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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 보기엔 조금 장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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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1과 아이폰11프로가 어제 나왔습니다. 디자인으로 유명한 애플인 만큼 파격적인(?) 이번 디자인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인 거 같고, 많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생각이 여럿 들어서, 미숙하지만 정리해서 써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애플이 점점 변하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아마 잡스 사후 2~3년이 지났을 때부터 그게 뚜렷하게 가시화됐을 겁니다. 누군가는 그 때문에 애플 디자인이 망해간다고도 하고, 또 누군가는 이런 변화를 견디지 못해 조나단 아이브가 애플을 나온 것이라고도 합니다. 물론 속사정을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것이 오히려 조나단 아이브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분명 굉장히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제품 디자이너이며 여러 훌륭한 디자인을 만들었지만, 그 자리를 홀로 너무 오래 지켰습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의 디자인 독재가, 잘 알려진 대로 수익과 마진에 집중하는 팀 쿡의 성향과 겹치면서 애플을 바꾸어 놓았다고 봐요. 

 

무슨 말인가 하면, 조나단 아이브라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조형,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재료와 공정에 대한 집착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재료에 대한 몰이해에서 나쁜 제품 디자인이 시작된다'고 언급했고, 또 최근 회사들이 여러 대륙에 걸친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실물을 보지 않고 디자인을 진행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디자인이 갈수록 매력을 잃고 있다고 했습니다. Objectified 라는 디자인 다큐멘터리에선 알루미늄 덩어리가 어떤 드라마틱한 공정을 통해 키보드나 iMac의 프레임이 되는지를 열정적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아이폰6와 6+를 개발하며 새로운 아이폰의 화면 사이즈를 정할 때는, 4.0인치부터 6.0인치까지 모든 사이즈를 0.1인치 단위로 만들어 계속 사용해 보며 가장 좋은 사이즈 두 개를 골라냈다고 합니다. 그의 이러한 성향은, 분명 제품 디자이너로 너무나 훌륭한 자질입니다.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애플의 전설적인 제품들이 이를 증명하죠. 

 

그러나 잡스 사후, 그는 옆에서 그에게 피드백을 줄 가장 큰 동료를 잃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잡스는 성격이 좋진 않았지만, 조나단 아이브와 비슷한 완벽주의자이면서도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의 눈으로 디자인을 바라봤습니다. 아이브가 정도를 걷는 데에 잡스라는 사람이 꽤 도움을 줬을 겁니다. 그렇다면 잡스가 죽은 후에, 20년이 넘게 수석 디자이너 자리를 지킨 그에게 감히 누가 피드백을 줄 수 있었을까요? 아, 한 명 있었죠. 스콧 포스탈이라고, iOS와 OSX 소프트웨어 전반을 담당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Siri의 부진과 조악한 퀄리티의 애플 지도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12년에 회사에서 쫓겨나 버렸죠. 공식적으로는 그렇지만, 아이브와의 불화설은 반쯤 오피셜로 알려져 있고 실제로 그가 나간 직후에 아이브는 제품에서 영역을 넓혀 iOS와 OSX 전체 디자인 전반의 직무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1년 뒤에 전과는 전혀 다른 디자인의 iOS 7이 나왔습니다. 1년 더 지나서는 OSX에도 그 디자인이 적용됐구요. 말하자면 잡스 사후 그를 견제할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 사라진 겁니다. 

 

이 시점부터 아이브는 애플 제품 디자인에서, 전자제품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사치품, 에르메스 같은 명품 브랜드에서 나온 악세서리를 디자인하는 듯한 스탠스를 취하게 됩니다.

 

2013년의 맥 프로를 기억하시나요? 쓰레기통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2013 맥 프로는, 소형화와 간결한 디자인을 위해 쿨링과 확장성을 포기했고 결국 프로 유저들에게서 외면받았습니다. 그러나 그 쿨링 구조 자체는 정말로 아름답죠. 원기둥 형태의 금속 덩어리를 통째로 깎아내서 만든 외장은 또 어떻구요. 생산 과정 동영상을 보면, 그야말로 제품 디자인학도들의 꿈이 현실에 이뤄지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반짝거리는 외장의 폴리싱 균일도는 십수 나노미터 단위라고 하죠. 아이폰7에서는 제트 블랙이라는 마감을 무기로 들고 나옵니다. 이제껏 없었던 방식의 알루미늄 마감으로, 수십 차례의 복잡한 공정을 거쳐 너무나 아름다운 유광의 깊은 블랙을 완성했죠. 결과는? 정말 예쁩니다만 과장이 아니라 바람만 스쳐도 스크래치가 납니다. 그 다음은 애플워치였던가요. 애플 워치의 하단부, 센서가 위치한 부분 유리도 엄청난 공정을 거쳐서 만들어지지요. 최종 광택 단계에서 유리 표면의 균일도는 4나노미터 수준입니다. 근데 혹시 애플 워치 쓰면서 후면 유리 자주 보신 분?

