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해군이 만들어진 건 1872년이었습니다. 그러면 백강 전투와 임진왜란 때 처들어온 일본 함대는 뭐냐 하시겠는데 그들은 죄다 용병, 해적들입니다.
한국의 경우 삼국시대부터 해군이 정식 편제였고, 중국과 해전으로 서로 부딛치기도 했지만, 당시 일본은 그런 개념이 없었습니다. 보통은 국가에서 함대를 급조하거나 호족들에게 아웃소싱 합니다.
이렇게 바다에서 살던 호족이나 무사들이 海賊衆(해적중), 船手衆(선수중)이라 불리는 세력을 형성합니다. 그들은 이름만 봐도 유추 가능하지만 평상시에는 해적을 하다가 국가나 세력가가 고용하면 해군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는 상상도 못할 대대로 해적 및 용병을 하던 가문들이 나타나고 그들이 해당 지역을 장악해 다이묘가 되는 일이 흔했습니다. 구키 요시타카, 무라카미 타케요시 등이 대표적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해군이 없이 해적 내지는 용병들이 해군 역할을 하게 되니 개개인의 전투력은 대단한데, 중국이나 한국처럼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해군을 만나면 박살나기 일쑤였습니다.
백강전투에서 당과 신라의 해군에게 400척의 함대가 박살났다거나,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에게 일방적으로 얻어터진 건 이런 느슨하고 주먹구구식인 운영도 큰 원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