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핸드폰 직거래 한다길래 바로 쏴서 사가지고 왔습니다
근데 무슨폰이길래 저러냐구여?
그것은바로
14년전에 출시햇다 개처럼 말아먹은 캔유 핸드폰이었습니다
빡스 뒷판에는 본기기가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들이 간단한 아이콘으로 적혀있는데여
3.8인치의 대화면과 블루투스 와이파이 등등 뭐가 많습니다
실제로 당시 기준으로 세로 해상도 1024는 꽤 큰거였죠. 광고도 무슨 고해상도 고화질 프리미엄 피쳐폰 정도로 빵빵하게 때리고 어디 명품회사랑 콜라보도 했었다던데요. 오즈 인터넷도 가성비가 좋았고 페이지를 자체 서버에서 이미지로 쏴주는 방식이라 의외로 빨랐다고 하던데요. 전 그때 안써봐서 모르겠음. 오즈 서버 터진지 오래된 지금은 당연히 안 돌아가겠지만 뭐
싼티가 정말로 많이 납니다. 이런걸 그렇게 갖고싶어했었나 싶은데 그떈 폰이 고급스러워봣자 유격덩어리 플라스틱 쪼가리에 불과햇던 물건이라 뭐 저정도면 평타 이상은 칩니다.
어쨋든 좋은 소식은 외관 디자인은 합격이라는 점이고, 나쁜 소식은 외관 디자인만 합격이라는 점 되겠습니다. 휴대폰을 켜자마자 나오는 알면 이제 나이가 많은 편이라고 볼 수 있는 오즈 인트로 사운드와 함께 진짜 맨눈뜨고 못봐주겟는 처참한 프레임레이트의 인트로 화면이 나옵니다. 아니 뭐 인트로는 그냥 녹화된 동영상 재생하는거나 다름이 없는데 거기서 뭐 렌더링을 합니까 프로세싱을 얼마나 더 하는건지 느릴 이유가 없는데 느리더라구요. 인트로 뜰때 교회건물 앞 십자가에다 빌었는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냥 기기가 켜지고 5초 정도 뒤에 이게 왜 망했는지를 이해해버렸는데요, 원인이야 사실 뻔한게 사용된 프로세서 대비 지나치게 높은 해상도 + 발적화 조합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옴레기2가 부가티 베이론으로 보일법한 극악무도한 반응속도는 기본적인 UI의 동작 프레임레이트가 3-4fps 정도에 한번 UI 요소를 조작하는 순간 3초는 기본으로 기다려야 하는 수준이라서 못써먹겠다 싶더라구여. 그렇다고 이 폰에 다양한 기능이 있거나 외부 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한다던지, 최적화 방법이 있어서 그걸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아뭐 억지로 고해상도 기믹 노리느라 밸런스가 제대로 망해버린 제품이라고밖에 말할 수가 없네요
구형 장치들 많이 소장하고 있고 이거보다 훨씬 오래된 핸드폰이고 PDA고 컴퓨터에 각종 임베디드 장치까지 레트로 관련 취미를 몇년간 가져오면서 제 손을 많이 거쳤는데, 이것보다 더 느린 기기는 본 적이 없습니다. 옴레기는 터치위즈 걷어내면 그냥 정상이고요, 엑페 X1도 커롬 먹이면 의외로 빠릅니다. PDA류 등등 말할거 없이 이거보다 더 느린건 요
제가 저 폰을 갖고 싶었지만 저게 없어서 대신 옵티머스 원을 샀었어요. 둘다 당시 기준으로도 줘도 안가질 토나오는 쓰레기였고 비슷한 시기에 비슷하게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여 떨이로 팔던 그런 제품이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쓰레기 사이에는 말 안해도 알법한 근본적인 차이가 있죠. 지금 다시 보니 어쨌든 안드로이드가 깔린 쓰레기가 훨씬 낫더라구요. 전술했다시피 시스템 최적화 트윅이나 오버클럭 등 전문적인 유저가 할만한 것들이 전부 먹히는 기계가 더 나을지도. 물론 디자인 뺴고 말이죠.
이렇게 다시보니 스냅 S1 1Ghz를 쳐박아놓고 비싸게 팔아먹었던 '피쳐폰' 이 얼마나 댕청하기 짝이 없는 생각인지 좀 납득이 되네요. 그땐 그래도 어쨌든 프로세싱 성능이 좋은 제품이니 인터넷도 빠릿빠릿하게 잘 돌아갈거고 좋은게 좋은거지 했었는데 그걸 못 써먹는거만큼 낭비가 없고.
어쨋든 추억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추억은 추억일 뿐이다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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