 

이런 사례야 최근 애플 제품들에서 끝도 없이 들 수 있습니다. 아이폰XS에서는 후면 유리와 측면 스테인리스 스틸 밴드의 색상을 동일하게 맞추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스테인리스 스틸 합금에 PVD 컬러 프로세스를 사용했습니다. WWDC에서 리뉴얼된 맥 프로는 지금껏 본 적 없는 형태의 알루미늄 외장을 제공하구요. 이번에 나온 아이폰11프로에서는 한 덩어리의 유리를 정밀하게 깎아, 무광 면이 부드럽게 올라와 컷팅된 듯한 유광 면으로 이어지는 신기한 마감을 보여주기도 했죠. 

 

그런데 이런 것들이 언제부터인가 감흥을 주지 않는 겁니다. 아이폰4를 발표할 때, 스테인리스 스틸 밴드를 정교하게 CNC 컷팅하여 그 자체로 안테나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 저는 감탄했습니다. 근데 요즘의 이런 공정들은 그냥 우와, 신기하네. 정도입니다.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요?

 

그 집착이 향하는 방향이 어디인지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패드2를 발표하며 인문학과 공학이 교차하는 곳에 애플이가는 길이 있다던, 그런 애플은 이제 존재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그렇다고 주장했던 애플’은요. 위에 언급한 대로 애플이 그냥 기가 막히는 마감의, 명품 악세서리 제조 회사가 되어버린 거예요. 더 문제인 것은, 애플 스스로도 자신들의 제품을 그렇게 다루게 됐다는 겁니다. 일종의 자아도취 같은 거죠. 그들이 만드는 제품의 외장, 소재, 컬러, 마감, 재질 수준이 실제로 너무나도 우수하기 때문에 그들이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영향은 미적인 측면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어요. 

 

최근의 애플 제품을 보면, 비례감이 이상한 제품이 하나 둘 나오고 있습니다. 이상한 일이죠. 애플 하면 황금과도 같은 비례와 정석적 비율을 고수하는, 완벽주의의 대명사 같은 회사 아니던가요? 또 커다란 구멍이 숭숭 뚫린 맥 프로와 Pro XDR처럼, 이해하기 힘든 조형의 제품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왜 이럴까요? 조나단 아이브와 애플의 디자이너들이 드디어 비례감과 조형 능력을 잃고 미쳐버린 것일까요? 아니요. 그럴 리 없죠. 그들은 아마 전 세계 전자 회사 디자이너들 중 그런 능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들일 겁니다. 저는 그들의 능력이 아닌, 성향이 바뀐 것이라 봅니다. 

 

하이 패션계를 보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범주의 디자인들이 많이 나옵니다. 정말 무슨 조형인지, 그 옷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아듣기가 힘들죠. 하지만 그게 우리가 입는 옷에 직접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하이 패션에서 형성된 트렌드는 수많은 디자이너와 브랜드, 그리고 시간을 거쳐 정제되고 완화되고 변형되며, 우리가 입는 옷 속에 천천히 스며듭니다. 우리가 입고 있는 옷에는 우리도 모르게 그런 디자인이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애플은 지금 스스로를 패션이 차지하는 그런 위치로 끌어올리려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에 없던 이상한 조형들, 어딘지 어색한 비례들, 새로운 형태들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해요. 정석을 떠나, 새로운 형태와 조형을 시도하는 거죠. 아이브는 자신의 재료와 형태, 공정에 대한 집착을 이런 일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마진을 좋아하는 팀 쿡의 성격은 이를 강화해 주죠. 마치 명품과도 같은 마감의 제품은 비싸게 팔기 딱 좋으니까요. 가격을 정말 많이 올리기도 했구요. 그리고 두렵게도 이는 어느 정도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나갔지만 애플은 버버리 출신 마케팅 부사장을 영입했었죠. 그리고 얼마나 많은 회사들이 노치를, 알루미늄 측면 디자인을, 안테나 밴드를 따라하는지 보세요. 

 

제가 이 트렌드가 맘에 들지 않는 것은, 그 과정에서 애플이 예전에 추구하던, 최소한 추구한다고 말했던 가치를 점점 잃고 있는 현실 때문입니다. 소재와 공정, 마감에 집착하는 거요? 좋죠. 하나의 곡면 유리로 된 아름다운 후면 마감? 좋습니다. 컬러를 위한 수십 단계의 공정? 다 좋아요. 그런데 이제 이런 것들이 사용자를 향하지 않습니다. 마치 깐깐하고 자존심 센 장인이 공방에서 만드는 제품처럼, 자아도취와 자기만족을 향해 있는 거죠.

