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Geek인 제 시야는 일반인들이랑 확실히 많이 다르다는 걸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스펙 빵빵하고 화면 크기도 널찍한 Z Fold 3에만 관심이 갔고.. Z플립은 대체 왜 사는건가 싶었거든요.
펼쳐봐야 간신히 S21보다 조금 길쭉한 화면 크기, 용도가 극히 제한된 외부스크린, 짧은 배터리 시간과 낮은 스펙 등등..
사실 정말정말 애매한 폼팩터라 생각했는데
이게 웬 일. 체감상 역대 갤럭시 플래그십 중 가장 잘 팔리는 거 같습니다. 특히 여성층에서의 인기만 놓고 보면 갤럭시 최고 전성기였다던 S4 시절을 씹어먹게 잘 팔리는 거 같습니다.
대부분 디자인이랑 감성을 그 이유로 꼽던데.. 정말 그 동안 갤럭시가 안 팔린게 디자인이랑 감성의 문제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 중입니다. 아니 아무리 봐도 별로 좋을 것이 없어보이는 폰인데 디자인 원툴로 이렇게 잘 팔리는 걸 보면 그 동안 기덕들이 갤럭시에 바라온 빠른 AP, 사후지원, 부드러운 UI, 좋은 카메라 이런 거 다 필요 없고 디자인 하나면 끝이었다는 걸..
게다가 그 대상이 하필이면 최첨단 기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폴더블 폰이라는 게 굉장히 묘합니다. 폴더블 폰이라면 당연지사 넓은 화면과 좋은 휴대성 등이 마케팅 포인트가 될 줄 알았는데, 기껏 화면을 접어서 나온 장점이란 것이 폰을 화장품 팩트 모양으로 만들 수 있어서 이쁘장하게 보인다는 것이고 그게 가장 큰 셀링 포인트가 될 줄은 몰랐던거죠..
잠깐 만져보긴 했지만 플립이 나쁜 폰이라는 건 아닙니다. 화면 경도도 많이 좋아졌고 스펙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 휴대성도 좋은 편이고.. 지금 S21 울트라를 쓰지만 차기 폰은 폴더블 시리즈로 갈 생각이 저 역시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렇지만..
기껏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놨더니 그게 디자인 용도로 쓰일 줄은 정말이지 몰랐단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