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도량형에서 유래했습니다.
일본은 에도 막부 시기 고쿠다카(石高)라 해서 지방 행정과 세금 수취의 기준을 쌀 생산량(石, 석)으로 잡았습니다.
그래서 토지가 좁아도 비옥한 곳이 많은 번이 땅은 넓은데 토지가 황폐한 번보다 더 고쿠다카가 높은 일도 일어났죠.
아무튼 그 일본의 한 석은 약 180리터로 성인 남성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쌀의 양입니다.
원래 조선에도 쌀을 측정하는 단위는 있었는데 일본과 달리 소곡, 대곡이라고 두 단위로 나뉩니다.
세종 시기 영조척으로 쌀을 담는 용기의 단위를 통일시켜서 일정한 국가 표준이 있었던 겁니다.
소곡이 대략 85리터, 대곡이 대략 115리터 가량 되며 일본보다 더 세세한 점에서 국가가 더 철저하게 지방의 행정을 장악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임진왜란 이후 국가 표준이 소실되었고 세도 정치 시기를 지나면서 세금 수탈, 비리 등을 이유로 지방마다 적당히 도량형을 조작하는 일이 빈번해지개 됩니다.
이런 상황을 틈타서 일본이 1905년 을사조약 이후 한 석=180리터란 기준을 강제로 도입시키게 됩니다.
조선에서 식량을 수탈해야 하는데 도량형이 달라서 일본 상인들과 군인들이 곤란하니 식민지화할 겸 겸사겸사 도량형을 바꾼 거죠.
그리고 이후 쌀 한석=180리터란 도량형이 한반도에 정착하게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