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항상 예체능이 문제였습니다. 그때 미술을 C를 받지만 않았었더라면....
아예 태아 발달과정에서부터 디버프를 받았음이 유력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수준이죠. 지금도 그림 그리라 하면 초딩 고학년 수준밖에 못 그리겠습니다.
우선, 3D 표현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머리속에서 렌더링은 되는데, 이게 손으로 출력이 안 됩니다. 진짜 줠라개답답해서 미칠것 같습니다. 머릿속에서 충분히 잘 떠오르는데, 백지에 옮기기만 하면 비율이 엉망이 되는 경우가 잦더라고요. 곡선을 다량 포함한 디자인 (사람 3D, 두상 같은 것)의 경우는 아예 이걸 어떻게 그려야 할지 생각 자체가 멈춰버립니다. 윤곽조차도 못 잡겠어요. 그렇다고 2D의 경우도 나은 건 없는 것이, 곡선을 다량 포함한 디자인은 꼭 이상하게 나오더라고요.
우리 컴덕 회원님들을 위해 대충 비유해 보자면, GPU는 평균은 되는데 플로터가 문제인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아니면 플로터 - PC간의 USB 인터페이스라던가, 아니면 USB 케이블 그 자체, 어쩌면 이 모든 것을 제어하는 CPU가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죠. 하여튼 GPU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작도 및 설계도의 경우 문제가 없습니다. 얘는 그림 실력과는 관계가 없죠. 자와 계산기와의 싸움이니... 지금도 전자제품 설계하는 것이 취미이기도 하네요. 그렇다고 잘하냐면 또 그건 절대로 아니지만.
생각나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어린 시절 유치원에서, 자기 집 안에 뭐가 있는지 그리래요. 그래서 말그대로 제 집에 뭐가 있는지를 그렸죠. 근데 저 빼고 다 집 안에 자신의 모습을 그렸더라고요? 집 안에 있는 것들을 그리라길래 집의 구조를 그려넣었는데, 그 날 이후로 전 미술학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공통적으로 '실력이 평균 아래이다' 라는 평을 적당히 순화한 이야기를 자주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실력이 평균 아래라는 것은, m 미만임을 의미합니다. 내신으로 따지면 6등급 미만 학생이라고 보면 될듯.
그리고 초딩 고학년때 다시 다니기 시작해서 소묘화 감을 얼추 잡고 초딩 졸업할때까지 잘 다녔긴 하지만, 3D 렌더링이 안되는데 뭘 어떻게 하라고요. 참 쓸데없이 버려진 $라고 생각합니다.
다른건 적어도 평균은 따라갈 자신이 있는데, 오직 그림 그리는 것 만큼은 평균도 따라가지를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요?
우선, 캐드를 배우고 싶습니다. 분명히 그리고 싶은 디자인은 있는데 이를 못 그리겠으니, 컴퓨터의 도움이라도 받고 싶다 이겁니다. 수능 끝나면 천천히 배워나가고 싶은데, 우선 어떤 프로그램이 나에게 가장 적합하느냐, i5 7200U + 940MX 조합의 랩톱에서 캐드 프로그램이 잘 돌아가겠느냐와 캐드 프로그램의 기초를 마스터하기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느냐가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것들을 만화로 그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 사이트에서 비디오 게임 관련 만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걸 보고, 만화라는 매체의 잠재적인 가능성에 대한 생각이 마음속으로 와닿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저는 만화를 못 그리니, 혹시 그릴 수 있는 분이 있으시다면 저는 언제나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