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국수.
이 얼마나 성스런 이름이란 말입니까.
푹 고아낸 육수에다가 비린내 잡을 것 좀 넣고 중면 풀어넣고 고기썰어 삶아 얹어놓고 고명까지 촵촵 올린 다음 위에다가 후추 솔솔 뿌린 뒤에 저어서 고기를 한 점 집어다가 고기로 면을 싸먹는 겁니다.
그리고 잘 익은 김치를 곁들여 먹는 거죠... 아... 침고인다.
집에서는 고기국수를 먹은 적이 없습니다.
밖에서 따로 사먹은 적도 없었습니다.
그간의 제 고기국수는 학교 급식에 나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건 정말 맛있었어요. 학교 베스트 메뉴로 당당히 꼽힙니다. 고기국수가 메뉴인 날이면 급식소가 미어터지곤 합니다.
안타깝게도 전 더이상 급식을 먹지 못하고, 당장 학식을 접할 수도 없는 백수란 말이죠. 그래서 먹으라는 짜장면은 속이 울렁거려 포기. 고기국수를 사먹었습니다.
음음.
올래가면 탁이국수
? 아마 이런 이름의 가게였을 겁니다.
실망했다실망했다실망했다실망했다실망했다나는실망했다죄송합...
뭐 그렇다구요. 쓸데없이 비쌌고, 대기시간은 끔찍이 길었고, 반찬도 맛이 없었고, 얹어진 고기는 몇 점 되지도 않았으며 국물도 연하고 간도 별로 안맞는데다가 뿌릴 후추도 없었습니다.
깨는 개인적으로 싫어하기에 추가 감점.
빽다방 말고는 가본 카페가 없던 까마귀.
불만족스런 식사를 마치고 지친 노구를 이끌며 카페 파스구찌?라는 곳에도 가봤습니다.
크게 광고때리던 딸기스파클링을 샀어요.
톡톡톡톡 스파클링...을 원했는데, 음료를 책상에 돌려놓기 무섭게 반동으로 책상이 흔들리면서 아메리카노가 책상을 뒤엎었습니다. 으. 아직도 몸에서 커피향이 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딸기 스파클링은 말이죠.
양 적고 맛 없습니다. 6200원... 흑.
그냥 탄산수에 딸기 간 거 조금, 딸기 조각 두개, 베리 두어개, 얼음 가득 넣은 거 그대롭니다. 딸기 잎도 좀 넣었군요.
결국 앉아서 도나 닦다가 집으로 돌아갔다고 해요. 아직까지 속이 울렁거립니다. 역시 정신성인가.
설마 제주도에서 먹은 것은 아니겠지요?
제주도 가셨으면 올레국수나 자매국수도 좋고 삼대국수도 괜찬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