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남산'이 있듯이,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러시아 연방에선 '루반캬 역'이 있죠. 혹은 루반캬라고 합니다.
뭐, '남산'과 같습니다. KGB 본부이자 지금은 FSB 본부니까요. 테러도 있었습니다.
발렌베리 가문의 서자인 라울 발렌베리가 몰래 처형당했다 생각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비밀리에 화장도 하기도 했거든요)
근데, 참 재미난게 서슬퍼런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 루반캬 역 구경도 못 보내고, 굴라크도 못보낸 작가들이 있습니다.
Братья Стругацкие - Арка́дий Ната́нович и Бори́с Ната́нович
Stugatsky Brother - Arkady Strugatsky and Boris Strugatsky
뭐 영어권에서도 이리저리 말이 다른데, 대한민국에서도 뭐 어쩌구 저쩌구하니 그냥 최근에 나온 책으로 때우죠. 아르카디 스투르가츠키(사진 왼쪽), 보리스 스투르가츠키(사진 오른쪽). 둘이 해서 스투르가츠키 형제라고 합니다.
이들은 스타니슬라프 렘 처럼 SF 작가였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문학사에선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소비에트 연방은 이데올로기를 홍보하기 위해 SF를 반겼습니다. 과학적 사회주의로 가득한 곳 말이죠. 안티 유토피아 소설, 그러니까 디스토피아 소설(대표적으로 세계 3대 디스토피아 소설로 꼽히는 예브게니 자마찐의 우리들)은 밟히고 없어졌습니다.
처음엔 각자 쓰다가 나중에 둘이 같이 쓰게 됩니다. 형인 아르까지는 소련군 언어 장교로 나쓰메 소세끼 등의 일본 문학을 번역하고 학생들을 가르쳤고, 동생인 보리스는 레닌그라드 근처의 폴코프 천문대의 천문학자 겸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여튼간에, 이 형제는 여러 SF 소설을 쓰게 됩니다. 정오 세계관(이걸로 한번 러시아가 뒤집혔죠. 아바타가 이 세계관 베꼈다고... 그때까지 산 보리스는 신경안쓴다 했지만...)이란 세계관도 만들고 말이죠. 대한민국에 번역된 신이 되기는 어렵다(정오 세계관)에선 지구가 이미 공산주의화 되었고(정오 세계관은 1985년까지 이어집니다) 공산주의 지구와 중세시대 연구원과의 마찰을 그리고 있죠.
여하튼, 프라하의 봄등을 맞게 되면서 체제 비판을 하게 됩니다. 정확하겐 전체주의와 더불어 소련 체제를 비꼬는 거였죠. 다시 말해서 죽어버린 디스토피아 문학을 새로 살렸으며, 또한 이데올로기 선전에 머물러 있던 '환상'을 문학으로 끌어내렸습니다.
대표적인 저작으로는 '노변의 피크닉'이 있는데, 이 소설이 클리셰 메이커가 되었죠. '어느 존재 때문에 발생한 구역으로 사람들이 가서 뭔가 주어오거나 하는' 클리셰 입니다. 그들은 이 소설에서 '스토커'(Сталкер)를 이들을 가리키는 지칭으로 썼고, 영화나 이를 기반으로 한 클리셰에서 주어갔죠. 네, 우크라이나에서 만든 스토커 시리즈라던가 메트로 시리즈에서 나오는 스토커들 말이죠. (실제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생성된 구역내 프리피야트를 절도한 사람들이 있었더랬죠;;;) 그래서 구글 번역기에서 저 단어를 검색하면 '뭔가 주어오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러시아어 위백에서도 위에 올려놨죠. 아래는 당연히 우리가 아는 그 스토커입니다. 영화로도 나왔는데, 역시 스토커란 이름이 좀 그러니,한국에선 잠입자로 나왔죠... 소련 치하에서 출판사를 엎어버리고 출간해냈습니다... 검열은 되었지만 말이죠. 러시아 연방이 들어서고 검열이 다 해제되니 각주가 마구 달려서 나오는 판국이 되었군요. 예전에 디스코드 하다가 이 책 샀다니까 러시아 사람이 '어 그거 '의무'로 사는거 아냐?' 라고 해서 좀 충공깽을 받았습니다. 무슨 책을 '의무'로 삽니까;;;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4권이 출간되었네요
* 세상이 끝날때까지 앞으로 10억년 - 향상성 우주를 도입해서 우주가 자기 멸망하는걸 막으려고 애쓰는 이야기입니다 ㅎㅎ;;;
* 노변의 피크닉 - 네 위를 보세요...
* 신이 되는건 어렵다 - 정오 세계관입니다. 거진 신적 능력(물질 변환기에다가 우주선, 세뇌 위성 등등...)을 가졌는데도 아무것도 못하는 연구원을 그렸죠...
* 죽은 등산가의 호텔 - 검열받은 제목입니다만, 여튼 이대로 쓰이는 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