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 쓰네요.

 

화성으로 간 헬기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내용에 다소 그들만이 아는 전문용어(?)가 있더라도 이해 부탁드려요.

 



화성탐사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습니다.

 

1965년 마리너와 바이킹을 발사해 화성 궤도를 돌며 표면 사진을 찍었고,

 

30년 후, 1997년 7월 4일 로버 소저너를 태운 패스파인더가 화성에 도착하여 83일간 550장의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2004년에는 쌍둥이 로버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풍선 쿠션으로 화성에 도착했으며,

 

2012년에는 기술적으로 상당히 진보된 로버인 큐리오시티가 도착하여 지금도 학대중입니다.

 

2020년 7월 말, 로버 퍼서비어런스와 RC헬기 인제뉴어티를 태운 아틀라스5가 발사되어 2021년 2월 18일경에 화성에 무사히 착륙하였습니다.





화성에 RC헬기를 보냈다 하여, 그 헬기가 궁금해졌습니다.

 

인류가 우주로 뭔가 많이 쏘아 보냈지만 다른 행성에서의 동력 비행체는 최초입니다.

 

(1985년 소련의 금성을 탐사하는 베가 프로그램 때 2개의 헬륨 풍선을 금성 상공 54km, 46시간 띄운 일이 있습니다).

 

제목에는 RC 헬리콥터라고 썼지만, 화성까지 전파가 날아가는데만도 20분정도 걸려서 실시간 조종은 불가능하여 자율비행을 해야 합니다.

 

이번 비행은 다른 행성에서의 최초 비행이라는 점과 가능성을 테스트 하는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위의 헬기가 화성에 보내진 헬리콥터인 인제뉴어티 입니다.

 

헬기 이름의 뜻은 "독창성", 앨러배마에 사는 고2 급식이 지었다고 합니다.

 

이마트에서 파는 헬기와 비슷한 형태의 동축반전 로터를 가지고 있고 보아하니 뒤집진 못하겠습니다...

 

 

기체 무게는 약 1.8kg, 로터 직경은 약 1.2m, 600급 헬기 정도이며, 2300~2900RPM으로 회전합니다.

 

로터는 폼코어에 카본을 입힌 것으로 개당 무게는 약 35g 입니다. 공법은 RC헬기 로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배터리는 6셀 18650 리튬이온(소니 VTC4 2000mAh)로 구동합니다.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그 18650 맞구요. 비행보다는 난방등에 전력을 더 많이 씁니다.

 

동축반전에, 로터 RPM이 꽤나 높습니다.

 

그 이유는 화성은 지구 중력의 38% 정도밖에는 안되지만, 대기 밀도는 1%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구에서 1세제곱미터 공기의 무게는 약 1kg정도이지만, 화성표면에서 1세제곱미터 대기의 무게는 약 15~18g이라서, 로터가 치고 올라갈 공기가 매우 희박합니다.

 

지구로 치면 공기가 희박한 고도 30km에서 비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구상 헬기의 실용고도는 3km정도, 세계기록은 12km정도이고, 고고도 정찰기 SR-71 블랙버드는 고도 약 26km에서 마하3으로 쏘고 다니지요.

 



헤드 구조 입니다.

 

이마트 동축 반전 헬기는 위쪽 로터는 스와시가 없이 프롭처럼 돌아가며 패들이 달려 있고, 아래 로터는 서보 두 개로 피치/롤을 조절합니다만,

 

이 헬기는 로터 구동용 모터가 각각의 로터위쪽에 달려있고, 로터마다 서보가 3개씩 설치되어 있습니다. 풀피치/풀콜렉티브제어, DFC 방식이네요.

 

콜렉티브 -4.5도, +17.5도, 사이클릭은 +-10도 세팅이고,

 

서보, 서보혼이 자체적으로 안티로테이션 가이드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구동용 모터는 아웃러너 브러시리스 모터이며, 48개의 자석을 쓰고 있고(48pole), 도선 점적율을 높이기 위해 단면이 사각형인 코일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리튬이온 6셀 구동이라 80~120Kv 정도 되지 않을까 합니다.

 

유명 RC헬기인 SAB 고블린 파이어볼, OMPHOBBY의 M1, M2 같은 헬기에서 이런 직접 구동 방식을 볼 수 있습니다.

