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오프라 푹 쉬고 있다 갑자기 생각난김에 써봅니다.
많이 뒤늦고 거창한 여행기는 아닙니다.
이번에 그보다 북부쪽에 가까운 하노이라는 동네로 갔다왔습니다.
저번에는 지인, 이번에는 지인 및 가족신공까지 써서 갔다온터라 사실 여행 경비에 부담은 조금 덜었었습니다.
이거에 대해서 할말이 있는데 이건 이글 나중에 적고 싶군요.
열흘 일정에 대략 이동경비는 리턴티켓으로 40만원 초반대에 끊었었습니다.
저번에는 진에어를 이용했는데 이번엔 비엣젯으로 이용했습니다. 조금 비싼감은 없지않아 있네요.
진에어도 마찬가지였지만 비엣젯도 기내 특성상 상당히 좁습니다.
7시간 비행 내내 불쾌할정도로 뒷좌석에서 제 좌석을 건드리는 경우가 아주 많았습니다. 돌아올때 특히 짜증이 많이 났는데 어쩌겠어요 자리가 좁은데...
그나마 한가지 팁이라면 발권해주는 사람의 재량인것 같은데, 발권 할 때 비상 탈출로쪽으로 배치해달라고 하면 다리정도는 쭉 필 수 있을 공간이 나올겁니다.
단점이라면 복불복이겠지만 이/착륙시, 좌/우현쪽 한곳에 무조건 승무원이 마주보고 앉으니 이점은 감수하셔야 하고요 온-보드 하고, 자리 비었다고 멋대로 옮기시려는 분들 갈때나 올때나 꼭 계시던데 당연히 승무원하고 마주보는 자리다보니 무조건 빠꾸먹을 수 밖에 없으니까 부디 발권때 요청하세요.
가격은 싸지 않았지만, 싼마이 항공이라 기내식 기본으로 안 나옵니다. 어차피 진에어도 기내식이라고 줬던게 사료보다도 못한 수준이었으니 여기는 더욱 기대도 안했고, 7시간 비행이지만 기내식 대신 간단히 맥주 한잔, 커피 한잔 정도 하시는걸 추천합니다. 맛있어요. 값도 싸고.
공항은 인천공항이 워낙 잘 돼있다보니 어느나라 공항을 가도 별로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큰 도시의 공항이다보니 정갈한 느낌은 있습니다.
근데 입국심사가 살짝 짜증나게 했습니다. 여권 받으면서 몇일 일정이냐 묻길래 대답하고 10분? 동안 아무 이유 없이 붙잡혀있었어요. 진짜로 아무 말이 없이 여권 받고 키보드 잠깐 뚝딱거리더니 그 뒤로 계속 저만 빤히 보더라고요. 노려보는건지 째려보는건지..
처음에는 조회가 늦나보다 생각했는데 다른곳 슉슉 잘도 빠져나가지.. 제 쪽은 저 때문에 기다리는 다음 대기열 사람들 눈총도 따갑지.. 차라리 뭘 꼬치꼬치 캐물었으면 성실히 답이라도 해주면서 시간을 보낼텐데 이건 사람 허수아비로 만드는거 같아 짜증난 톤으로 톤으로 문제 있냐고 영어로 물었더니 그저 Checking만 반복하던데 저번에 한국 온 뒤로 아직 입출국처리가 안됐었나? 생각이 먼저 들었고, 그 다음에는 저번에 왔을때 내가 뭘 잘못했나? 곰곰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심사대 빠져나오면서 문득 생각이 드는게, 여기가 미국이나 영국정도였으면 제가 그랬겠나 싶긴 합니다. 그랬다간 바로 어? 건방지네? 화가나네? 입국거부. 이랬을 수도 있으니.. 새삼 국력의 차이가 이런건가 싶기도하고.. 다음부턴 조심해야지 싶기도 하고..
택시 정말정말정말 조심해야합니다. 멋모르고 정갈해보이는 택시 골라 잡으면 눈탱이 맞아요.
베트남의 카카오택시 같은 Grab이라는 어플 깔아서 부르세요.
작년까지만 해도 우버가 있었지만 Grab에 흡수인지 통합인지 되었다고 하네요.
한글 미지원이지만 영어 짧으신 분들도 게임에서 한글 미지원일때 영어가 모국어만큼 반가우시잖아요. 그런거죠.. ㅋㅋ;
교통은 여전히 헬게이트.
제일 많은게 오토바이인것도 여전하고 온갖 탈게 뒤엉켜서 대난장판.
꼬리물기도 심하고. 그래도 익숙해져서인지 이젠 봐줄만 한것 같아요.
도착해서 눈 여겨본 호텔로 가자고 했는데 지인하고 가족들이 너무 비싸다며 자기가 아는데로 잡아준탓에 좋은 호텔 못 갔습니다.
