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외로 많은 반응에 깜짝 놀랐습니다. 쪽지로 조언하신 분도 계시고, 택배로 파스/연고류를 부치신 분도 계시네요.
제가 병원에 가기 싫어서 안 간건 아니고, 밖에 나가는 걸 도저히 엄두를 내지 못해서 못갔던 건데, 어제는 그제보다 조금 더 나아진지라 병원에 갔습니다. 가뜩이나 지역의료보험 가입자라 다달이 나가는 돈 보면 눈물이 나는데, 이럴때 병원 안 가면 언제 가겠나요. 코어 i5 CPU 하나도 벌벌 떨면서 사는데 한달에 나가는 의료보험료가 그거보다 더 비싸요.
하여간 병원 가서 주사도 두대 맞고 물리치료도 받고 약도 먹고 하니 오늘은 정말 눈에 띄게 달라졌어요. 여전히 아프긴 한데 걸음걸이는 평상시 수준으로 돌아왔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생긴 의문 한가지.
약국에서 약사님이 '식후 30분'이라 하셨고, 봉투에도 식후 30분이라고 쓰셨는데.
위장운동촉진제. 식사 전에 복용하세요.
요통인데 위장운동촉진제가 왜 들어가냐, 이건 약 먹으면 소화가 안되니까 습관처럼 넣는다고들 합니다. 뭐 이건 넘어가고.
근데 아까는 식후랬는데 이건 식전이래요. 이것만 따로 빼서 식전에 먹어야하나? 아니면 식전이라 말해야 하는 걸 실수로 식후라고 했나? 사람들이 약 먹는 걸 까먹으니까 그냥 식후로 밀어 부치는건가? 등등의 오만 잡생각을 하게 만드는군요. 별 차이는 없을것 같지만.
결국은 약사님의 복약지도보다는 봉투에 자동으로 인쇄돼 나온 문구를 믿기로 했습니다. 적어도 이건 실수로 인쇄됐을 가능성은 낮아 보이거든요.
의약분업 이전의 약국이었다면 약사님이 하시는 일이 엄청 컸는데, 지금은 그냥 처방전 나온대로 하면 되고.. 어지간한 복약지도는 저렇게 봉투에 자동으로 나오는 시대잖아요? 일반 약국의 약사가 앞으로 없어질 가능성이 큰 직업이라는 뉴스를 전에 봤었던게 괜히 생각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