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어서 올리면 비방이 될것 같아 그건 생략하고.. 상당히 괜찮은 입지에, 요새 유행하는 폐허 스타일로 안밖을 단장한 카페에 갔습니다. 건물 사고 치장에만 한 20억 들어갔을 것 같더군요.
안을 들어보니 로스팅기부터 더치에 온갖 기계들이 있네요. 일단 커피를 만드는 기계 자체는 갯수도 많고 비싼거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로스팅을 하는 기계는 카페 규모에 비해 너무 작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로스팅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카페에요 라고 티를 내기 위해 기계란 기계는 다 갖다놓고, 실제로는 다른 곳에서 원두를 받아 쓴다 그거지요. 뭐 원두 받아 쓰는게 나쁜건 아닌데 그럴거면 처음부터 기계를 놓지 말던가.
결정적으로 20억의 1/100이라도 원두에 투자했으면 좋았을텐데 싶을 정도로 맛이 그냥저냥하더군요. 사이드로 파는 빵 종류도 거의 없고. 차라리 빵이 맛있었어요. 발뮤다 토스터기에라도 데운건가 싶던데.
굳이 사람들이 재방문하지 않아도 장사가 될 위치이긴 합니다. 어떤 중소도시의 기차역 근처거든요. 그러니까 젊은이들이 시간 애매하고 인스타 인증샷 찍는 용도로는 꾸준히 오겠죠. 동네 사람들을 잡긴 힘들겠지만.
같은 일을 한참 유커니 뭐니 할때 가게 안내를 중국어로 도배했던 명동에서 봤던 적이 있어놔서.. 유커에만 의존했던 가게들은 나중에 사드 제재 들어가니 망했고, 한국 사람들이 원래 가던 가게들은 여전히 장사 잘 하잖아요?
20억 들인만큼의 수익이 나긴 힘들 듯 한데.. 그렇게 되려면 테라로사처럼 하나의 브랜드가 되야겠지만, 그 맛으로 브랜드는 글러먹었지요. 커피를 만들 때 돈이 필요하지만 저기는 그냥 부지와 인테리어에 들어간 자본의 맛이라.
나중에 그 카페를 어떻게 정리할지도 모르겠네요. 그 동시에 20억 들여서 그런 곳을 인수할 사람이 있을랑가. 돈은 많고 카페는 하고 싶은데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라면 할법도 하네요.
근데 원래 커피집은 커피 자체의 맛보다도 커피가 들어간 음료수들 장사와 공간 장사가 주가 아닌가 싶습니다. 삼척에 모 커피집 커피는 정말 맛있고 가격도 저렴했는데 (드립인데도 불구하고 5천원!) 사람은 전혀 없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