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탭 Lock 모델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무려 '인텔' 프로세서가 내장된 태블릿을 주워왔습니다. 일단 태블릿 치고는 조금 많이 신기하게 생겼고, 열 배출구와 터치 홀드 스위치와 함께 충전시 켜지는 LED 램프까지 붙어있습니다. FHD 해상도에 패널 품질도 생각보다 괜찮고 잡았을 때 자세도 잘 나와서 영화 및 비디오 컨텐츠 시청용으로 딱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죠. 무식하게 큰 배터리 용량은 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이 태블릿은 모 인강업체가 학습에 필요하지 않은 모든 기능을 OS 상에서 제한해둔 제품이라는 점이 되겠습니다. 오직 인증된 학습용 앱만을 따로 설치하여 사용해야 하며, 다른 프로그램은 설치할 수가 없습니다. 사용할래야 사용할 수가 없는거죠. 꿈을 위한 도전은 필요치 않으니, 소프트웨어를 적절히 변경하여 타사 앱의 구동만 가능케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였죠.
글쎄 그게 쉽지가 않던데요. 만약 그게 쉬웠다면 피로와 분노에 찌들어 쒸익쒸익 한숨을 내쉬며 키보드를 두들기지는 않았을걸요. 본 제품에는 안드로이드 5.1.1이 설치되어 있으며 전술하였듯이 락칩과 텔레칩스로 도배되어 있는 여타 보급형 인강용 태블릿과 다르게 프로세서가 인텔제인 바, 드라이버도 잘 잡고 ADB와 Fastboot를 인식시키기에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개발자 옵션을 활성화한 뒤 oem unlock 명령어 한번에 바로 Unlock이 되었는데요.
일단 커스텀 펌웨어는 있을 리가 없구요. x86 인텔칩이라 이론상으로는 윈도우 구동도 가능하지만, 메인보드가 cpu와 ram으로만 이루어져있지 않는 이상 드라이버를 잡기가 무척이나 힘들구요. 다른 안드로이드 이미지도 찾아봤는데 없네요. 오직 판매처에서 배포하는 순정 펌웨어 이미지가 다네요.
단기탭의 런쳐가 고정되어 있고 런쳐를 통해서만 앱을 설치 및 실행할 수 있음에 착안하여, ADB로 Android 5.1.1에 호환되는 홈 화면 런쳐 앱의 Sideloading 시도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하고 홈 버튼을 누르면 런쳐 설정 화면이 뜨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요. 그냥 아예 설치 자체가 안되더라구요. ADB 창에서는 설치가 되는 듯 싶은데, 거기서 전송 과정이 끝나고 태블릿의 화면을 보면 앱의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토스트 메시지가 출력됩니다. 아예 OS 시스템상에서 패키지명이 지정되지 않은 앱의 설치를 원천봉쇄해둔거죠. 런쳐보다 더 low-level 한 솔루션이었습니다.
지금도 머리를 싸매고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전 이 제품이 마음에 들거든요. 그냥 이걸 팔아버리고 다른 태블릿을 사고 싶은 생각이 딱히 들지 않지만, 뭐 타사 앱이 작동을 안 한다면 별 수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