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사진 찍은 걸 포샵하면서 손이 많이 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10장 20장이 쌓이니 확신이 들더군요. 먼지 때문이라고.
카메라가 하늘에서 떨어졌을 때 '센서 청소는 해야 할 것이다'는 목소리도 듣고, 센서 위에 큰 먼지가 붙은 것도 봤는데 귀찮아서 안 갔거든요. 하지만 포샵하는 게 더 귀찮게 생겼으니 어쩔 수 없이 a/s 센터에 가기로 했습니다.
용산까지 가기 너무 귀찮은 수준을 넘어서, 용산은 그냥 가고 싶지가 않은 동네인데... 하고 찾아보니 옆동네 등촌동에 소니 센터가 있군요. 전화해 보니 카메라 센서 청소도 해준다네요. 캐논이나 니콘은 나름 대형 도시에 있는 a/s 센터도 없애던데, 역시 대세는 소니인건가 싶습니다.
예전에는 카메라 카탈로그만 보면 가방에 하나씩 넣었지만 요새는 별 관심도 없고... 지금 쓰는 a7C는 평생 가져갈테니까 그 카탈로그나 기념으로 하나 챙길까 했는데 정작 a7C는 안 보이네요.
센서 청소는 무료로 끝났습니다. 사실 집에서 해도 되는데 먼지 제거하는 고무 뽁뽁이가 안 보이네요. 예전에는 일본 여행갈 때도 가방에 챙겨 넣었다가 '이게 뭐하는 물건이냐'같은 질문도 받았는데.. 그리고 전문가가 해주는 게 편하고 확실하죠.
올 때는 마을버스를 타고 왔지만, 갈 때는 걸어 가기로 했습니다. 중간에 산 하나만 넘으면 우리 동네인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사실 산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동네 뒷산인데, 산이라고 이름이 붙었으니 산이라고 해 줍시다.
산이 조금만 더 높았다면 저 절 앞에서 해탈하고 열반에 들었을 것 같은데 거기까지 가진 못했습니다. 힘들었다는 소립니다. 원래 오르막길에도 약하거든요. 사실 제가 득도를 하지 못해서 그랬을 수도 있죠.
그래도 예전에는 겁대가리 없이 한라산이나 대만 양명산도 기어서 올라가고 백두산도 두번이나.. 이건 지프차 타고 갔으니 빼야겠군요. 하여간 산에 좀 올라갔는데, 체중이 불고 나이를 먹은 뒤로는 아예 엄두를 못 내겠더라고요. 양명산에 네번째 쯤 갔을 때 '전에 올라갔던 곳'을 도저히 못 올라가는 걸 보고 나름 충격을 많이 먹었거든요.
산에 다녀오니 힘들긴 한데 다이어트 시작한 이후로 달고 다니던 변비가 대번에 해결된 걸 보니 효험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일 체중 재봐서 드라마틱하게 줄었다면 진짜 하루 한번씩 가보던가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