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쓰는 노트북을 바까 볼까~하고 여기 저기 둘러 보다가, 썩 나쁘지 않아 보이는 조건의 노트북을 하나 발견해서
안전 거래 가능하냐는 문의를 넣었더니, 퇴근길에 갖다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으니 그냥 마음 편히 안전 거래를 통해서 택배로 보내 주셔도 된다고 했더니, 어차피 서울 (은 아닙니다만..^^;) 올라갈 일이 있으니 그 김에 갖다 주신다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댑터가 정품이 아니기에, 이게 뭐냐고 했더니, 실은 내가 쓰는 게 아니라, 우리 애가 쓰던 건데, 걔가 어디서 잃어 버리고 이걸 대신 쓴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원래대로라면 그 자리에서 파토를 내야 하건만, 일부러 멀리서 갖다 준 정성 때문에.. 호환 어댑터는 그냥 넘어 가기로 했는데.. 이게 정말 그래서는 아니 되었던 거였습니다)
그리고 귀가해서 램을 업글하려고 바닥을 땄는데..OTL..
얘기를 약 8년 전으로 돌려서, 샌디브릿지 노트북이 좀 저렴하게 올라온 게 있어서 사러 가려고 했더니, 판매자가, 자신이 노인 혜택을 받아서 지하철비가 공짜이니 심심풀이 겸 산책 삼아서 갖다 주시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잠시 뒤에 만났습니다.
저 : 이게 왜 안 켜질까요?
판 : 실은 이게, 우리 손주가 군대 가기 전까지 쓰던 건데, 걔가 입대하고 나서 쓸 사람이 없어서 계속 냅두기만 하니까 안 켜지나봐~ 노인네가 용돈 좀 만들어 보려고 손주 허락 받고 내놓는 거라서 잘은 모르겠네?
라기에, 설마 그런 걸로 사기 칠까?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알겠다고 하고, 귀가해서 꽂아 봤는데도 마찬가지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던 그 회사의 다른 제품의 어댑터를 꽂아 보니까 일단 켜지기에 어댑터가 이상한 것 같다고 전화를 했더니, "아이구~ 내가 그런 콤퓨타 같은 걸 잘 몰라서, 아무거나 들고 나갔더니 뭐가 안 맞나벼~ 내가 내일 다시 갖다 줄게"라기에 그러기로 하고 다음 날 점심 시간에 새로운 어댑터를, 그것도 두 개를 받아 왔습니다. "실은 내가 전파상을 하다 보니까, 워낙에 비슷비슷한 어댑터가 많아서, 아예 그냥 그것 같은 거 다 들고 왔어~ 그러니까 부담 갖지 말고 써~"라더군요.
그리고 그 날 저녁에 퇴근 후에 본격적으로 OS를 갈아 엎으려고 다시 켰는데, 왠지 상태가 이상하더라고요?
(참고로 새로 받은 어댑터들도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이상한 마음에 하판을 따봤더니.. 세상에..
비록 제가 겨우, 램이나 하드 또는 SSD나 무선 랜 카드 교체 정도 밖에 못하는 하수기이기는 하지만..
딱 보기에도, 정말로 얼기설기, 그야말로 대~~충 떔빵을 해 놓은 흔적들이 여기 저기에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게 뭐냐고요. 그랬더니만..
아~따, 젊은 사람이, 노인네가 용돈 좀 만들어 보려고 변변찮은 거 하나 팔았다고 우습게 보는 건지, 되게 귀찮게 하네!라는 식으로 뭐가 그리 문제냐기에, 이게 도대체 뭐냐고 따졌더니만, 직거래로 샀으면 끝이지, 산지 이틀이나 되서 왜 자꾸 귀찮게 하냐고 끊어 버리더만, 저를 수신 거부 시킨 듯 하더군요.
제 생각에는 아마도.. 손재주가 조금 있거나, 아니면 정말 전파상하는 할배가, 어디서 고장나서 버린 걸 주워다가 일단 대충 켜지기만 하게 만들어 놓고 팔아 버린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경찰서에 사기 신고를 했는데, 거기서도 하는 말이 "직접 본인이 거래를 한 게 맞고 거래 당시가 아니고 시간이 좀 지났기 때문에, 나중에 뭐가 문제가 있었다고 그걸 돌려 받는 게 쉽지는 않을 거다"라고 했고, 번호도 바꾼 상태에서, 아버지는 그런 거지 ㅅㄲ가 오죽하면 그딴 짓을 했겠냐고 걍 잊어 버리라고 하시고, 당시에 되게 바쁜 일들도 있고, 해서, 결국 30만원 정도 돈을 날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이번 거래로 돌아 와서,
그 정도로 얼기설기 대충 돌아만 가게 만든 정도까지는 아닌데,
고정 장치를 따로 팔아 먹었는지, SSD를 양면 테이프로 붙여 놓았더라고요?
예~~전에 한 번, 다른 곳에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안전 거래라서, 제가 뜯어 보고 점검할 시간이 있었기에, 문제가 있는 걸 파악하고 그걸 이유로 환불 받은 적이 있거든요?
그 때, 만약 직거래라면 속을 점검하는 게 불가능했을 텐데, 안전 거래라서 다행이다~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번에 또 이런 일을 겪고, 비록 이번에는, 제가 혹시 몰라서 같은 제조사의 고정 장치를 예전에 여분으로 사다 둔 게 있으니 넘어갈 수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일이 또 생기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 보니,
그냥 앞으로는 차라리 직거래 말고, 안전 거래로만 살까..라는 생각이 너무나도 강하게 드네요.
그리고 또 하나 더 황당한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