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911을 갖고 싶지만 돈이 없고, 파이로트 743을 갖고 싶지만 중복투자가 많아 선택하게 된 그 만년필
진하오 911
이 어제 도착해, 이래저래 만져보면서 사용을 해봤습니다.
포장 상태. 정말 이대로 도착했습니다. 물론 만년필이 배나 비행기 좀 타고 험하게 다룬다고 고장나는 물건이 아니긴 한데, 작은 뽁뽁봉투 안에 이거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 건 다소 음? 싶긴 하더라고요.
최근 즐겨 사용 중이던 파이로트 프레라와의 크기 비교. 프레라 대비 조금 더 길고, 바디는 얇은 편입니다.
손바닥과의 크기 비교. 저가 만년필 중엔 길이가 짧은 것도 많은데, 장형 볼펜만큼 긴 편입니다.
캡에는 아주 작고 얇게 음각으로 JINHAO 911이 새겨져 있습니다. 빛을 비춰보지 않으면 거의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작게요.
닙의 생김새입니다. 후디드 닙으로 유명한 파카 51의 카피판?이기 때문에 911 역시도 후디드 닙입니다. 얼핏 보기엔 만년필이 아니라 볼펜처럼도 보일 정도인데, 이 디자인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잉크 충전 방식은 피스톤 컨버터를 사용합니다.
이제 한 번 써봅시다.
이번엔 아래와 같은 구성을 사용했습니다.
진하오 911 (0.38mm 닙)
이로시즈쿠 키리사메
마루만 므네모시네 노트
한국어 문장, 그리고 일본어 치사토 얘기가 끝나질 않는다 로 문장을 하나씩. 문득 새삼 대단한 이 악필은 둘째 치고, 필기에 적당한 얇은 닙이기 때문에 양 언어 모두 적당히 괜찮게 글씨가 써지지만, 아무래도 7mm 줄공책에 한자를 쓰기는 좀 힘든 면이 있습니다.
아쉬운 부분도 있네요. 잉크가 원활히 나오지 못해 이따금씩 획이 얇아지거나 끊어지는 경우가 드물게 있었습니다.
이런 잉크 번짐 문제는... 아마 종이나 제 필기 습관 탓에 더 가깝겠죠?
아무튼, 총평하자면
1) 손이 깔끔해지는 후디드 닙을 하나 갖고 싶다면
2) "나 만년필이다!!!!!!!!!!!!!!!!!!!!!!!"라는 디자인의 만년필 대신 일상적으로 사용할 것을 찾는다면
3) 싼맛에 만년필을 한 번 써보고 싶다면
하나쯤 사서 갖고 계셔도 충분히 좋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2. 저 프레라... 슬레이트 그레이 저거 저도 있는데 뚜껑 여닫는 느낌은 정말 최고죠.
3. 살짝 피딩이 딸린다는 점은, 파커 큉크 같은 흐름좋은 잉크로 해결하거나, 아니면 야매지먄 분해 후 피드에 아트나이프로 파 주는 등의 개조를 하던가, 아니면 그냥 다른 거 사서 갈아버리면 되더군요.
4. 색미 메트 블랙같은데 코팅인가요? 은색만 봤는데 저것도 꽤 괜찮군요.
5. 진하오 100과 82, 86 등도 나중에 도전해 보세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