 

장인 제작의 악세서리들은, 패션 업계들은 그래도 됩니다. 자신만의 멋과 감각을 표현하는 것이 그들의 존재 이유니까요. 하지만 애플은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만의 멋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들이 더 나은 일상을 누릴 수 있게 도와야죠. 그 일상은 개발자들에겐 더 편한 코딩이어야 하고, 디자이너들에겐 더 수월한 창작이어야 하며, 학생들에겐 더 좋은 배움의 기회여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애플은 그런 것보다는, "애플 제품을 쓰면 이만큼 쿨해 보이고 멋지다. 우리는 최고거든" 이런 생각에 빠져 있는 듯 보입니다. 위에 언급한 맥 프로를 예로 들어보죠. 외장에 쓰인 알루미늄의 절삭 수준은 솔직히 감탄밖에 안 나옵니다. 검은색으로 통일된 내부 부품들의 배치는 완벽하죠. 컬러나 마감은, 실제로 보면 당연히 너무 좋을 겁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은 말 그대로 빛이 나구요. 우와, 싶겠죠. 근데, 그래야 하나요? 맥 프로라는 건, 책상에 올려진 보석이 아니라 언제든 힘차게 시동을 걸 수 있는 워크호스여야 하지 않나요?

 

이게 애플이 하고 있는 가장 큰 실수이자 착각입니다. 그리고 이 착각을 촉발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조나단 아이브라고 봐요. 그들이 빨리 방향을 바로잡길 바랍니다. 애플은 패션 회사가 아닙니다. 패션 회사여서도 안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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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마 2019.09.11 15:03
    읽으면서 끄덕끄덕을 계속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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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N9 2019.09.11 15:18
    감사합니다 :)
  • profile
    5KYL1N3      읭 2019.09.11 15:10
    정말 엄청나게 공감되는 글입니다
    감탄이 나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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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N9 2019.09.11 15:19
    부족한 글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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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안개냄새      Ryzen 5800X, RX6800XT, S21 Ultra, Galaxy Tab S7 2019.09.11 15:12
    좋은 글이지만 일부 비동의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 애플은 원래 사용자따위 무시하고 자기네들 하고 싶은걸 하던 회사였어요.

    창고에서 컴퓨터 만들어 팔때도 사용자를 생각하지 않고 정신이 제대로 나간 가격을 책정했다가 회사가 망할뻔함에도 불구하고 고가 정책을 포기하지 않았고, 파워맥 큐브는 발열 쩌는 고성능 프로세서를 플라스틱 케이싱 안에 넣고 쿨링팬도 안 달아준 바람에 플라스틱 외장이 쩍쩍 금이 가고..

    어떤 의미에서 연탄맥은 참으로 애플스러움의 끝을 보여준 물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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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N9 2019.09.11 15:18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애플을 아직은 좋게 평가하고 있어서 저리 쓴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예전에는 지들이 하고 싶던 게 소비자가 추구하는 거랑 얼추 맞았는데, 요즘은 해도해도 너무 막나간다”일 거 같기도 하네요.
  • profile
    title: 흑우슈베아츠      사람말을 할수 있는 흑우가 있다? 뿌슝빠슝 2019.09.11 15:20
    여러모로 날카롭고 공감되는 글이네요. 몇자 적으려다가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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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N9 2019.09.11 15:31
    감사합니다 :)
    의견 공유해 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 profile
    title: 컴맹까르르      프사 내 사진임. 진짜임. 이거 모델료 받아야 함. 2019.09.11 15:42
    이 글을 메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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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N9 2019.09.11 15:58
    쑥스럽네요 ㅎㅎ;
  • profile
    방송 2019.09.11 15:44
    날카로운 분석의 글에 감사드리며 동감되는 내용입니다.

    제가 먹고 사는 일이 높은 정밀도가 필요한 물건을 진짜로 만드는 것이라 그런지 막대한 연구비와 제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오는 물건을 좋아하다보니 그동안 애플의 물건에 딱히 꺼리낌은 없었던 것 같네요.

    다만 진부한 패밀리룩이나 사골 디자인은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딱히 끌리지는 않았다가 10년만에 바뀐 아이폰 X나 최근의 맥프로 디자인이 바뀌어서 애플의 익스테리어 디자인팀이 놀지는 않은 것 같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아마도 맥북프로 15도 터치바가 안 들어갔으면 구입을 안 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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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N9 2019.09.11 15:59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그 변화의 향방은 잘 지켜봐야겠죠. 좀 쓸데없이 길어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rofile
    title: AI기온 2019.09.11 15:57
    1등은 달라야 합니다. 전체를 아우르는 무언가가 흘러야 한다고 봅니다.

