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킨토시란걸 알고 올드맥에 관심을 가진지 어언 15년. 하지만 애플 제품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말고는 써본 적이 없어서 일종의 환상 비슷한 걸 가지고 있는데요, 작년에 아이폰과 아이패드 쓰던걸 모두 팔아치운 뒤로는 좀 잠잠했다가 좁은 원룸으로 이사하고 나서 환상이 본격적으로 심해졌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최대한으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하는 중에 컴퓨터 본체의 크기가 문제가 된 겁니다. 솔직히 쓰는 기능은 얼마 되지도 않으면서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전선까지 어지럽게 널려있으니.. 이 답답한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해보고자 ASRock DeskMini 같은 미니PC를 알아보았다가 그 끝이 맥 미니와 맥북에 다다랐습니다. 확실히 얘들을 쓰면 공간을 크게 줄일 수도 있으면서 성능도 얻을 수 있겠죠. 중고품도 많이 널려 있고 부품용만 사서 조합해 쓰는 일도 실력만 있으면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맥 제품군이 인텔에서 애플 실리콘으로 넘어가는 트랜지션 기간이고, 아무리 적게 잡아도 1~2년 정도 뒤에 지원이 끊길 인텔 맥을 사기에는 시간이 애매해졌다는 겁니다. 고가의 기기를 사면 그만큼 더 본전치기를 해야하는데 그게 안 된단 말이죠.
이쯤되면 이 너구리가 왜 이렇게 쩔쩔매나 싶으실텐데, 맞습니다. 돈이 없습니다. 여름에 방 빼서 이사가려면 돈을 어느 정도 모아둬야하는데, 치킨도 못 시켜먹고 찔끔찔끔 모아도 돈이 금방 쌓이지가 않네요. 이럴바에야 인텔 지원 끊길때 적당히 판다는 가정에 싸게 하나 사서 쓸까 싶기도 했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지금 당장은 필요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니만큼 제가 정말로 맥이 필요한 지 곰곰히 고민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주로 하게 될 작업 등을 적어서 말이죠. 음.. 그런데 그 끝에 또 윈도우 노트북이 아른거려요. 하아..
p.s. 유튜브 알고리즘이란게 참으로 신기한게, 맥에 관한 영상 몇 개 찾아보니까 금세 추천영상으로 좌르륵 띄워주더라구요. 소개해주는 애플 제품 수리하는 영상들 보고 ifixit 툴킷 세트가 끌렸습니다. 맥은 당장 못 사도 이건 살 수 있어요.. 해외 직구를 할 수도 있지만 살면서 직구 한 번도 안 해본 너구리라 그냥 국내 총판 찾아서 거기서 사기로 찜했습니다. 솔직히 공구는 있으면 좋기는 하잖아요? 필요할 때 쓸 일이 더 많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