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고있는 숙사주변에서 어미냥이랑 새끼냥들이 꽁냥꽁냥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만...
지난 토요일 사단이 났습니다.
때는 아침6시! 코로나사태가 아니더라도 모두 편히 잠들어있을 시간!
냥이들이 요란스럽게 울고 있어서 잠에서 깼습니다...
이게 뭐여? 하면서 눈비비며 창밖을 보니 어미냥이나 새끼냥들이 아니라 가끔씩 찾아오는 갈색 날라리냥이랑 요즈음 들어서 얼굴을 비추고 있던 노란색 점박이냥이 둘이서 신나게 노려보면서 울고있지 말입니다.
허? 이거 팝콘을 튀겨야하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날라리냥이 점박이냥이한테 달려들고...
고양이싸움이 이렇게 험악하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어찌나 요란한지... 어쩐지 그녀석 여기저기 상처투성이라고 생각했더니만...
두냥이 열심히 피를 튀기고 털을 날리면서 싸우는 와중에 위층에서 들려오는 아이들 울음소리!
현관문이 덜컹 열리더니만 아저씨가 맨발에 빗자루를 들고 뛰쳐나오지 말입니다.
물론 두 냥아치들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내뺐습니다.
이거 그냥 안끝나겠군...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늘 학교에서 퇴근해서 돌아와보니 숙사주변이 너무 조용합니다...
슬쩍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미냥이 새끼냥이 가리지않고 전부 잡아다 동물병원에 넘긴 모양입니다.
이야기를 좀더 들어보니 길냥이를 잡아가서 마리당 몇만엔을 지불하면 예방주사를 전부 놓은 다음에 적당한 집에 입양시키는 시스템이 있는 모양입니다...
어미냥이랑 새끼냥들이 고양이과맹수의 자존심을 가지고 도망도 치고 반항도 했던 모양입니다만 검은머리에 두발로 걷는 짐승이 각잡고 덤비니 소용이 없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실 그 어미냥이 조금 허당기가 있어서...
마리당 몇만엔이라 교직원박봉으로는 부담이 됬을텐데 위층아저씨가 작정을 했지 말입니다. 하기는 그집에 아이가 셋인지라...
그와중에 이 사단을 일으킨 두냥아치들은 멀리 도망간 모양입니다... 안잡혔다지 말입니다... 망할 놈들...
그뿐만이 아니라 이번 금요일에는 숙사주변 풀나무들을 다 뽑아버릴 거라고 입주자 전원에게 메일이 날아왔습니다.
작년 입주자 대표가 게으름벵이 계약직 외노자... 저 되겠습니다...여서 숙사주변이 온대밀림이었는데 올해 입주자대표에게 강한 압력이 들어간 모양입니다.
이제 고양이들이 숨어지낼만한 장소도 다 없어지지 말입니다. 그 망할 냥아치들이 돌아온들...
그리고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말자는 암묵의 카르텔이 형성됬습니다... 망했습니다...
고양이밥이 절반정도 남았는데 그냥 버렸습니다. 몰래 주다가 걸리면 내새끼를 또 울릴셈이냐고 주먹이 날아올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 망할 냥아치놈들...
뭐 입양만 잘 되면 새끼냥이들한테는 더 잘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론 : 새끼가진 검은머리짐승을 자극하면 ?된다는 말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