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고 6년을 벼르다가 산게 이건데요.
아 ㅋㅋㅋ
전자 관악기의 '일종'이라고 하기에는 좀 뭣한게, 이제는 인지도 있고 적당한 가격에 쓸만한 윈드컨트롤러 중 거의 유일한 제품이 EWI라서요. 실제 섹소폰의 특성 및 주법을 그대로 적용한 야마하의 WX 시리즈가 단종이 되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EWI는 티스퀘어에서 연주해서 국내에서도 꽤 인지도가 있는 모델입니다.
돈이 없기도 하고 어차피 소리는 VST 쓸건데 굳이 내장음원이 필요한가 싶어서 염가판인 EWI USB를 구매했습니다. 국x미디에서 40만원에 팔고있어요.
가볍게 몇번 연주하면서 느낀점이
- 브레스 컨트롤이 매우 빡셉니다. 어쿠스틱 관악기와는 다르게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매우 뻑뻑한 느낌이 드는데 어느정도나면 눈깔 빠지는 느낌이 오보에보다 더하구요 올바른 주법을 터득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주할 시 상당히 불편합니다.
- 특히 '정반대의 문제' 를 해결하고자 개고생했을게 뻔한 플룻 주자들은 더더욱 힘들겁니다.
- 볼륨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인데, 1번의 특성과 결합하여 나타나는 문제점이죠. 컴퓨터마다 볼륨이 다르고 보통 PC의 볼륨을 항상 똑같이 유지하지 않기에, 어느 정도의 힘으로 불 때 얼마나 큰 소리가 나는지를 직관적으로 알 수가 없기에, 소리가 작으면 무의식적으로 과하게 힘을 줘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악기를 연주할 때 본체가 진동하지 않습니다. 살짝 어색하게 들릴 수 있으나 1번의 특성을 생각하면 어차피 공기가 안통해서 안떨린다고 생각하면 되니 크게 문제는 없음.
- 전자식 키가 적용되어 매우 민감합니다. 다른 노트를 연주하기 위해 운지를 바꾸는 그 찰나의 시간동안 삑사리가 나기 때문에, 키를 조작하는 방법을 새로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 운지법은 4가지를 제공하며 표준 EWI 연주법 외에도 색소폰, 플룻, 금관악기의 운지법을 적당히 변형한 형태가 있습니다. 근데 그 악기만의 운지를 EWI의 키 배열에 억지로 배치했다는 느낌이 들어 연주 중 부자연스러운 형태가 나오는게 태반이라, 그냥 표준 운지법을 사용하는게 답인듯. 어차피 안어렵습니다.
- 엄청 어렵지는 않고, 초딩때 리코더 열심히 불었으면 적당히 따라갈 수 있습니다. 반음 운지는 리코더와 다름.
아무튼간에 요약하자면 정말 괜찮은 악기인데, 이걸 관악기의 일종으로 분류하기에는 뭣한게 실제 관악기와 매우 다른 특성이 상당히 많아서요. 어쿠스틱 관악기 주자가 가볍게 넘어올만한 그런 종류는 아니고, 적응을 위해 적지 않은 훈련이 필요하지만 한번 적응하면 밤에는 이어폰 끼고 연습할수 있고 PC에서 미디 컨트롤러로도 활용할 수 있어 활용성 자체는 훌륭할 듯 싶습니다.
여유가 있다면 일렉기타 레슨을 한번 받아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