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천원마트에서 파는 싸구려 전자기기들을 애기 장난감으로 사주는데요. 생각지도 못했던 부작용이 있군요.
1. 피아노입니다. 이 가격에 어떻게 피아노가 나올 수 있는건가 신기했는데, 전원 커넥터 부분이 접촉 불량이 나서 뜯어보니 구조가 정말 간단하더라고요. 벨로시티 같은 건 기대도 할 수 없는 '누르거나 아님말고' 식의 건반 스위치에, 보강 처리는 하나도 안 되어 있는 기판과 커넥터까지. 그래서 글루건을 떡칠해서 자리를 잡아 줬는데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피아노에 내장된 데모곡이 몹시 중국스러워요. 디지털 피아노에 들어간 데모곡이라면 엘리제를 위하여나 월광 같은 게 나와야 하지 않나요? 이런 노래가 저작권이 걸려 있어서 못 넣는 것도 아닐테고, 설령 있다 한들 중국애들이 신경이나 쓸까 싶은데요. 하여간 데모곡이 몹시 중국스러워요. 옛날에 중국에서 살 때 새벽 공원에서 부채나 칼들고 춤추던 아줌마들이 틀어두던 딱 그런 노래에요.
2. 초인종입니다. 초인종을 누르면 멀리 떨어진 본체에서 띵동 소리가 나지요. 만듬새나 수신 거리나 다 불만이 없는데.. 벨을 누르면 '띵동. 니하오. 환잉광린' 이러는군요. 초인종 본체에서 벨 소리를 헬로 웰컴이나 안녕하세요로 바꿀 수는 있는데, 본체에서 아무리 소리를 바꿔도 초인종을 누르면 중국어만 튀어나옵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해외에서 유행하면 자연스럽게 삼겹살과 불닭볶음면을 먹게 된다고 하던데, 싸다는 이유로 이런 물건들을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중국말이나 중국노래가 익숙해지게 생겼군요. 그래서 앞으로는 소리 나오는 것들은 중국산을 좀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