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모 기글 회원과 신세 한탄을 하기 위해 홍대에서 만났던 적이 있습니다. 홍대 분위기답게 되게 힙한 간판의 가게가 있어서 들어갔는데요. 가격 대비 형편없는 양에 한번 놀라고, 음식의 모든 구성 요소가 따로따로 노는 맛에 한번 더 놀랐습니다.
원래 하려했던 신세 한탄은 다 까먹고, 어떻게 인간적으로 이런 걸 음식으로 팔 수 있는가. 돈만 있으면 이런 좋은 자리에 들어와서 이런걸 팔아도 사람들이 먹으러 오는구나 등등의 성토를 일삼다가 끝났었지요. 저만 그런게 아니라 같이 갔던 사람도 울분을 토했으니..
몇 년 후에 홍대의 다른 장소를 지나가다가 그 가게가 분점을 낸걸 봤어요. 아니 저런 가게가 아직도 안 망했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분점까지 내다니, 역시 자리만 잘 잡고 겉보기에 그럴싸하게 만들어두면 되는구나! 이랬었어요. 본점이 망하고 거기로 간건 아니고 본점은 그대로 있고요.
그런데 어제 맛집 추천 리스트에 그 가게가 들어간 걸 봤어요. 우와 이젠 하다하다 바이럴도 이런 식으로 하느냐며 창의력에 놀랐죠. 그 리스트의 다른 가게 중에는 정말 맛집도 많았거든요. 추천 프로그램/웹사이트라 써놓고 광고하고 싶은 거 하나 끼워넣는 그런 거겠거니 싶었죠.
여기서 호기심이 생겨서 그 가게의 평판은 어떤가 싶어 카카오맵을 열어 리뷰 등록해놓은걸 봤는데.. 백종원의 삼대천왕에 나왔 가게네요? 아무리 TV 맛집 프로그램의 신뢰도가 떨어진다지만, 거기에 나온 가게들은 대체로 맛있는 편이고, 한다리 건너서 거기에 소개된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도 있다보니 그건 나름대로 믿는 편이거든요.
이쯤 되니 정말 맛집이었는데 처음 갔을 때만 이상하게 음식이 나왔거나. 그때 두 사람의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지금도 별로 좋아 보이진 않지만) 맛집을 알아보지 못했던가, 아니면 그때 이후로 각고의 노력 끝에 정말 맛집으로 환골탈태했던가. 그 이유를 알려면 다시 그곳을 가봐야겠는데 메뉴가 저렴한 것도 아니고 참 큰 모험이군요.
심지어 KFC같은곳도 편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