 

서보는 헬기를 만든 나사의 JPL(제트추진연구소)에서 직접 만든 것 같습니다. 4단 감속기어를 가지고 있고, 직경 10mm의 코어리스모터 맥슨 DCX10을 썼습니다. 이 모터가 한국에서 생산되었까요? 맥슨이 한국에 생산시설이 있거든요.

 



이 사진은 프로토타입 테스트 모델입니다.

 

서보는 MKS HV93 에이메인에서 샀을려나,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스파크펀(라즈베리파이등 땜질 취미 제품 파는곳)에서 구입한 부품도 있다고 합니다(에이메인 : amainhobbies.com, 미국의 유명 RC 인터넷 쇼핑몰).

 

비용등의 문제로 사용기성품(COTS : Commercial Off-the-shelf)을 많이 썼다고 합니다. 물론 그냥 쓴 건 아니고 철저한 테스트를 했지요.

 

화성의 혹독한 모래폭풍에 견디기 위해 컴퓨터용 냉각팬 960개를 사서 윈드터널 비슷하게 만들어 테스트 했는데, 11m/s 풍속에 견딜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화성으로 간 실제 헬기 사진입니다)

 

좌측은 상부로터, 우측은 하부로터 입니다.

 

서보 모터 직경이 10mm인 것을 감안한다면 구동용 모터의 크기가 상당히 작은 것 같습니다.

 

로터 구동용 모터 스테이터 직경이 40mm도 안될 것 같은데, 내부 구조가 무척 궁금하네요.

 

 

이제 택배박스에 뭐가 들어있는지 볼까요. 동체라고 불러줍시다.

 

PCB는 총 5장으로 이루어져 마스트가 나오는 윗면을 제외한 육면체의 다섯면을 둘러싸고 있으며,

 

가운데에는 개당 2000mAh 용량의 소니 VTC4 18650 배터리 여섯개 들어갑니다.

 

RTE, NAV 카메라는 항법용으로 사용하는데, 왜 GPS 쓰지 그런 짓을??

 

... 화성에는 GPS 인공위성이 없네요.

 

RTE, NAV 카메라는 여러분들 쓰는 컴퓨터 마우스에 달린 센서와 비슷하게 기능합니다. 볼마우스 말구요 광마우스.

 

시간차를 두고 여러장의 지면 사진을 찍어 변화하는 위치로 네비 기능을 수행합니다.

 

8번 RTE 카메라는 SNS용-_- 고해상도 카메라로, 소니 IMX214 센서, 4208*3120 픽셀을 가지고 있으며 롤링셔터로 돌아갑니다. FOV는 호리존탈, 버티칼 모두 47도, 평균 IFOV는 0.26mRad/pixel로 렌즈를 조합했습니다.

 

이걸로 퍼서비어런스랑 서로 찍어 인스타에 올리겠군요.

 

9번 NAV 카메라는 옴니비젼 OV7251 센서로 640*480의 흑백 카메라이며 글로벌 셔터로 동작합니다. FOV는 호리존탈 133도, 버티칼 100도, 평균 IFOV는 3.6mRad/pixel 입니다.

 

8,9번에 표시된 두 개의 원통 모양은 카메라가 아니고 하방 거리측정 묘듈 입니다. 원통모양 옆면에 8,9번이 붙어 있습니다.

 

하방 거리측정 묘듈 역시 상용 기성품으로, 자전차용 GPS, 속도계 등으로 유명한 가민에서 나온 라이다 입니다(Lidar-Lite-V3모델)

 

이 제품을 쓴 것으로 보아 상승고도는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현재 계획은 고도 3~10m 정도의 비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행거리는 최대 300m 입니다.

 

 

(실제 동체 내부 사진)

 

파란색 기판은 900MHz 주파수 대역을 쓰는 통신 묘듈입니다. 스탠다드 지그비로 동작하며,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온도를 유지시켜줘야 합니다.

 

단열을 위해 동체내부에 CO2를 채웠습니다.

 

영 엉성해 보이는데, 저게 80G까지 견딘다고 합니다.

 



재미없겠지만 에비오닉스를 좀 자세히 볼까요.

