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지상파 DMB와 FM 라디오, 재난방송용으로 무엇이 더 적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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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난방송 매체는 지상파 DMB(이하 'DMB')와 FM 라디오(이하 '라디오')가 있습니다. 둘 모두 단방향 매체이고 인터넷 망을 사용하지 않으며 단말기 크기가 작다는 점에서 재난방송으로 사용하기 위한 기본 조건은 갖추어졌다고 평가합니다.
저는 DMB 손을 들어주는 편입니다. 음성만 나오는 라디오와 달리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HD KBS STAR는 전국에서 송출되므로 재난방송 주관방송사 KBS발 방송을 720p 화질로 시청 가능합니다.
라디오가 나쁜 매체는 아닙니다. 구동에 전기를 덜 쓰고 전파 회절성이 더 뛰어나기 때문에 신호가 멀리 갑니다.
수신기 보급 상황은 라디오가 유리합니다. DMB 단말 신제품은 최근 3년간 0개지만 라디오 단말은 지금도 계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2020년 이후 출시되는 많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라디오 모듈이 내장된 EO-IC100 이어폰이 있어야만 수신이 가능하지만 외산 기기는 3.5 mm 폰커넥터로 전파를 받는 고전적 방식을 사용합니다.
접근성은 DMB가 유리합니다. 청각 장애인은 라디오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정보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겠습니다.
해외 사례로 원세그를 참고 안 할 수가 없습니다. 2011년 도호쿠 대지진 때 원세그가 재난방송 역할을 해냈다며 DMB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2019년 원세그 지원 단말도 NHK에 수신료 납부 의무가 있다는 최고재판소 판결이 나왔고 2021년에는 원세그 지원 단말이 단 하나도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TV가 사양길로 접어드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고, NHK 수신료는 OTT 구독료 수준이니 아예 원세그 없는 스마트폰으로 바꿔버리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원세그 칩을 넣어야 하니 설계 변경 및 단가 인상도 부담이었을 것입니다. 이건 DMB도 마찬가지.
라디오와 DMB는 장단이 뚜렷합니다. 재난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 라디오가 압도적 우위지만, 초기 정보 수집에는 DMB가 유리하기에 휴대기기에는 DMB 탑재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라디오는 전용 단말이 있고 그것 쓰는 것이 유리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