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내린 커피가 https://gigglehd.com/gg/5642592 양이 많아서 그런가 자는데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이러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저도 컴퓨터 견적셔틀이나 무상 수리기사로 착취당했던 적이 있었으나, 무례하다 못해 싸가지가 없다는 평을 피하지 못할 정도로 철벽을 치고, 사람 만나는 것 자체를 기피하다보니 그럴 일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가족은 예외죠. 친척 말고 가족이요.
1. 노트북
2016년에 누나가 쓸 노트북을 샀었습니다. https://gigglehd.com/gg/367135 지금도 성능이 딱히 부족하진 않은데, 애기가 키보드에 물을 두어번 부어버리면서 키보드 교체만 세번을 받았고, 지금은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해서 사용 중이라는군요. 저같았으면 진작 샀을텐데 대단한 인내심이에요.
요새 40만원 이하로도 괜찮은 노트북이 많이 보여서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누나가 남한테 피해주는 걸 몹시 혐오하는 강직한 성격을 갖고 있어서, 저한테 말도 안하고 한성 A/S 센터에 몇 번이나 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삼성과 LG만 눈에 보이는 신비로운 증세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분야를 그렇게 줄이고 나니 '40만원 이하로도 괜찮은 노트북'이 빙하시대를 맞이한 공룡마냥 멸종했습니다. 15.6인치에 40만원 초반까지는 있지만 15인치가 가벼울 리가 없고, 13인치로는 별로 뵈는 게 없군요. 하지만 누나랑 의절할 것도 아닌데 레노버를 넣을 순 없겠죠...
2. 컴퓨터
처남이 컴퓨터가 이상하다고 하더군요. 하드디스크 액세스 때 다운되는 증세가 있어서 512GB M.2 SSD로 바꿔볼까 하던데, 그 돈이면 1TB SATA가 더 낫지 않겠냐고 이야기를 했고 그 말대로 샀습니다. 새 SSD를 사서 꽂아보니, 갑자기 부팅이 안되고 아무 글자도 안 나온다고요.
어지간한 트러블슈팅은 다 알고 있으며 또 이미 해본 상태였고, 바이오스 리셋도 해봤는데 안 된다고 하네요. CPU 포함(매우 중요) 모든 부품 다 뺐다가 끼우라고 하니 그제서야 된다네요. 그래서 아 다행이다 이제 윈도 설치하면 되겠다 이랬더니 '컴퓨터에 필요한 미디어 드라이버가 없습니다'
USB 2.0에 꽂아도 안되고 이미지를 다시 만들어 보려고 원래 쓰던(이상한) 하드디스크를 꽂아보니 또 시스템은 헤롱거리고. 그제서야 램 인식도 가끔 안될때가 있고 이 컴퓨터가 이상한것 같다 뭐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하다하다가 결국은 메인보도 바꾸고, 케이스도 바꾸고, 파워까지 바꾸게 됐습니다.
뭐 저리 많이 바꾸냐고요? 우선 램 인식 불량을 비롯해서 메인보드를 의심할만한 증세가 많았어요. 제조사가 애즈락이라는 것도 결코 적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고 말하겠습니다. 최소한 제가 썼던 애즈락/바이오스타/폭스콘/ECS 보드들은 그랬어요. 이상하게 바이오스가 정기적으로 날아가서.. 옛날 일이긴 합니다만.
이게 8세대 코어 프로세서나 라이젠만 됐어도 메인보드 고르기가 덜 복잡했을텐데 지금 쓰는게 카비레이크더군요. 그것도 코어 i7-7700K. 서울에 산다면 그거 팔고 새걸로 사자고 했겠지만 저도 귀찮은 일인데 보통 사람들 입장에선 오죽하겠나요. (가장 속터지는 건 코어 i7-7700K인데 메인보드 칩셋은 B250. 않이도데채외...)
그래서 메인보드를 바꿔야 하는데, 므시 돈을 받은 의리가 50%, 그리고 므시 이지 디버그가 전자동 비데만큼 편하다는 이유가 50%라서 므시 보드부터 찾았건만... 므시는 100/200 시리즈 메인보드는 다 재고를 털었네요? 다나와 판매몰 10개가 안되는 건 단종이죠 뭐.
다른 제조사도 보드가 썩 많진 않아요. 가상화폐 채굴보드 땡처리하는 제품이 저렴한 가격으로 유혹했으나, 컴퓨터를 괜찮게 알지만 어디까지나 일반인인 사람한테 그런걸 섣불리 추천했다가 뭔 사단이라도 나면 몹시 성가실것 같고.. 제조사 이야기는 위에서 했고. 그러니 ASUS/기가밖에 남는 게 없네요. 가격도 비싸고요.
케이스/파워는... 소형 케이스의 로망을 품고 있어서인가, 케이스는 M-ATX까지만 들어가고, 파워는 SFX 폼펙터더군요. 케이스 나사도 몇 개 빠가났다고 하고. 이제 다 필요없고 큰걸로 가겠다고 하던데, 큰걸로 가면 SFX 파워가 안 들어가고, ATX 브라켓을 달면 끝나겠지만 한국에서 싼 값에 그걸 팔던가... 그래서 겸사겸사 그냥 구입.
제가 직접 쓸 거면 그냥 보이는대로 대충 사면 되는데, 남이 쓸 건 항상 복잡하네요.
문제는 첨에 한두번이 자나면 그걸 고마워 안하고 당연시 한다는 게 참 기분이 나쁘다는 거죠.
걍 모른 척하는게 제일 속 편한 것 같습니다.
가족은 기왕이면 좋은 거 해주자는 생각으로 평균적인 것보다는 좀 좋은 거 넣는 편입니다.
그래야 문제가 덜 생기니 좋더라고요.(늘 그런거는 아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