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우중충하게 비만 오다가 오늘 날씨가 아주 좋길래, 할 일이 쌓여 있지만 나가봤습니다.
사진게시판에 쓴 대로 이태원에 물건 사러 갔는데요.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차에 달린 내비가 작동을 안 합니다. GPS를 못 받아오고 터치도 씹히네요. 처음에는 상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태원까지 가는 길은 알거든요. 그런데 그건 '걸어서'나 '대중교통'으로 가는 길을 아는 거였지, 운전해서 가는 길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마포대교를 왜 건너? 올림픽대로를 더 타야지!로 시작했다가 반포대교에서 건너면 돼!가 한남대교로 가도 상관 없어!가 됐고 나중에는 와 성수대교 오래간만이다가 되버렸네요. 어디로 가면 뭐가 나오는지는 아는데, 어느 차선을 타야 하는지를 모르니 계속해서 타이밍을 놓치더라고요. 덕분에 의도치 않게 비싼 동네를 지나가면서 한국에 포르쉐가 이렇게 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만.
한적한 동네도 아니고 이태원 한복판에서 대충 차를 댈 생각은 못 했고, 사설 주차장은 비싸거니와 공간도 좁으니 가격 저렴하고 공간도 널널한 용산구청에 주차했습니다. 마누라가 옆에서 평행주차 할 수 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네요. 다른 분들도 제가 초보 운전이라 오해를 하시던데, 저는 운전을 못하는 게 아니라(예전에 이상한 차 많이 타봤어요) 주차장이 열악한 곳에 사는 사람일 뿐입니다. 한번에 스윽 넣으니 좀 뿌듯하긴 했지만요.
이태원에 갔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서 그냥 가긴 아쉬우니 마트라도 들릴까 고민했으나, 괜히 퇴근 시간에 겹치면 더 귀찮아질테니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퇴근 시간을 피해서 움직였는데도 길마다 막히네요.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는 진짜 지하에 하나 파고 고가로도 하나 파던가 해야 할 판입니다. 그걸 어떻게든 피해보겠다며 괜히 틀어봤지만 그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었고요.
하여간, 쓸데없이 막히는 길을 오래간만에 운전해서 많이 피곤해진 상태로 주차를 했는데.. 이 집 주차장에 차를 세번 댔지만 그 중 가장 빨랐어요. 차의 폭이나 페달 밟는 느낌이 이제야 익숙해지는 것 같네요. 비록 후방카메라는 맛이 가서 작동하지 않지만 그게 없어도 주차에는 문제가 없네요. 이렇게 두어번만 더 해보고, 한밤중에 한번 더 해보고, 앞집 주차장이 꽉 찬 상태로 해보면 이 집 주차장이 무서워지는 일은 없을 것 같네요.
방심해서 훅갈때가 있으니 항상 조심하셔요
네비는 차량 매립된거 말고 휴대폰 거치대 사셔서 티맵 같은거 켜시고 다니시는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