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블루레이 레코더를 구매하고 싶다는 글을 쓴 바가 있습니다. https://gigglehd.com/gg/lifetech/5671812 실제로 레코더류 대부분이 그 어떤 아날로그 비디오 캡쳐보드보다도 뛰어난 화질과 성능을 가진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신형 모델의 경우, DV 캡쳐를 MPEG-2 대신 AVCHD로 변환하여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안 그래도 BD 플레이어가 필요했었는데 이거 하나면 BD 플레이어와 레코더, 일부 기종의 경우 네트워크 플레이어까지 겸할 수 있잖아요.
근데 이 물건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일본 내수용' 이라는 겁니다. 굳이 이시국씨를 부르지 않아도, '내수용' 이라는 점에서 위의 장점을 다 쌈싸먹습니다. 언어 문제? 일본어를 배우면 되죠. 가타가나 히라가나는 읽을 줄 알고, 굳이 읽을 줄 몰라도 영화 필름 모양은 비디오, 씨디 모양은 디스크 재생이라는 건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부품 수급 문제라면, 3천 엔 미만에 정크품을 쉽게 구할 수 있어 여기서 교체를 하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완벽한 기계에 쓸데없는 제약이 잔뜩 걸렸다는 점. 일본의 저작권법 때문입니다.
Copy Once가 걸려있는 영상매체물의 경우, 오직 한 번만 복사할 수 있습니다. 한번 복사가 끝나면, '이동' 만 가능합니다. 만약 디스크로 이동했는데 그 디스크가 뻑났다? 그냥 후욱 가버리는겁니다. 편집? 영상 끊거나 자르는 수준 이상은 전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물론 요즘은 기준이 개선되어서, BS 방송 기준으로 10회의 복사가 허용된다고 하네여. 물론 이 기회를 다 써버렸다면 위의 단점을 그대로 계승하져.
소니의 유명 레코더 브랜드 '스고로쿠' 설명서에는 '체크아웃 기능' 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녹화한 프로그램이나 닛폰산 DRM이 걸린 영상매체물을 PSP 등 휴대용 기기로 전송할 시, 레코더 내부의 영상은 재생이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다시 레코더에서의 재생을 활성화화고 싶다면, 귀가 후 기기를 다시 레코더에 연결하여 휴대기기 내부 영상 삭제 확인을 반드시 거쳐야만 합니다.
이러한 점 때문인지는 몰라도, 레코더의 본체는 강력한 암호화로 잠겨 있습니다. 레코더 내부의 하드 디스크는 삼성이나 도시바에서 제조하는 일반적인 HDD가 포함되지만, 레코더 시스템에서 전용 규격으로 포맷하기 때문에 이를 컴퓨터에 연결하여 녹화된 영상매체물 등의 자료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PC 연결 후 영상물에 DRM이 걸려있다 이런 수준이 아니라, 아예 디스크 자체를 인식을 못 합니다.
이런거 뜰 때 있잖아요. 딱 이렇게 된다고요.
하드디스크가 뻑나면 어떻게 하냐? 바꿔야죠. 근데 그거 바꾸는 것도 마음대로 못 합니다. 서비스맨이 직접 가정에 방문하여 서비스 모드를 돌리고, 거기서 포맷을 해 주어야 합니다. 고장난 하드디스크에 든 내용? 저작권법상 못 살리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결혼식 영상이라던지 등등 정말 중요한 것들이면 몰래몰래 복구해주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완벽한 자료 복구는 불가능합니다.
디스크 드라이브가 뻑났다? 더 심각해집니다. 레코더 제조사들이 하나같이 구형 모델의 디스크 드라이브 생산을 종료해 나가는 추세이며, 모든 일본산 레코더는 광 미디어가 유일한 데이터 추출 방법입니다. USB 꽂아서 데이터 옮기기는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망가질 경우 AutoK든 부품을 수급하고 서비스 모드에 들어가서 드라이브를 등록시켜 옮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참 비효율적이게 짝이 없죠.
일부 레코더 기기들은 서비스 모드에 들어가는 방법이 공개되었습니다. 사실 레코더가 고장날만한 거리가 하드디스크와 디스크 드라이브밖에 없으므로... 서비스 모드에서 새 하드디스크를 등록하고 포맷하거나, 새로운 디스크 드라이브를 인식시켜 주면 되는 것이지요. 물론 공개되지 않은 최신 기기는 비싼 서비스값 내야 됩니다.
