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금문도에는 남해관음사라는 작은 절이 있습니다.
이 작은 절은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소원성취를 빌고자 일부러 오는 명소죠.
그런데 웃긴 점이 원래는 진짜 절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과거 대만은 중국을 견제하고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 금문도에 군사시설을 짓고, 이를 종교시설로 위장하곤 했습니다.
이 남해관음사도 본래는 그런 목적으로 세워진 벙커였습니다.
근데 이 남해관음사를 만들 때, 이유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대만 측에서 "이왕 만드는 거 제대로 만들어나 보자.“ 하고 조상 대대로 불상을 만들던 집안의 징집병을 데려와 관세음보살 불상 등을 만들게 한 뒤 이곳에 안치했습니다.
근데 그 이후, 가짜 절이지만 너무 제대로 만들려 해서인지 아니면 집안 대대로 불상 만들던 집 자식을 데려다 만들어서 그런지 남해관음사가 진짜 종교시설마냥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그저 배치된 군인들과 지역 사람들이 고단한 삶의 위로라도 받고 싶어서 이 곳을 찾아 기도를 드리고 가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기도빨이 잘 먹히고 성공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입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파워 스팟으로 떠오르게 되죠..
이러니 남해관음사는 벙커가 아니라 기도도량으로 알려져 사람들이 잔뜩 모이게 되었고...
민간인들이 잔뜩 모여드니 벙커 구실은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고....
결국 1989년 남해관음사는 벙커 기능을 포기하고 진짜 종교시설로 전환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