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장을 좀 보러 가니, 카누에서 캡슐 커피 시장에 재진입 했더군요.
사실상 23.02.13 부터 출하하기 시작했다 하니 따끈 따끈한 신제품이었습니다.
평소 카페인이 없으면 죽는다는 마인드로 커피를 물처럼 마시는 제게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이더군요.
인스턴트 커피를 끊고, 네스프레소 캡슐로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를 내려 먹거나, 핸드밀로 갈아서 드립이나 콜드브루로 만들어 마시는 생활을 하는 상황이니 정말 궁금했습니다.
어찌되었든 국내 커피 시장의 강자가 과거처럼 외국 유명 브랜드 캡슐머신으로 사업하는 것이 아닌, 자사의 브랜드를 붙여서 재진출하는 상황이니 이번에는 믿어볼까는 마인드로요.
맛은 여러가지 있는 것 같은데, 매대에 자체 머신과 호환 캡슐을 섞어 파니 약간 혼란스러웠습니다.
모양은 비슷하고, 맛도 겹쳐서 아무래도 매장 직원도 혼란이 있던 것 같군요.
그래도 조금만 자세히 보면 구분이 충분히 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제 나왔으니 당연한 것 같습니다.
(사실, 한편으로 자체 머신과 자체 캡슐이 잘 팔릴지 고민이 들더군요. 보통 캡슐 소비자는 어지간하면 네스를 쓰거나 조금 더 고급진 맛을 찾아 일리로 가니까요.)
그 옆으로, 다른 유명 브랜드의 캡슐이 많더군요.
당장 코로나 이전만 하더라도 직구로 일리나 스벅 캡슐 구해 먹거나, 정품 캡슐 사거나 했는데, 요즘은 온라인이고 오프라인이고 캡슐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접근성이 높아졌음이 실감 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서론이었고, 이제 후기를 적겠습니다.
저는 정품 캡슐 중에서 아르페지오나 볼루토와 같은 맛을 선호합니다.
어느정도 내용 설명을 보면, 디카페인 1종을 제외하고 3종 중에 저 두 종이 그나마 그 둘에 가까운 설명이 적혀 있더군요.
실제 맛은 모르겠지만, 맛이 궁금하니 구매하는 것이라 각 20개씩 40캡슐을 맛보기로 사왔습니다.
다른 국내 브랜드 호환캡슐과 비교할 때, 호환 캡슐에서 가격 매리트는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다른 곳은 약 7~8장에 8캡슐인데 이건 약 6.5에 10캡슐이라 정품 캡슐과 가격이 유사하거나 저렴해서요.
라바짜나 킴리 같은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의 호환 캡슐 가격이 대략 10캡슐의 3~4인 것을 생각하면, 비싸다는 생각도 들지만요!
일리 호환 캡슐은 뭐 자기네 캡슐보다 약간 저렴하게 받는다는 수준이니 예외지만요.
내부 포장은 일리나 라바짜 같은 수입 캡슐처럼 포장이 되어 있고, 알루미늄 캡슐이더군요.
해외나 국내나 몇몇을 제외하면 플라스틱이라 마음에 좀 들지 않았는데,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존 캡슐들과 함께 우선 각 10개씩 20개만 까서 넣었어요.
캡슐에 맛의 강도와 색상이 명확히 적혀 있어서 구분이 잘 갈 것 같아서 그냥 넣었습니다.
위에 맛 강도, 4 그리고 7이라 적혀 있고, 로스팅 정도가 적혀 있네요.
제가 사용하는 네스프레소 머신입니다.
엑스퍼트 앤 밀크라는 머신으로, 스마트폰으로 추출량(ml 단위)이나 온수 온도(섭씨 85도, 90도, 95도)가 개별 조정이 되고, 추출 예약 기능이나 나만의 레시피 같은 여러 고급 기능을 지원합니다.
그러나, 낮은 판매량으로 국내에서는 단종 되었고, 해외도 잘 안팔렸는지 공식 앱 버전에 따라 스마트폰에서 예약 추출이 되었다 안되었다 하더군요.
그나마, 공장초기화나 커피 설정 같은 머신 설정이나 청소 주기 알림 같은 기능은 잘 작동하니 그러려니 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고장인가 서비스센터에 연락했다가 앱 개발이 엉망이라는 답변에 멍 했습니다.)
지금 캡슐이 올려진 부분을 우측으로 밀면, 캡슐을 넣는 공간이 나옵니다.
추출 후 캡슐이 자동 배출 되고, 그래도 나름 고급형이라고 모터나 열선이 보급형보다는 좋은 것이 들어 있어서, 연속 추출에서 물량이나 온도도 일정하고 추출 소음도 없습니다.
같이 소유하고 있는 픽시는 소음이나 진동이 심하고, 추출할 때마다 추출량이 달라서 쓰게 되지 않더군요.
맛 비교를 위해 총 4잔을 뽑아 마셨는데, 에스 2잔의 경우 사진을 찍는 것을 깜빡해 아메리카노 사진만 있네요.
