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역사상 최악의 결함이라 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갤럭시 노트7의 연쇄폭발 사건을 떠올릴 겁니다. 하지만 이게 2020년 현재는 그저 지나간 사건 정도로 이미지가 남아 있습니다. 어쨌건 노트7에서만 일어난 사건이고, 그 이후로는 이 치명적인 결함이 반복되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LG폰은 아시다시피 저장소잠김 버그, 무한재부팅같은 치명적 결함이 전 세대와 다음 세대 다다음 세대 모두 터지는 저력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이게 한 세대에서만 터지고 다음 세대에선 해결이 됐다면 단지 그 폰이 문제였던 걸로 기억될 겁니다. 노트7 처럼요. 그런데 엘지는 이 결함을 몇 세대나 해결하지 못하고 끌고 갔습니다.
이 시점부터 이제 안정성 문제가 있다는 이미지는 각개 폰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엘지 폰이 다 그렇다는 회사 차원의 나쁜 이미지가 생겨버리게 되는 거죠. 발생 빈도가 그리 낮은 결함도 아니었기에 더더욱 치명적입니다. 한동안 폰 커뮤니티에서 저장소 버그하면 다들 바로 엘지폰부터 떠올리던건 정말 마케팅적으로 볼때 너무나도 큰 문제입니다. 이런 식으로 고착화된 이미지는 절대 쉽게 사라지지 않죠. 엘지 폰들의 업데이트가 최근엔 그리 나쁘지 않지만 과거엔 피쳐폰 마인드 못버린 임원들덕에 플래그십도 다음 세대 나오면 계속 헌신짝마냥 토사구팽 해오던 것 때문에 지금까지도 업뎃 사후지원 구리다는 이미지가 남아있습니다.
지금은 그 결함들이 수년전 이야기이고 현재 엘지폰의 처참한 상황과는 별 연관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엔 당시엔 스마트폰의 시장 파이가 여전히 급성장하던 시대였고, 당시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현재까지도 상당수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때 엘지가 그런 이어지는 결함을 제대로 해결만 했어도 당시 판매량 모멘텀을 그정도로 유지 못하진 않았을거라 봅니다. 최소한 지금의 처절한 상태보단 조금 나았을 거란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