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gigglehd.com/gg/bbs/4610833
3월 27일날 누가 버블 메모리 에뮬레이터 만든 걸 보고 자괴감 든다고 적었었죠. 전 저런 거 못 만든다고.
그렇게 6달을 보내고 이젠 버블 메모리가 어떤 형식으로 데이터를 주고받고, 부팅 초기 시 기판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거진 알게 됐습니다. 소프트웨어 리비전에 대해서도 파악을 좀 했고, 68000 어셈블리도 좀 봤죠.
하니까 되더라구요?
https://gigglehd.com/gg/bbs/5688900
버블 시스템 기판도 드디어 샀어요. 90만원.
물론 고장이라 고쳐야 하고, 저기 카트리지는 탄탈콘덴서가 전원 넣자마자 터져서 콘덴서 갈고 재 테스트 예정입니다.
그리고 수리 도움 및 밑면 비디오 램 보드 백업용으로,
사라만다 기판도 샀습니다. 밑면 비디오 램 보드를 동일한 걸 사용해서, 수리에 도움도 되고 고장나면 임시로 이걸 쓸 수도 있어서 샀습니다. 90만원.
그렇게 버블 메모리 에뮬레이터를 만드려고 준비를 하다 보니...
이젠 밑면 비디오 램 보드의 커스텀 칩 6개가 맘에 걸립니다.
저 기판이 흔하긴 하지만 요즘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이고, 제가 커스텀 칩들을 무지하게 싫어해서 저걸 모두 호환품으로 대체해버리고 싶더라구요.
왜냐면 저게 고장날 경우 멀쩡한 걸 새로 구해서 교체를 해야 하니까요.
당연히 커스텀 칩이기에 제가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해야 합니다.
찾아보니 회로도가 있습니다.
커스텀 칩 6개중 2개는 뭔 일을 하는지 확실히 알았고, 나머지 4개는 반정도 파악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버블 시스템 레이싱 게임(RF2) 전용 인터페이스 카드도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별건 아니고, ADC가 달려서 그 변환한 디지털 값을 0x70000 레지스터에 계속 써주는 역할을 합니다.
결국 커스텀 칩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위해 68채널 로직 애널라이저를 사기로 맘 먹었습니다.
핀이 64개라서 보통 저렴한 16채널 이런 걸론 한참 모자라거든요.
버블 메모리 에뮬레이터를 만들고 싶다는 소소한 목표가 이젠 그냥 복사기판을 만들어 버릴 수준의 일이 됐습니다.
다행인 건 10-20년간 천천히 해도 될 일이라는 거에요.
이미 버블 메모리 에뮬레이터 나온 물건도 있고, 커스텀 칩 자체가 그렇게 고장 잘 나는 물건도 아니거든요. 또 기판도 상당히 흔하지요.
이게 6개월 새에 커진 판입니다.
본업 이외에 몰두할수있는 취미가 있다는것은 참 좋은일이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