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저희집의 가훈입니다. 가훈이라기보단 의무사항이죠. 외할머니가 평안히 생을 마감하시기 전까지 금연을 하면 안됩니다. 기묘한 의무죠?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사실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친구랑 내기로 금연을 하기로 했었던 적이 있는데, 한 1주일 정도 금연했던가요?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계속 괜찮다가 갑자기 중환자실로 가시고 돌아가셨죠. 당연히 금연내기는 중단되었고요.
그리고 2달 뒤에 동생이 군대에서 금연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권장 사항이라서 한다면서 집에 전화가 왔던걸로 기억해요. 그런데 1주일도 안 되서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저도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유는 잘 모릅니다. 식사하다가 체하신거 같다고 하더니 그대로 돌아가셨다고만 들었습니다.
그 다음해에 아버지가 금연을 한다고 하셨습니다. 음력 설에 새해를 맞아서 아버지가 금연을 할 테니 너희도 내가 금연하면 하는 걸 고려해보라고 하셨죠. 그러고 갑자기 이모부가 암이라고 전화가 온 겁니다. 그러고 얼마 뒤에 (분명 암 2기라고 했는데) 급속도로 악화되서 아버지 생일에 미역국 드시다 돌아가셨다고 전화 받았죠.
아버지는 멘탈이 완전히 날아가셨는지 친할아버지, 외할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는 금연하지 않는 걸로 가훈이 정해졌습니다. 그 이후로 조카라면 껌뻑 죽는 아버지도 흡연자, 혼자 사는 저도 흡연자, 담배냄새를 싫어하는 조카(그러니까 딸)을 둔 동생, 자기 멋대로 사는 막내동생까지 전부 흡연자로 남아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외할머니는 아흔이 훨씬 넘어서 백세를 바라보고 계신데도 건강합니다. 기묘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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