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보드에서 제일 꼴보기 싫은게 뭔지 아십니까.
굳이 멋져보이려고 만들어놓은 자국과 형편없는 색배합입니다.
있어야 하는 수많은 컨덴서들과 코인 전지와 방열판과 M.2 슬롯과 쓰지도 않는 SATA 포트 거대하기만 한 ATX 파워포트.... 이거도 사실 00년대 이후로는 쓰잘데없지만 넘어갑시다. 이건 이미 역사적인 해결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의 NZXT는 이걸 그냥 가려버림으로서 해결했.............지만 보드 제조사 때문에 불신의 상징이 되어버린건 어쩔 수 없군요.
물론. 제목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이런 근본 녹색 기판이나 근본 갈색/노란색 기판에 대해 뭐라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건 이미 색배합이 완벽한 최고의 제품이거든요.
흰색인척 하면서 실상은 타이태니움 색이라고 자랑하는 얘나
흰색이라면서 램슬롯이 검은색인 얘같은 놈들이 문제라는 겁니다.
이 정도 수준은 바라지도 않으니 (나중에 볼 이유도 없는 CPU 덮개마저 하얀색)
이 부분들을 흰색으로 메꿔줄 소중한 캡들을 우선 사게 됩니다.
나머지 부분은 흰색 부품을 꽂으면 안보이거든요. SATA 케이블도... 전원 케이블도, 쿨링팬 케이블도, USB 3.0 케이블도... 오디오 케이블도......M.2도 쿨러 달면 안보이고... AMD 특유의 쿨러 걸이? 다른 쿨러 걸면 그만이고....
그러면 이제 남은건
가려지지 않는 부품들.....이 있다면은 당연히
쿨러텍의 힘으로 극복해냅니다.
이제 이 다음부터 할 이야기가. 진정한 하양 덕후의 종착점 되겠습니다.
메인보드 고정나사는 보통 검은색을 사용하고, 잘해야 은색을 사용합니다. 스탠드오프는 아직도 드물게 황동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근데 이건 화이트에 미치면 참을 수 없는 일이죠.
돈 많은 사람은 이런 RENY 볼트를 사용하고요
나는 좀 덜 단단해도 괜찮다고 하면 나일론 나사를 사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RENY 흰색은 뭔가... 뭔가 누렇고 나일론 나사는 뭔가 반투명해서 뒷면의 스탠드오프 색이 비칩니다.
이제 거기서 한발짝 더 나아가면 이런 핸들나사를 사용하게 됩니다.
PolyCabonate입니다. PC. PC 나사라고요 말 그대로.
하지만 PC 특유의 유광과 약간 색온도 높은 흰색 그리고 고온에서의 열적 변성(변색)을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양 덕후들이 최고로 만족할만한 재질의 흰색은 무엇이 있을까요? 무광이고, 변색되지 않으며, 깊은 흰색인 그 물질....
커수를 야매로 해봤거나.. 집안 수냉(열?) 시스템을 만져봤거나 하다면 누구나 본 그 흰색 재질이 있습니다.
절대로 색이 변하지 않고. 영원할것 같은 아름다움을 주는 PTFE (테프론) 나사 되겠습니다.
네.
마찰력도 적으니 분명히 보드에 영향은 덜하겠지만... 아예 십자모양 자체도 안보이는데다 와셔도 PTFE로 맞추는 방법도 있습니다.
네.
이렇게 하면 이제 메인보드의 모든 부분을 하얗게 메꿀 수 있게 됩니다. 이쁜 컴퓨터는 덤이고요. 복스로 메인보드를 조여야겠지만... 뭐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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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끼가 진짜 미친놈인가? 하는 마음가짐을 굳게 가지고 의식의 흐름 기법 속에서 헤매지 않고 잘 찾아온 여러분에게 감사드리며.
저는 저걸 사려다가 정신이 들어 (+ 주말이라 결제해도 배송이 오지 않아) 여기서 멈추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근데 나사 개당 단가 6~7천원은 좀 심하긴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