배터리 수명에는 어느 정도 영향은 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대충 책상에 엎드려서 주시하는 타카키 양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