    그때와 지금 애플의 지위가 다르니 전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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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N9 2019.09.11 16:00
    흠 글쎄요... 전 지금의 애플이 1등으로 무언가를 선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건, AP 성능과 마감, 재료 외에는 딱히 못 찾겠네요 ㅠ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rofile
    title: AI기온 2019.09.11 16:02
    AP, 마감, 재료가 하나로 귀결되죠.
    1등.
  • profile
    title: AMD아즈텍      dc20535 2019.09.11 16:13
    공감합니다. '자아도취' 라는 표현이 특히. 기술적인 부분들에 도전이 많다보니 뒤쳐지는 부분들이 나타나게 되고, 그러다보니 스스로 앞서서 선도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일반인의 눈에 요상한 디자인으로 나타나는 느낌을 받습니다. 패션디자이너들이 패션쇼에서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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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N9 2019.09.11 16:56
    공감 감사합니다 ㅎ
  • profile
    동전삼춘 2019.09.11 16:56
    끄덕끄덕...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독창적 아트의 길로 접어들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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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N9 2019.09.11 17:19
    그게 트렌드가 되는 걸 보고 무섭기도 합니다.
  • profile
    플이맨      R7 5800x, RTX 4070ti, DDR4 8gb*2 (3600mhz), 860 EVO 1tb/980 pro 1tb   2019.09.11 17:11
    어느새부턴가 애플 디자인은
    소비자를 위한 디자인이 아닌,
    애플 스스로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제 생각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계시군요.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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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N9 2019.09.11 17:20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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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sys 2019.09.11 17:25
    애플것은 항상 우리게 좋으면 쓰고 싫으면 쓰지마 그런식이었죠...
  • profile
    레라 2019.09.11 17:50
    글세요..? 명품화 전략은 잡스 사후 아이브가 추구한게 맞지만 요근래 나온건 아이브 영향이라고 보기엔..
    아이브가 애플 파크에 집중하기 위해서 거의 2년간 애플의 디자인 업무에는 임하지 않았었죠.
    개인적으론 팀쿡이 문제라고 보는지라..
  • profile
    Veritas      ლ(╹◡╹ლ)  2019.09.11 18:25
    성능에서 재질까지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명품 제품, 이게 사실 나쁜 점은 아니죠. 그러나, 아이폰은 패션 아이템이 아닌 IT 전자제품이며, 명품 IT기기는 기능 역시 명품스러워야 진정한 명품으로 불릴 가치가 있습니다. 이를 갖추지 못하면 그저 때깔만 고급스러운 사치품에 지니지 않죠.

    그 명품급 스마트폰이 SD카드도 지원하지 않고 OTG도 오직 인증된 기기를 제외하면 사용 불가능하고 파일 다운로드 및 관리도 제한되어 있으며 PC와의 연동도 다른 제품에 비교하여 불편하죠. 하다못해 블랙베리 쓸때도 이런 불편함은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계속 폐쇄적인 정책을 취하려는 태도는 결코 명품 IT제품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은 아닌 것 같은데요.

    다른 애플 기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스마트폰의 활용도가 게임이나 메신저 등으로 제한된 일부 젊은 층이 비싼 최신형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례가 많이 보입니다. 이들은 애플 기기만의 뛰어난 장점을 누리기 위해 아이폰을 구매한 것이 아닌, 그저 허세를 위해 아이폰을 구매한 것이죠.

    명품 패션 아이템과 명품 IT제품은 방향성 자체가 다른 카테고리이며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요즘 애플은 전자를 계속 추구해 나가는 것이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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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N9 2019.09.11 20:35
    허세... 뭐 그거야 사람 마음입니다.

    아이폰11 Pro 샀다고 무조건 A13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오는 동영상 편집 앱과 최신 그래픽 게임을 이용하고, 다양한 카메라를 이용해 멋진 사진을 찍어내야만 하는 건 아니죠. 저도 아이폰8 쓰지만, 가끔 사진이나 영상 촬영하고 편집할 때 빼고는 A11 Bionic 성능의 절반도 안 쓰는 거 같아요. 내 지갑 열어서 내가 쓸 물건 비싸게 주고 사겠다는데 누가 뭐라할 수 있나요.

    SD카드나 PC 연결 문제는, 이게 큰그림인지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인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런 게 크게 상관없는 시대가 되어 버렸죠. 저만 해도 아이폰8 산 지 1년 반이 넘었지만 아직 PC에 연결해본 적이 없네요. 모바일 nvme를 탑재하고 기본 용량이 64GB가 되면서 느리고 비싼 SD카드 쓸 바에 용량 한단계 높은거 산다! 싶기도 하구요. 예전 SD카드가 필수였던 안드로이드 폰들의 I/O 성능은 정말 끔찍했던지라. 물론 어마어마한 가격차 사이에 128GB 옵션을 두지 않는 정책은 화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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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N9 2019.09.11 20:37
    결국 아랫분 언급대로 애플은 스스로를 “5억명이 쓰는 루이비통”의 반열로 올려놓고 싶은가 본데, 그 과정에서 기존에 자기네들이 가지고 있던 미니멀하고 정갈했던 매력들이 파괴되는 게 참 보기 안 좋네요. 예전에는 소신있는 똥고집 같은 느낌이었다면 요즘은 돈벌레 똥고집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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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계인 2019.09.11 18:42
    한때의 애플, 잡스의 아이폰 시절이 유독 일반인 친화적인 면이 있던거였지 그전이나 그때나 지금이나 애플은 항상 힙스터 포지션입니다. 잡스시절에도 밴드게이트에 당당히 '사용자가 잘못잡아서'라는 말을 한 미친회사였죠. 지금와서 마치 패션업체처럼 굴면서도 장사가 잘되는건 오랜 숙원을 이룬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애플은 지금의 브랜드마케팅이 나쁘지 않아요. 성능경쟁이 의미없는 선에 도달한 필수 전자기기 분야에서는 장인,고급화가 아니면 차별화할수 없거든요. 애플이 진짜 바라는건 5억명이 쓰는 루이비똥 같은 이미지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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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N9 2019.09.11 20:28
    마지막 줄이 정답일 듯 하네요.
  • profile
    무명인사       Just freak out, let it go 2019.09.11 18:45
    학교를 다니다보면,특히 여자애들은 아이폰에 어마어마한 집착을 보입니다.학교 여자애들의 대부분이 아이폰이에요.
    여자애들 대부분 다들 아이폰으로 바꾸고 싶어하고,아이폰 유저들만의 프라이드가 있는것처럼 말을 하죠.
    저는 이에 애플의 명품화 전략이 성공적이라 생각합니다.
    팀쿡시절부터 본격화됬다고 생각합니다.
    젊은유저층의 디자인유행을 빨리 캐치하고,비싼가격을 매겨
    마치 아이폰을 스마트폰계의 명품으로 보이게 하는것이죠
    실상은 "세상에서 가장 많이팔리는 명품"이지만요

