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파 때 옥상 세탁실의 수도를 조금 틀어둬서 수도는 안 얼었을거라 생각했는데요. 영하 7도를 찍고 안심했더니 그새 얼었더라고요. 심하게 언 건 아니라 히터를 몇 시간 돌리니 녹았지만요.
겸사겸사 세탁기를 보니 거기도 호스가 얼었더라고요. 호스야 빼서 집에 들고 가면 알아서 녹는데, 입수구 부분에도 얼음이 붙어 있네요. 결국 그것도 히터를 몇 시간 쬐니 녹았습니다.
이제 온도도 -3도로 올랐고, 호스랑 수도도 다 점금했으니 이 정도면 빨래를 할 수 있겠거니 하고 세탁기를 돌렸습니다. 그런데 물 들어가고 잘 도는 거 확인하고 나서 쓰레기를 버리고 오니 세탁실에서 불길한 콸콸콸 소리가 나네요.
가 보니 세제함 밑으로 물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검색해 보니 세제 찌꺼기가 입구를 막으면 그렇게 된데요. 하지만 제 경우는 세제가 아니라 안에 물기가 남아 있다가 얼어서 그런 거겠죠.
빨래를 꺼내보니 아주 묵직한게 물이 아예 안 들어간건 아니네요. 날이 풀리면 녹을테니 as까지는 부를 필요는 없을듯 한데, 지금 당장 빨래는 해야하니 무거운 젖은 빨래를 들고 빨래방까지 왔습니다.
그 전에도 한파는 맞았지만 세탁기 안이 얼진 않았는데요. 생각해보니 전에는 수도 앞에 히터를 줄창 틀어 놨었네요. 거기서 나온 열기가 세탁실 전체를 데워서 세탁기 안이 안 얼도록 막아줬나 봅니다.
어쩔 수 없이 다음번 한파부터는 히터를 쓰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돌아가야 겠어요. 괜히 안하던 방법으로 바꿔보는 혁신을 시도했다가 되는 게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