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AMD 행사에 갔다가 갑자기 수습해야 할 일이 생겨서(일부러 쪽지 보내서 걱정해 주신 분도 계신데, 지금은 별 일 없습니다) 에피타이저만 먹고 나왔는데.. 하필 그때가 퇴근 시간이었어요.
그냥 퇴근 시간도 아니고. 2호선 삼성역에서 신도림역까지, 거기서 다시 1호선으로 갈아타는 여정이니 사람이 결코 적지 않지요. 지금은 9호선 같은 신흥 다크호스 때문에 인지도가 좀 밀리지만, 예전에는 원조 지옥철 구간이었으니까요.
예전에 출퇴근하거나 집 밖에 나갈 일이 많을 때는, 저 시간에 저 구간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했는데, 오늘은 일단 가는게 급선무라 탔거든요. 타고 나서야 왜 지옥철을 피했는지 잊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오르는군요.
사람도 많고 짐도 있고, 거기에 날은 덥고. 집 밖에 안 나가고 일하는 게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도 다리가 아프네요. 하도 편하게 살아서 그런듯요. 가끔 일부러라도 고생을 해야할듯.
이 깨달음을 계속 유지해야 밀린 일을 후딱후딱 치울텐데, 너무 늘어지는 것 같아 큰일입니다. 집에서 일이 안 되는 이유는 너무 편해서인가봐요.
그리고 오늘 단 하루 느낀거라 일반화하면 안 되긴 하지만. 문 앞을 가로막고 통로 한가운데를 틀어막고 커다란 짐으로 마킹하는 사람들은, 왜 특정 연령대의 특정 성별로 좁혀지는 걸까요. 그냥 오늘 지독한 우연이 계속 겹친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