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행을 당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
해돋이 님께서 추천해주신 혜화동 이어폰샵에 가봤습니다.
인터넷에서 추천한 이어폰들을 직접 들어보고 소니의 플래그십 DAC와 플레이어, 아스텔 앤 컨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대충 Ear Dildo를 만드는 모회사의 제품은 있는걸 다 들어보고(기글의 모 회원이 실제로도 소유하고 있고 좋아하는 그 회사죠.), 젠하이저, 소니 등등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느낀 점 하나.
오디오는 돈지랄이 아니고, 소리는 청자가 만들어가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거기서 들어본 이헤폰들의 소리가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그게 100만원이 넘는 물건이라도 말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들어본 제품 모두 '해상력'이 확실히 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집 가는 길에 A45에 쿼드비트를 물려서 이퀄라이저 끄고 들어보니 100만원이 넘는 물건들보다도 소리가 더 또렷학 들리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플루트, 클라리넷 파트의 소리는 3만원짜리 쿼드비트가 압도적으로 좋다고 느꼇습니다.
이 문제는, 오디오에는 돈을 쏟아부어야 좋은 소리가 난다는 것과 반대됩니다. 우선 스스로 선호하는 소리를 알고, 거기에 맞춰서 튜닝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플레이어를 만져보면서도 느낀 점이,
소니는 zx300과 WM1Z 그리고 TA-ZH1ES를 봤고, 아스텔엔컨도 제가 본게 400만원이 넘는 물건이었어요. 근데 여기서 저는 음질적인 면에서 그 어떠한 차이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음색이 아니라 음질)
제조사들은 노이즈 1dB를 줄이고 DR을 1dB 늘리기 위해서 애를 씁니다. 그러면 각종 오디오 신도들에게 팔아먹기 딱 좋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를 눈치챌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단적인 예로 30만원짜리 보급형 DAC의 음질과 400만원짜리 최고급 DAC를 똑같이 최고급 헤드폰에 물려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시도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과연 이 둘의 차이를 정확히 맞추는 사람이 과연 지구 상에 몇 명이나 될까요?
오디오 플레이어에서 음질은 일정 수준 이상만 되면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럼 뭐가 중요하냐? 음질이 아닌, 기능과 인터페이스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A45와 아스텔앤컨을 비교하면, 음질에서는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우나 전반적인 작동 속도와 기능의 종류와 세밀함에서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A45는 하이파이에 적절한 괜찮은 음질 조건을 충족하지만 하지만 느려터진 인터페이스와 나쁜 터치감에 6밴드 이퀄라이저와 몇가지 음장기능으로 끝입니다. 아스텔 앤 컨은 살짝만 스쳐도 반응하는 최고의 터치감에 굉장히 세밀한 이퀄라이저 설정 그리고 투박하지 않은 UI 디자인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여담으로, WM1Z에는 실제로 릴레이가 들어 있는 것 같더라고요. 다이렉트 스위치를 켜면 딱! 딱! 소리가 나면서 다이렉트 출력 모드가 바뀌던데, 이 기계식 릴레이의 느낌이 좋았습니다.
다이렉트 기능은 아마 DAC에서 DSP 등 추가회로를 안 거치고 바로 앰프로 점프하는 기능인거 같더라고요. 안그러면 릴레이가 존재할 이유가 없죠.
그리고 볼륨을 dB 단위로 나타내는 게 그저 숫자로 나타내는 것보다 더 좋다고도 느낍니다. 고급 오디오는 볼륨을 dB로 나타내던데 DAP도 반드시 그래야 되요.
그 이상은 성능 차이보다는 브랜드 차이, 음 성향, 응답특성, 디자인 등등... 의 차이가 대부분이죠.
소리가 아닌 부수적인 요소에 의한 가격 상승들이죠.
저같은 경우에도 코원 플레뉴D와 HUD-MX2, MDR-1AM2, ATH-IM02, SRH840이 제일 비싼 음향 장비들입니다.
죄다 30이 넘질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