    지금의 애플은 현재까지 쌓아온 이미지와 지지층을 바탕으로
    배짱장사 하는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FHD급의 해상도도 안넣어줘도 사람들은 "아이폰이니까"하며 구매하기 때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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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itas      ლ(╹◡╹ლ)  2019.09.11 18:48
    '학교를 다니다보면,특히 여자애들은 아이폰에 어마어마한 집착을 보입니다.학교 여자애들의 대부분이 아이폰이에요.'
    -> 아이폰이 이제는 '혁신적인 IT기기' 가 아닌 '트렌디한 패션 아이템'이 되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좋은 예시 되시겠습니다. 그런 학생들이 절대로 키노트를 활용하지는 않을 거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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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전삼춘 2019.09.11 20:18
    맥은 쓰지만...부트캠프 윈도우만 쓰는 느낌이군요.
  • ?
    1N9 2019.09.11 20:27
    개인적으로 그거야 사람 마음이라고 봅니다. 윈도우 쓸 건데 맥북만한 디자인이 없어서 macOS는 밀어버리고 윈도우 랩탑으로 쓰든, 아니면 그냥 애플 로고가 좋아서 카페용으로 쓰든, 자신이 꼭 써야 하는 툴이 macOS만 있어서 쓰든, 디스플레이와 스피커 품질이 좋아서 쓰든 간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 돈으로 자기 물건 사서 자기가 쓰는 건데 남이 뭐라 할 이유는 없죠.

    다만 저는 그걸 살살 유도하고 가격대를 상승시키며 스스로를 명품의 반열로 올리려는 애플의 의도가 맘에 안 들 뿐... 그 사람들이 뭔가 잘못을 한 건 아니죠.
  • profile
    Veritas      ლ(╹◡╹ლ)  2019.09.11 20:32
    자기네들이 쓰겠다는 건 당연히 문제가 아니죠. 문제는 애플의 행보입니다.
  • profile
    청염 2019.09.11 20:58
    애플의 행보가 뭐가 잘못되었나요? 디자인 일변도로 소비자를 불편하게 하는게 무슨 잘못이죠?

    애플이 제품 사라고 강매를 했나요? (....?)

    소비자가 제품의 디자인/기능성 중 어디에 기우냐 등의 방향성이 맘에 안들면 안 사면 그만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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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eritas      ლ(╹◡╹ლ)  2019.09.11 21:13
    애플의 행보가 '잘못되었다' 는 것이 아닙니다.

    예시를 들어 봅시다. 저는 00년대 후반부터의 RIM(현 블랙베리)의 행보를 문제삼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컨셉트가 변하고 대중의 요구사항이 변하면, 그리고 그들이 원래 대상으로 하였던 비즈니스 시장에서의 수요조차 감소한다면 마찬가지로 혁신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RIM은 기능 개선과 변하는 IT 트렌드에 따라가기는 커녕 누가 봐도 답 없는 삽질만을 반복하였고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게 되었습니다. RIM은 잘못한 게 없습니다. 강매를 한 적도 없습니다. 그저 삽질을 통해 소비자들을 불편하게 하였고, 팬들의 요구조차 수용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을 뿐입니다. 그러니 저는 이 점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제 의견은 이 글의 원 작성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비슷합니다. 저 역시 애플에 기대하고 있고, 다른 안드로이드 제품군과 비교하여 애플이 뛰어난 부분이 꽤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과거의 애플과 달리 지금의 애플이 변화하고 있는 방향성, 그리고 이로 인해 아쉬워지는 부분을 문제삼고 싶을 뿐, 결코 애플이 '잘못된 일을 저질렀다' 는 게 아닙니다.
  • profile
    청염 2019.09.11 22:15
    흐음... 이 부분 설명 할려면 진짜 드럽게 길어지는데, 나름 짧게 이야기해보죠.