 

기체에 실린 5장의 PCB 입니다.

 

왼쪽부터 Telecom Board는 지그비 통신 묘듈입니다. 16비트 8채널 ADC가 온도센서와 연결되어 전기세 적게 나오도록 난방용 히터를 조절합니다.

 

Nav Carrier Board는 퀄컴 스냅드래곤 801에 리눅스가 올라가 있습니다. 3개의 UART, 1개의 SPI와 몇개의 디스크리트 IO가 있으며, 서보모터를 제어합니다. 여기 박힌 스냅드래곤801은 삼성 갤럭시 S5, 엘읍 G3에 들어간 AP이기도 하며, 인류가 우주로 쏴제낀 것들 중 가장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보드가 전체 시스템을 통제합니다.

 

FPGA Flight Control Board는 말그대로 플라이트 콘트롤러이며 가장 핵심적인 보드 입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자동차용 마이크로콘트롤러인 TMS570LC43x(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두 개와 마이크로세미의 FPGA인 ProASIC3L이 들어갑니다. 자일링스나 알테라 기대하셨던 분들 계신가요. 두 개의 리던던트한 TMS570L43x는 비행제어에서 로레벨까지 관여하며 FPGA과 클럭과 데이터가 동기화 되며, 에러발생시 다른 한쪽이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FPGA는 모든 센서정보와 액추에이터를 인터페이스하며, 대부분의 에비오닉스 정보가 FPGA를 지나가게 됩니다.

FPGA에서 돌아가는 비행제어의 루프 주파수는 500Hz 입니다.

 

Helicopter Power Board는 두개의 DC/DC 컨버터를 가지고 있어 배터리 전압을 5V, 3.3V로 바꾸어 줍니다.

 

Battery Interface Board는 동체 바닥면에 설치되며 솔라셀, 배터리, 구동모터 전력선과 연결됩니다.

 

솔라셀은 SolAero Technologies의 IMM4J 셀을 사용하였고, 680cm^2의 물리적인 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544cm^2가 실제 빛을 받을 수 있는 영역입니다.

 

센서는 상용 기성품을 많이 썼는데, IMU는 휴대폰IMU 수준인 센서텍 BMI-160(보쉬), 2축 수평계(inclinometer)는 뮤라타의 SCA100T-D02, 고도계는 가민 Lidar-Lite-V3, 카메라 센서는 앞서 언급한 옴니비젼과 소니의 제품이 사용되었습니다.

 

 

 

동체 가운데 배터리가 장착된 구조입니다. 배터리 옆면에 발열체가 붙어있습니다.

 

배터리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니 18650 VTC4 2000mAh 여섯개를 직렬로 연결하여 구동합니다. 그런데 전력중 실제 비행에 쓸 수 있는 양은 1/3 정도이고, 나머지 2/3은 온도를 유지하는 것과 전자부품을 구동하는데 사용한다고 합니다.

 

한 번 비행에 최대 90초까지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30초~1분 정도 행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퍼서비어런스 하면에 부착된 인제뉴어티, 물론 보호용 덮개가 장착되지만,

 

화성 착륙시 스카이 크레인 방식이라 조금 불안해 보였습니다. 바닥에 하드랜딩으로 찍히거나 솔라셀 나가면 어쩌나 싶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쿼드콥터로 디자인을 하지 않은 이유는, 크기가 너무 커져 로버 탑재가 어렵고 구조가 복잡하며 효율이 낮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제뉴어티를 만든 몇몇 사람입니다.

 

왼쪽은 비행 테스트 담당인 테오도르(테디) 자네토스, MIT 출신으로 JPL에 합류하기 이전에 드론레이싱 관련일을 했었습니다.

 

가운데는 미미 앙(MiMi Aung), 인제뉴어티 프로젝트 매니저 입니다. 그러니까 미미누님이 이 프로젝트 최고 대빵 입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미얀마 최초의 박사학위자입니다. 그것도 수학으로요.

 

오른쪽에 우주전함 야마토 선장 같이 생긴 분은 밥 발라람으로 치프 엔지니어 입니다. 전화번호는 818-354-677x이니 기술적인 문의사항은 이쪽으로.



 

 

 

출처 : https://www.jpl.nasa.g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