물론 미제 레코더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부 DVD용이며 BD용으로는 없습니다. 이게 왜 문제냐 하니, DVD는 MPEG-2 코덱으로 영상을 저장하기 때문에 AVCHD에 비교하여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DVD 중 AVCHD를 지원하는 물건이 있긴 한데, 이건 일본 외에서 찾아보기 힘들고 무엇보다도 호환성과 보존성에서 크게 떨어지므로...
요즘 단자 없애는 게 참 마음에 안 들거든요. 심플이다 뭐다 하는데, 단자 좀 있다고 해서 디자인이 나빠지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얼마나 이쁩니까? 하앍, 하앍.... 노트북 제조사는 이런 걸 본받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포트의 수를 줄인다고 노트북이 이뻐지는 일은 절대 없다는 사실을 디자이너들은 모르는 걸까요.
아, 물론 이건 꽤 극단적인 케이스입니다만, DV 캡쳐를 위해 1394 포트 정도가 달린 구형 노트북은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걸 구매하는 게 답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정 안되면 수능 끝나고 학교 컴퓨터 빌려서 해야죠. 폐기 직전의 PC는 물론이고, 많은 PC에 1394 포트가 달려 있음을 실제로 확인하였습니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고 관련 사이트를 들락날락하는 많은 급식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겠지만, 정보 담당교사와 사이가 굉장히 좋은 경우가 많아요. 이건 굉장한 장점이죠.
아날로그와 달리 DV 캡쳐는 PC로 진행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DV 포맷을 AVCHD나 MPEG로 변환하는 레코더 기기와 달리, PC는 DV 신호를 그대로 저장 가능하죠.
10,000엔 미만의 DV 캡쳐를 지원하지 않는 저렴한 중고 레코더를 하나 구매해서, 여기서 중요한 아날로그 캡쳐는 다 떠 놓고 이걸 블루레이 플레이어용으로 좀 굴리다가 고장나면 수집용으로 사용하거나 나눔게에 보내려고 합니다.
PS2 겸용 레코더인 PSX는 정작 레코딩 기능에서 영 좋지 않다고 하네요. XMB를 최초로 적용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의는 있긴 한데, 실사용 가치가 제로에 가깝다고 합니다.
요즘은 프론트 패널에 디스플레이를 장착하지 않는 추세인 듯 합니다. 이 경우, 제품의 상태 표시는 LED를 점등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죠.
그러나 아예 사라진 건 아니고, 현재 가장 자주 사용되고 있는 형태는
이와 유사한 형태입니다.
세그먼트 숫자 6개에, 기타 잡다한 동작 확인 세그먼트 몇 개를 달아놓은 형식입니다.
한편,
구형 플래그십 제품군들은 넓은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있으며, 표시되는 정보량이 많습니다. 또한, 제품 설정 중 일부는 TV 화면을 굳이 켜지 않아도 플레이어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를 줄이거나 없애려고 하는 추세는, 원가 절감 목적이겠죠. 디스플레이가 없다고 해서 플레이어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러니 아예 없애는 건 이해가 됩니다. 물론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근데 심플화된 디스플레이를 굳이 넣는 것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이런 디스플레이들은 표시되는 정보량이 압도적으로 부족합니다. 현재 시간 / 플레이 시간 / 에러 코드, 딱 3가지에 한정해 있으므로 큰 의미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디스플레이를 제거하는 대신 작은 디스플레이를 설치하는 것의 원가 절감 효과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세그먼트 숫자가 주는 그 특유의 기계적인 느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미적으로 아름답다고 보기에도 이상하고.
물론 이들 디스플레이는 과거의 산물이며 트렌드는 따라가는 것이 옳지만...
솔직히 좀 마음에 안 듭니다. 특히 DVD / BD 플레이어를 오디오 겸용으로 이용하는 경우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들 플레이어들이 대부분 고해상도 오디오 재생기능을 지원함을 고려한다면 더더욱이요.
플래그십 기기에 고해상도 흑백 액정을 적용한다면 세그먼트 숫자 특유의 느낌을 제거하여 딱딱한 느낌을 줄일 수 있으면서도 사용자 편의성이 향상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토렌트로 파일 찾아다 실사용 하는게 제일 편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