    지금 애플이 진행하는 방향성이 시장 수요를 역행하는거라고 생각하신다면.... 솔직히 설득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애플은 시장에서 굉장히 잘 나가는겁니다. 요즘 아이폰이 특히 아이폰 X를 기점으로 예전보다 판매량이 줄었다는 말이 나오지만, 아이폰 X는 이전세대에 비해서 가격이 올라서 그렇죠. 이걸 단순히 마진 쿡이라고 이야기들하는데, 이럴만했습니다. 그 이유는 OLED를 채용해서 사실 단가가 오른 비율이랑 얼추 비슷할정도로 제조단가(Bill Of Material:BOM) 올라서 그렇습니다. IHS iSuppli 같은 곳에서 조사한 자료가 있어요.

    이걸 들으면 조금 이상한걸 아실텐데, OLED는 안드로이드에서 먼저 채용했죠? 그렇습니다. 삼성의 BOM은 아이폰 X급과 비슷한데, 애플이 1천달러 받고 팔때 비슷한 단가를 자랑하는 삼성 플래그쉽 폰은 850달러인가 받고 팔았거든요. 이 150달러 차이의 편차가 마진율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줍니다. 삼성은 이미 한참전에 단가를 높였지만, 그 단가 올린만큼 가격을 높여못받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일단, 삼성정도면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브랜드 프리미엄이 톱이죠? 중국제 스마트폰은 돈 더 안남습니다. 당연하죠. 가성비로 승부하는데.
    당장 샤오미 같은 폰은 일부러 자기네 하드웨어 마진이 낮고, 하드웨어 말고 소프트웨어나 자기네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주변 기기를 팔아서 돈벌겠다고 마진 5% 이상 안남긴다는 선언같은것도 할정도입니다.

    결국 아이폰이 쇠락해가는건 맞는데요. 그 이유는 디자인 수요의 역행보다는 포화된 스마트폰 시장과 애적애(애플의 적은 애플) 현상 때문입니다. 애적애는 왜 그러냐면.... 애플 지들 물건도 1년마다 신형 내놓으면서 전작대비 업그레이드 해야하거든요. 근데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한참전에 뽑아쓸 카드는 다 뽑아썼으니 유의미한 변화를 주기가 힘듭니다.

    단가가 동일한 상황에서 1,2년쯤 지난다음에 자연스럽게 신형을 내놓았을때 생기는 개선점을 살펴봅시다. AP성능 개선이 있겠죠? 근데 AP 성능도 향상 속도가 눈에띄게 줄어들었을뿐더러, 이미 스마트폰의 AP 성능은 많이 빼어나서 체감 성능 향상폭은 더 줄었습니다. 또 뭐가 있을까요? 용량? 요즘 충분히 크죠. 카메라? 카메라 모듈도 옛날에는 지옥같이 후지던 카메라가 1년 지나면 꽤 달라졌고, 큰돈 안줘도 2년뒤 쯤의 카메라는 전작에 비해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죠.

    그럼 단가가 조금올라가는 선에서 할수있는걸 찾아봅시다. 그런게 TouchID 같은 보안기능과 NFC등의 결제 시스템등의 추가입니다. 기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런 기능을 추가하면서 킬러컨텐츠라고 밀어붙일수 있겠습니다만, 이미 그런거 안나온지 한참되었죠? 그래서 이것만 봐도 나가리입니다.

    그럼 단가를 많이 올리는것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 다들 이렇게 움직이구요. 그리고 이걸 삼성은 애플보다 한참 먼저했습니다. 애플은 삼성에 비하면 단가 많이 올리는 것을 그나마 늦게한편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삼성은 반면 중국 업체에 비하면 이걸 덜한거라고 봐도 무방하죠. 아이폰 X의 단가가 오른것도, BOM 비교해보시면 아이폰 7이나 8에 비해서 아이폰 X의 제조단가가 아주 확 뛰었습니다. 1등 공신은 당연히 OLED입니다. 듀얼 카메라 같은 부분도 한몫했겠죠. 메모리쪽도 당시에 좀 비싸긴 해서 좀 올랐던걸로 기억하네요.

    아이폰 11 Pro? 이제 전작에 비해서 변화가 뭐가 있습니까? 별게 없지요? 스마트폰 시장 자체의 파이도 인도같은 시장을 제외하면 성장 한계에 다다랐는데, 그나마의 그 스마트폰 시장도 1년마다 업그레이드할 건덕지가 없어서 단가를 야금야금 올려가면서 변화를 만들어내는게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입니다.

    지금 안드로이드 진영도 포함해서 스마트폰에 추후에 기대되는 마지막 남은 혁신적인 업글요소 딱 하나있습니다. 디스플레이요. 폴더블 디스플레이라니, 말수 있는 폰이니 이런거.... 말입니다. 근데, 지금 평평한 OLED도 색감 잘내고 해상도 높으면서 현세대 스마트폰에 들어갈정도면 단가 장난아닙니다. 스마트폰 부품중 단가비중 제일 높은 단일 부품이 디스플레이고, LCD보다 단가 확 높아지죠. 폴더블 디스플레이나 말수 있는건 더하겠죠. 지금은 이런 부품의 가격대를 확 올리면서 단가경쟁해가며 힘들게 신형 폰 만들어서 파는 시장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좋겠죠? 맞아요. 좋습니다. 근데 회사 입장에서는? 안 좋죠.

