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밥의 한 에피소드에서 징징이가 징징빌라라는 주거지에 들어가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사실 이 에피소드는 미국의 교외 (Suburb) 문화에 대한 정보를 알고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미국의 교외에 대해서 한번 자세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교외란 도심 바깥, 도시 인근에 지어진 곳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집세가 도심이 더 비싸고 교외의 집세가 더 쌀 것이라 여겨지지만 영미권, 특히 미국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을 보여줍니다.
이민자들의 나라 미국에서는 도시의 인구가 과잉되어 삶의 수준이 팍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기에 여러 이유를 통해 교외 주거지에 대한 수요가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살짝만 미국의 역사를 살펴봅시다.
20세기 초 미국은 대전쟁을 피해 온 이주민들로 북적거리게 되었고
당시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주거지 공간도 부족한 도심이 아니라
그 바깥, 롱 아일랜드에 계획 도시를 짓게 된것이 교외 주택단지의 시작이라 볼 수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직후에는 참전 용사들의 귀국 이후 그들의 주거지 지원을 위햐
정부가 지원하는 교외 개발이 진행되며 도시 공동화도 가속화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마침 자동차도 있겠다 꼭 도시에서 안살아도 되겠네 하니 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워야하고
전쟁에서 돌아왔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 하니 좁은 도시 아파트에서 살긴 좀 그렇겠지 않겠습니까.
인종적인 문제도 중산충들의 교외 이주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유색인종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에 부동산 등급을 낮게 매기는 레드라이닝 정책으로 인해
주택 부동산 가치를 중히 여기는 백인 중산층들은 이러한 동네에 거주하기를 꺼려하게 된 겁니다.
게다가 도심이 남부에서 인종 분리정책을 피해 온 흑인들로 가득 차게 된 후
피폐해진 삶과 여러 차별로 인해 흑인들은 몇번의 폭동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백인 중산층들이 흑인들이 없는 교외 주택단지로 이사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많은 교외 단지는 흑인을 받지 않는 곳이라며 홍보하기도 했죠.
공원 산책로같은 구불구불한 길에 주차 공간이 있는 깔끔한 주택이 복붙하듯이 쭉 나열되어있는 규격화된 주거 단지.
그것이 레빗타운이라 명명된 주택 단지의 유명한 형태입니다.
이런 교외의 커뮤니티는 일종의 아메리칸 드림을 대표하는 로망이자
더러운 도심에서 벗어난, 돈 좀 있는 중산층이 주로 거주하는 깔끔한 곳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여러 이유로 인해 교외 커뮤니티는
외부와 다양성에 대해 상당한 배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러한 배타성과 차별은 교외 안에서도 일어났는데
교외의 주택 단지에도 급이 있어서 서로 비슷한 수준의 주민들만이 어울리는 일이 잦았습니다.
일명 Gated Community는 이러한 도심 주택단지에서 최상급 단지여서
골프장같은 것도 있어 주민들이 서로 어울렸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시설에 Gate, 담장을 삥 두른 대문이 존재하여 외부와 차단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마치 시골의 배타성과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마찰이 자주 일어나기도 합니다.
비슷한 수준, 비슷한 유형, 비슷한 인종과 계급의 사람들이
비슷한 모습을 한 저택에서 개인의 삶이 이웃에 쉽게 노출되는 형태로 모여살다 보니
사소한 것에서 튀거나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뒷담을 까고 배척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외의 삶은 동네가 원하는 모습에 맞추기 위해
개인이 자신의 삶을 가공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이것이 많은 매체에서 묘사하고 이야기하던 20세기 교외 커뮤니티의 부정적인 모습입니다.
이런 정보를 알고나면
징징빌라에서 징징이가 벌인 정신나간 일탈이 조금 다르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조승연의 탐구생활을 참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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