추출할 때, 물과 커피 어느 것을 먼저 추출할지를 설정할 수 있는데, 저는 아메리카노의 경우 커피 우선 추출을 선호합니다.
추출 조건은, 섭씨 95도에 커피 40ml, 온수 160ml로 뽑아 마십니다.
커피 추출이 끝나면 바로 온수가 추출됩니다.
머신에 추출구가 둘이라서, 온수 추출시 캡슐이 위치한 투입구 쪽을 거치지 않고 온수 열선에서 바로 추출됩니다.
반면에, 커피는 열선을 거쳐 모터를 통해 압력이 걸린 상태로 캡슐을 통과해 커피 추출구로 추출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온수가 필요하면 급속 온수기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커피 성분이 전혀 섞이지 않은 온수를 뽑을 수 있으니까요.
반면에, 픽시를 쓸 때에는 커피 추출구 청소를 겸해서 아메리카노 마신다는 느낌으로 캡슐 제거 후에 룽고 추출을 하여 온수를 뽑아 썼는데, 그런 꼼수가 안되서 청소할 때 온수구 따로 커피 추출구 따로 합니
비교를 위해 같이 구매한 다른 캡슐도 동일하게 추출합니다.
이제 맛에 대한 평가입니다.
솔직하게, 설명으로 적힌 향은 크게 와닿지는 않습니다.
쟈스민, 허브와 같은 각 캡슐의 특징으로 적힌 향기는 코로도 혀로도 느끼긴 어려웠습니다.
에스로 먹을 때에 집중을 해야지 그나마 약간 은은하게 있기는 하다는 수준인데, 이게 2월 13일에 출고된 물량인 만큼 생산 일자가 비교적 최근일텐데도 이러니 아무리 포장으로 장기 보존 처리를 했다지만, 조금 매대에서 오래된 상품은 이러한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였습니다.
아메리카노로 먹을 때는, 정말 연하네요.
정품 캡슐이나 다른 호환 캡슐을 사용할 때에는 이렇게 연하다는 느낌이 없었는데, 이건 심하게 연합니다.
라떼로 만들어 먹거나 아메리카노에 온수량은 유지한다고 하면, 최소 2개에서 3개의 캡슐을 써야할 것 같네요.
자사 캡슐의 원두량은 두 배가 들었던데, 아무래도 자사 캡슐을 기준으로 원두를 가공하고 그 원두로 더 적은 양만 들어가는 호환 캡슐을 만들기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 같습니다.
실제로 이 글을 적으며 두 개의 캡슐을 타서 마시고 있는데, 이건 마실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맛으로써는 주황색 캡슐은 인스턴트 카누와 유사한 맛이 납니다.
그러니까, 쓴 맛이 강조된 고소한 탄맛
흔하게 먹는 카누 마일드 로스트와 유사한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동일한 원두를 쓰고 있지 않나란 생각을 합니다.
분홍색 캡슐의 경우는 이보다는 탄맛이나 고소한 맛이 덜합니다.
그러면, 그에 맞춰서 산미나 향기가 있어야 하는데, 앞에 언급하였지만 인스턴트 카누가 그런 것처럼 결여된 느낌이라 그냥 덜 쓴 인스턴트 카누맛이 되었습니다.
물론, 캡슐로 뽑은 만큼 인스턴트의 맛이나 느낌이 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그보다는 향기나 맛이 분명 풍부하고 갓 뽑은 느낌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캡슐 커피로서 이러한 점은 당연한 것인데, 그런 상황에서 그러한 요소가 생각보다 연하게 다가옵니다.
반면에, 카누 브랜드의 특징은 확실하게 남아 있으니 마시면서 인스턴트 카누를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이게 카누를 좋아하는 사람이면서, 캡슐 커피에 입문하는 사람이면 장점일 수 있으나, 여러 호환 캡슐은 다 마셔본 제 입장에서 굳이 싶네요.
앞서 적었던 것처럼 오프라인에서도 호환 캡슐을 쉽게 구하고, 이제는 정품 캡슐인 스벅도 비싸다는 느낌은 있어도 마트에 넘치는 상황입니다.
당장 캡슐이 없어서 구매해야 한다는 상황이라면, 스벅이나 더 저렴한 호환 캡슐을 구입할 것이고, 느긋하면 온라인에서 구매할텐데, 카누 캡슐에는 손이 안갈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더 강도가 강한 맛의 캡슐이나 디카페인 캡슐에 대해서도 당연하게 기대가 안되게 되더군요.
이제 시장에 진입했고, 차후 신제품을 계획하여 개발하고 있다고 하니 지켜는 보겠지만, 당장은 선듯 손이 안갈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인의 입맛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그런 말을 한 것 치고는 준비가 미흡하지 않았나란 평가를 남기고 싶어요.
제가 이디야 캡슐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데, 솔직하게 이보다 좋다고 평가하긴 어렵워서요.
물론, 이디야 보다는 저렴하면서 양도 많긴한데, 싸고 양 많은 만큼 질도 떨어진다는 생각이 나는 것은 기분탓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