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에 Пикник на обочине 의 한국어 번역(노변의 피크닉)에 맞춰, 이벤트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당첨! 선물로는 환장할 렘(스타니스와프 렘이라는 폴란드 사람의 단편선집 - 솔라리스의 작가입니다.)을 받을 예정이었는데, 3년동안 소식없다가 오늘 확인해보니 세계문학단편선집으로 나온다네요. 예이~ 요번주 내로 책 오겠죠 'ㅅ'
ps. Пикник на обочине (Roadside Picnic)은 아르까지, 보리스 스뚜르가츠키 형제라는 소련의 작가 형제 들이 지은 책입니다. 레닌그라드 공방전도 푸짜르와 거진 비슷하게 겪고, 여튼 둘이서 크로스해서 소설을 지었죠. 이 책은 그 형제의 대표적인 소설로 특정 클리셰(외계의 존재 때문에 발생한 의문의 구역으로 일군의 사람들이 파견가는 설정등)은 이 책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토커, 메트로, 서든리치 등등 모든 비슷한 클리셰는 이 책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설에서는 캐나다를 찍고 있죠) 영화로도 나왔는데, 한국어에서 '스토커'라 하기 뭐하니 '잠입자'라고 나오고, 형제들은 삘받아서 스토커란 소설을 씁니다. 그리고 체르노빌 당시 프리피야트에서 물건 쌤치는 사람들을 가리켜(...) 스토커라고도 했죠.
아 물론, 그 전에 정부속을 긁어놓은게 있기 때문에, 소련 정부에서는 죽어도 책 안내려고 했고, 형제는 어케저케 출판사를 굴복시켰습니다. 그리고 소련 말기 즈음에 모든 검역을 다 풀어버린 본을 내놨습니다. (KGB의 사상검증은 소련 작가연맹에서 탱킹해주고, 거기다가 투철한 공산주의자(형이 소련군 언어 장교로 있었죠. 여럿 일본어 문학도 번역하고, 수업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인기를 받은터라, KGB도 뭐...) 뭐, 이 형제와 관련된 썰중 하나는 한국에서 취재한게 아니라 2차로 넘어온 뉴스였는데, '아바타'란 영화가 이 형제들의 정오 세계관(Noon Universe)와 겹친다고 러시아 전체가 다 빡돈 적이 있었습니다. 아 물론, 그때까지 살고 있었던 보리스는 '알 거 뭡니까?'로 대답했다고...
물론 보리스도 푸시 라이엇을 지지하지 않나 하지만, 소련 시절보다 약한 러시아 연방에서 갈궈봤자...
뭐, 이 형제는 소련/러시아 문학사를 보더라도 엄청난 역할을 했지요. 1930년대 죽어버린 안티 유토피아, 즉 디스토피아 소설에 다시 숨통을 불어넣어줬으니 말이죠. (심지어 소설이 안나왔는데, 이 형제들의 소설관이 한글 논문으로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3년전에 이런일이 있었네요. 전세계구 디스코드에 모스크바 산다는 사람보고 Пикник на обочине 샀다고 하니까 하는 말이 '야 그거 의무(Responsibility)로 읽어야 하는거야' 하는게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