    괜히 한참전에 노키아 뒈짓하고, HTC도 안보이고, Asus 같은 제조사들도 스마트폰에 발 담궜다가 뺀게 아닙니다. 이제 살아남은건 중국업체와 삼성말고는 거의 없다시피한데요. LG나 소니는 적자내서라도 어거지로 버티는거고, 중국 업체는 화웨이가 그나마 삼성보다도 조금이지만 돈 좀 만들다가 이번에 미국 재재먹고 침몰하고, 나머진 죄 본전치기 아니면 적자입니다.

    사실상 준치킨레이스를 하는거고, 애플은 독자 OS 덕분에 이 염가 중국폰들의 단가 레이스에서 벗어나있었을수 있었습니다만, 오늘날에는 이전세대 아이폰보다 의미있는 업그레이드를 할려면 단가를 X나게 올리던지, 아니면 그냥 유의미한 업글 말고 그냥 큰 의미도 없는 수치적인 스펙향상에만 의존해야합니다.

    그나마 애플은 이런 상황에서 제품 단가 올린만큼 가격대를 올리는 짓을 했음에도 예전보단 덜 팔았지만 여전히 꽤 많이 판다는 말입니다. 기업관점에서 보면 나름 선방이죠. 애플 다음 가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삼성이 갤럭시 폴드같은거 말고 그냥 갤럭시 S10 같은걸 아이폰 X랑 같은 가격을, 아이폰보다 먼저 올려서 받아봐요. 판매량 폭락할게 뻔하죠. 대체제인 중국 염가폰이나 하다못해 엘지등의 폰제조사가 수두룩한데, 삼성 내에서도 염가폰이 있구요.

    문제는 애플이 현재 진행하는 사업중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게하는 부분은 압도적으로 아이폰(전체 수익의 약 60%를 여기서 뜯어냄)이라는 것이고, 이 아이폰으로 벌수 있는 시기가 끝나가니 애플도 지금쯤 발등에 불이 떨어진게 맞긴 합니다. 그래서 아이폰 외의 먹거리를 찾아나가냐 바쁘죠.

    반면 삼성은 얼추 2013년쯤에는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벌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 이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버는 돈은 급락, 반대로 메모리랑 디스플레이 비중은 급상승해서 요즘 삼성 돈은 다 반도체 부품 생산으로 벌고 있으니 상황이 다르구요.

    그런 의미에서 애플의 아이폰 약빨이 떨어진 것도 맞고, 발등에 불떨어진것도 맞은데, 이런 시장포화 상황+염가형 스마트폰의 공세+애플의 가성비가 뒤떨어짐 이라는 3중고 보다 디자인을 이유로 시장에 역행해서 죽쑨다고 보는건.... 그냥 적절한 분석이 아닌거죠. 애플은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에선 세계 탑입니다.

    삼성이 점유율이야 1등이지만, 애플에 비하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벌어가는 마진은 그냥 너무 적어서 비교하기에 민망할정도인데, 다른 제조사들은 삼성 포함 다 죽쑤는 시장에서 그나마 가장 오랫동안 떼돈 벌어가는 애플이 "니네가 경쟁사보다 물건 못만들어서 시장에서 도태되는거야!" 라고 말하면...

    어... 음... 시장 분석을 안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좋을대로 해석하는거입니다. 소비자 관점이 아니라 이득을 남기는 회사라는 관점에서는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만 좁히고 보면 여전히 왕 중 왕입니다. 조금 1등도 아니고, 압도적 1등입니다. 시장 자체의 성장이 멈추고, 단가는 올라가서 실질적으로 마진 파이가 줄어들어가는데다가 자기네 전작 아이폰들보다 의미있을정도로 나아진 신형 아이폰을 팔아야하니 애플이 힘들어보이는거죠.

    보통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마진의 대부분을 애플이 쓸어간다는 점을 잘 말을 안하고, 그나마도 삼성이 점유율 높다면서 삼성이 마치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앞선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잘못 생각하는것이... 기업의 목적은 돈 버는겁니다. 마진율보다 점유율을 높게 인정해주는 경우가 흔한 것도 사실인데, 그러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일반적으로 단기적으로 마진 높은것보다 점유율 높은게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금융적인 관점 때문입니다. 시장의 영향력도 무시할수 없구요. 근데 이미 애플은 단기 마진율이 높은게 아니라 10년간 스마트폰 시장 마진의 패왕으로 군림하고 시장의 영향력은 더욱 대단한데 점유율이 삼성보다 좀 낮은게 뭔 상관입니까? 그냥 스마트폰 시장이라는 분야는 애플이 여전히 패왕입니다. 왕국 내에서는 패왕이지만 왕국 전체가 시들해서 문제인거지.

