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퓨처> 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작중 등장하는 드로리안 DMC-12 타임머신에는 이런 도구가 달려 있습니다.
'유동 커패시터' 라는 물건인데, Geissler tube 3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기서 엄청난 양의 빛이 나오는지 눈을 보호하라고 써 있습니다. 근데 3편 보면 드로리안에 타면서도 눈 보호는 잘 안하더라고요.
작중, 시간 여행을 하려면 정상 작동하는 이것과 1.21지가와트의 에너지 그리고 88마일의 속도가 필요합니다.
백 투 더 퓨처를 2주일 전쯤에 봐서 내용은 잘 기억이 나는데, 대체 이게 왜 'Flux Capacitor(유동 커패시터)' 인지 궁금했습니다.
대체 뭐가 유동일까요? 디씨 유동닉? 영어로는 Flux인데, Flux라면 납땜할때 처발처발하는 그 갈색에 그 무슨 똥처럼 생기고 냄새는 살짝 매력적인, 그 찐득찐득한 그거밖에 모르겠거든요.
대체 Researchgate에 이 논문이 왜 올라가 있는지는 논외로 칩시다. 생명공학 쪽인 듯 한데, 추석때 할짓도 없겠다 천천히 읽어보려고요. 피에스피만 하면 지겨우니까.
이 이름의 유래는, 잘나가던 짱짱맨 RCA가 싸놓은 커다란 똥 'CED' 에 있습니다. 여러모로 갈라파고스라는 단어도 아깝죠.
CED는 당시 쏟아져 나왔던 비디오디스크 방식 중 하나입니다.
기존의 LP판 생산라인을 그대로 이용하여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작동 원리가 LP와 아주 동일합니다.
LP와의 차이점이라면, LP의 대역폭은 20,000Hz인데 CED의 대역폭은 3MHz로 굉장히 높다는 것.
대역폭을 빠르게 하려면 디스크를 빠르게 돌리거나 Groove를 더 세밀하게 새기면 되는데, 20KHz와 3MHz는 넘사벽의 차이이기 때문에 두 방법을 모두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CED 표면.
LP와 비교하여 굉장히 미세한 Groove를 새겼으니, 살짝만 손이 닿아도 디스크 자체가 망가질 수밖에 없죠. 그래서 보관 전용 Caddy를 사용했습니다.
당연히 섬세한 기술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고, 1964년에 개발이 시작되어 1981년에 개발이 완료되었습니다. 짱짱맨이었던 RCA는 자본력이 엄청났기 때문에 나노단위의 그루브를 새기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엄청난 돈을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금을 들여 개발한 이 물건을 재생하는 기기의 이름은 Selectavision으로 칭했는데, 이게 전부 개발된 뒤에는 이미 VHS의 가격이 저렴해졌던 시기였으며, CED를 판매하는 RCA에서 판매하는 VHS 플레이어의 이름도 Selectavision으로 밀어붙이고 있었습니다. 이건 뭐 팀킬도 아니고, 비싼 돈 내고 개발한 물건을 자살시켜 버리다니 이건 뭔가가 잘못됬어도 확실히 잘못되었죠.
동작 원리나 제원 등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다루지 않을 예정입니다. 뭐 여튼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괜히 Capacitance Electronic Disc가 아닙니다. LP와 동일한 물리적 구조를 가지기는 하지만.
'진동' 을 '음성 신호' 로 전환하는 LP와 달리, 비닐과 카트리지 바늘 사이가 축전기를 형성하고 새겨진 그루브가 이동하면서 변하는 '축전 용량' 을 '영상 신호' 로 전환합니다.
Flux는 'continuous change.' 를 의미합니다. 구글 사전이 그랬어요. 끊임없이 변한다는 거잖아요.
Flux Capacitor는 '끊임없이 변하는 축전기'를 의미하죠. CED 디스크가 재생되는 동안, 디스크와 바늘 사이는 'Flux Capacitor' 가 됩니다. 유동 커패시터가 바로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백 투 더 퓨처는 CED로 처음 출시되었습니다. 또한, 드로리안 자동차가 출고되기 이틀 전인 1981년 3월 22일에 CED가 첫 판매되기도 하였습니다. 여러모로 CED와 연관점이 많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https://www.cedmagic.com/featured/back-to-the-future/back-future.html
https://www.youtube.com/watch?v=MqWlcgGG7DE
https://www.youtube.com/watch?v=PnpX8d8zRIA
좀 볼만한 SF 영화 안나올라나요. <인터스텔라> <마션> 급 작품이 또 나와줬으면 하는데.
근데 인터스텔라는 내용이 참 어렵더라고요.
저시절에 어떻게 디스크 한장에 저런 용량을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