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 서울역 오픈과 함께 영업을 시작한 서울역 그릴입니다. 할아버지 말씀으로는 여긴 양복 입고 실크햇이나 중절모 써야 들어갈 수 있었다네요.
물은 옅은 보리차같은데 그걸 잔에 담아서 줍니다. 깍두기는 새콤딜콤하게 익었고, 샐러드는 요구르트 소스를 친 게 현대화된 느낌입니다.
돈가스는 제법 두툼하고 바삭하게 튀겼고, 직접 만든 브라운 소스를 올렸습니다. 요즘 돈가스와 달리 자극적인 단맛, 신맛 등이 강조되지 않고 깔끔한 감칠맛과 묵직한 느낌, 그리고 양송이 슬라이스의 쫄깃한 식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린빈, 완두콩, 당근, 옥수수 등을 한데 넣고 데친 야채가 함께 나옵니다. 이 사이드들은 보기도 힘들고 손이 많이 간다는데 그걸 생각하면 16000원이란 값은 납득할 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