    개인적으로 저도 애플의 방향성 자체가 장기적으로 옳다고 보진 않습니다. 시장적 관점에서 이제 AI/빅데이터/컨텐츠/자율자동차/전장등으로 이동하는데 애플은 이 분야에는 동급으로 불리는 미국의 F-A-A-N-G 중에서 가장 약세라고 봐도 무방한데다가, 하드웨어의 방향성도 100% 옳다고 보긴 힘들다고 이야기한다면 맞습니다.

    근데 시장의 결과라는 성적표와 분석을 기반으로 해석할때, 애플이 생산하는 제품들은 해당 시장내에서는 아직도 드럽게 잘팔리고 있는게 맞습니다. 아이폰의 상승세가 이제는 하락요소가 보인다는 것까지 감안해도 경쟁사 대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하드웨어의 시장 성적표를 따져보면 성적표는 탑 수준으로 잘받고 있습니다. 애플이 좀 더 기능성 디자인을 잘했다고 지금 이 상황에서 더 선방할수 있었을까요? 쪼금은 더 선방했을 가능성은 있었겠죠. 그런데 시장 자체가 작아지는 판에 별로 크게 의미있는 수치는 아닐겁니다.
  • profile
    방송 2019.09.11 23:28
    블랙베리는 제조사 + 통신사들이 주로 돈을 버는 구조지만 아이폰은 애플 + 통신사 + 앱제작사 + 온갖 호환품 제조사가 돈을 벌고 있는게 차이가 나죠.

    더구나 뿌려진 물량이 압도적이고 서드파티 물품을 구입해줄 고객의 주머니 사정이 꽤 좋아 이게 큰돈이 되는 매우 큰 시장이라는 점이 매우 다른 것이죠.

    SD 메모리를 막는 것은 용량 부족으로 아이폰을 바꾸게 만들면서 리사이클을 돌려 미래에 대한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에 일부러 막는 것이죠.
    기업은 수익을 못 내면 직원들 월급도 못주고 끝내 망하는 것이니 말이죠.

    윈도우 진영은 오랜 정체끝에 결국 사양 산업이 되어 연구 개발비는 커녕 구색 갖추기도 버겁고 년간 2000만대의 팔리는 맥으로 인해 그나마 돈되는 고급 노트북 시장도 부트캠프로 인해 꽤 많이 갈아 먹혀 짜증나는 판국이었지만 매우 다행이도 애플이 서서히 공유되는 윈도우 자원을 덜어 내고 독자적인 하드웨어로 macOS 기반을 강력히 다지고자 마음 먹는 전략을 보면 윈도우 PC 제조사 입장에서 오히려 희망의 빛이 보인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거대한 애플이 CPU때문에 발목을 잡히는 것은 딱히 좋은 것도 아니고 이제는 IT를 뛰어 넘어 생활 깊숙히 파고 들어가는 전략을 잘 취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매우 성공적으로 착착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윈도우 PC 제조사들도 높은 수익을 낼수 있는 고부가치 상품을 내다 팔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됩니다.

    그 수익으로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쏟아 부운 멋진 물건들이 마구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ㅋㅋ
  • profile
    title: 흑우FactCore      Fact Bomber 2019.09.11 21:17
    다른주제지만 최근 맥들의 윈도우 드라이버 지원이 개떡같아서 부트캠프가 아주 골룸하죠 ㅠㅠ 특히 SMC 접근도 차단해서 팬 속도 조절을 못하니 퍼포먼스에 악영향도 가고 부트캠프의 사용 빈도가 확 줄었죠;;;
    성능 개선좀 하려고 최신 드라이버를 깔려고 하니 그놈의 T2이 하드웨어 정보 접근을 막는지 하드웨어 인식을 아예 못해서 설치를 못하는 문제까지 ㅂㄷㅂㄷ.....
  • profile
    neon 2019.09.12 02:01
    주위 사람들이나 저는 노치나 사각카툭튀가 디자이너의 힘이 작용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디자이너 입지가 약해진거 같다고 느끼고 있죠. 업계 리더이고 디자인이든 뭐든 그렇게 만든 이유를 애플은 직접 부딫혀서 만들어 낸 걸 알기 때문에 다른 기업도 그런 것들을 따라하는 거라고 보구요. 아이폰이 힘을 잃어가는 것은 디자인이 우스워져서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돌파해 가기보다는 우리 삶안에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가는데 다른기업처럼 한계를 보여서겠죠. 흔히 말하는 혁신이 없다는 표현이요.
  • ?
    NPU 2019.09.12 12:25
    저는 디자인은 맘에 들던데 자꾸 무거워지는것이 문제더군요. 전작도 무거운 편이라 이번에는 무게를 줄일 줄 알았는데 훨씬 더 무거워졌어요. 3D터치 모듈도 빠졌는데
    배터리가 문제인지 뒷판 유리가 문제인건지...
    애플은 그 정도 무게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 다음 제품도 저런 무게로 나올 듯 해서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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