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저스: 엔드게임을 보긴 봐야 하는데, 용산 아이맥스가 가장 크다길래 겸사겸사 거기로 잡았습니다. 어벤져스 이야기는 안 할래요. 아직도 스포에 민감한 주제니까요. 한줄만 쓰자면 지금까지 나온 마블 영화 시리즈 다 보고 가면 아주 재밌을거다 그 정도..
예약이 워낙 힘들어서 앞에서 세번째줄, C열을 골랐는데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아이맥스 앞줄에서 영화를 보면 캐릭터가 전부 어깨빌런이 된다고 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좀 과장이 심하긴 한데 어깨 뿐만 아니라 얼굴까지도 커지니까요.
아이맥스는 소싯적에 63빌딩에서 다큐멘터리 봤던 게 마지막인데 영화를 보니까 느낌이 새롭군요. 화면이 커서도 새롭지만, 지금까지 영화의 화면은 옆으로 긴- 와이드 비율인데, 아이맥스는 위아래로도 크니까 그런 의미에서 새롭습니다.
아이맥스가 비싸느니 예약하기 힘드느니 해도, 앞으로 보고 싶은 영화가 아이맥스에 걸린다면 무조건 아이맥스로 지를 것 같아요. 어차피 영화관에서 한번 보지 두번 볼 것도 아닌데, 기왕이면 큰걸로 봐야죠.
문제는. 영화 이름 뒤에 붙은 '3D'를 못 보고 예매했다는 겁니다. 뭐 그냥 3D같은 화질이려나 마케팅용 수식어인가 생각했는데, 진짜로 3D였어요. 입장할때 안경 나눠주는거 보면서 든 생각은 아 X됐다...
그냥 3D도 어지럽고 인위적으로 과장한 심도 표현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영화의 화면을 있는 그대로 즐기면서 저기에 뭐가 있고 여기에 뭐가 있는지도 챙기고 싶은데 그냥 사람만 보이는군요.
아이맥스+앞자리+안경 착용자의 3단 콤보가 더해지니 더 심해지네요. 우선 3D 안경의 안경테 부분이 아이맥스의 스크린을 다 가려버려요. 안경 안 쓴 마누라도 가린다고 말하는게 자리의 문제 같아요.
아이맥스로 예약했는데 아이맥스를 보는건가 도통 모르겠더군요. 안경을 벗으니까 화면이 엄청 커지고, 쓰면 줄어듭니다. 그래서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면서 봤어요. 자막 글씨만 안 겹쳐 보여도 안 썼을텐데.
3D라고 뻔히 써져있는걸 아 그냥 좋은건갑다 하고 넘기다니 아저씨를 넘어서 어르신이 되가는 느낌입니다.
아이맥스는 C열에서도 볼 의향은 있으나 3D는 가장 뒷자리가 아닌 이상 보고 싶진 않군요. 그리고 어지간해선 돈 내고 안 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