시설은 여기도 괜찮았지만 저는 올해 연초부터 바쁘게 달려온 나에게 주는 여행을 꿈꾸다보니 열흘간 묵을 호텔과 갈곳들을 직접 알아봤었는데 지인 및 가족신공을 어쩔 수 없이 당한 느낌이라 시작부터 계획이 어그러진 느낌은 없지않아 있습니다. 이게 글 맨 앞부분에 썼던 하고 싶었던 말들 중 하나였어요. 마지막즘에 한번 더 하고 싶은 말이고...
두유라잌킴치만큼이나 이 친구들이 제게 물어보던건 고수 먹느냐던데 전 처음 왔을때부터 고수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데, 좋아하냐고 하면 대답은 NO인데, 싫어하는것도 아니라 "그냥 원래 먹던대로 주세요"라고 했죠.
먹을건 정말 다 먹어본것 같아요. 웬만해서 다 맛있었어요. 포나 분짜야 종류가 많다해도 새로울것도 없지만 새우도 회로 쳐서 먹어보긴 또 처음인데, 제가 한국인이라서 회먹는걸 알고 시킨거일수도...
칵테일 슈림프는 한번 먹어봤는데 맛알못인 저는 그거랑 큰 차이는 잘 못느꼈습니다. 뭔 맛으로 먹는건 확실히 아닌것 같아요. 그냥 얼음물에 담구었다 꺼낸 맛?
해산물이 이 동네는 다낭보다 비싸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먹을것만큼은 유명 레스토랑 이런데 아니라면 한국보단 조금이라도 쌌어요. 다금바리도 먹고 대게도 먹고 익힌 새우도 먹고 뭐...
이번에 스즈키컵 우승을 10년만에 했다는데, 당시 제가 있었을때가 조별 예선인가 그랬을거에요. 그런데도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베트남 친구들하고 맥주 한깡하면서 축구보니까 그 분위기가 좋았던듯.
근데 경기는 솔직히 국대축도 눈썩이라고 하는 저였는데 다시 생각해봄직 했어요.
일정중에 두번에 걸쳐 두군데 클럽을 갔는데 둘다 각각의 매력이 있었어요.
지금까지 갔던 외국 클럽중에선 가장 재밌었고 그나마 소비 다운 소비를 했어요. 입장하자마자 내심 속으로 "언제적 EDM이야 촌빨날리네 엌;;"했는데 음... ㅋㅋ;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이 사람들 풍선 많이 붑니다. 분다기보단 흡입한다고 해야겠는데 자꾸 호스트 누나들이 가지고와서 건네주는데 남들 다하는 분위기라고 하면 안됍니다.
한국인이 주로 거주한다는 동네부터, 관광명소까지 다 둘러본것 같아요.
호수도 가보고, 호치민 묘에도 가보고, 배를 아예 대절해서 하롱베이도 가보기도 하고, 비어클럽도 가고, 야시장도 가보고, 골프장도 가보고.. 기타등등
갑자기 기억났는데 호치민묘에서 반바지 입었다고 처음에 입장 빠꾸 먹었습니다.
자꾸 훠이훠이 거리면서 No라고만 하길래 이 사람이 누구길래 이러나 했더니 베트남 친구가 말하더라고요 무릎 위로 반바지라 안됀다고 그러는거라고...
그래서 ㅇㅋㅇㅋ하고 근처에서 의류 파는곳 있길래 사러 가려는 찰나, 그 다음 백인 일행들 저보다 훨씬 반바지던데 통과되는거 보고 이해가 안가서 저 사람들 바지하고 내 바지하고 다른게 뭐냐고 따져도 No래요.
근처에서 할머니 바지 같은거 사서 입장했습니다. 입장하니 핫팬츠급도 많던데 이거 인종차별 - -.
묘 들어가는 길이 좀 거리가 있어 안내하는대로 가고 있는데 중국인 세명 지들끼리 함부로 잔디 밟고 지나가다 공안한테 걸리는거 보고 사스가 중국인은 티가 나는구나 했습니다.
아무튼 여기서 갈덴 다 간 느낌인데, 남들 다 가는 관광명소를 가니 분명 좋았던건 사실이에요.
이건 뭔가 나중에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너도 그곳을 갔구나 나도 가봤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화 주제로 만들기엔 더할 나위 없는 그런 경험들이지만 저는 사실 그런것보단 그들 삶에 녹아들어 천천히 여유를 느끼고픈 마음이 더 간절했거든요.
단시간내에 뭘 보기만하고, 먹기만하고 사진만 찍어 오는건 하도 이골이 난 저한테 비가오니까, 곧 닫으니까, 시간 없으니까하는 온갖 변명거리(?)로 빨리빨리 이거 봐야지! 저거봐야지! 하는 주변 사람 때문에 참참못 숙제하듯 여행을 해야하냐고 툴툴댔네요.
어떤 사람에겐 이런 일정이 여러모로 알찼다고 하면 알찼겠지만 살짝 2% 아쉬운 여행이었어요. 제가 상상했던 계획에서 너무나 어긋난 느낌이라 오면서 내내 아쉬운 그런... 나중에 다시 한번 가서 한가지씩 다시 접하고 느껴보고 싶은 곳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