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파커와 함깨 만년필하면 유명한 회사인 쉐퍼가 있었습니다. 미국 만년필의 자존심이라고도 불렸지만 지금은 철저히 망하고 팬 브랜드만 남고 정작 생산은 중국 OEM입니다. 마치 Thinkpad처럼요. 당연히 전통있는 라인업들도 다 날아갔고. 그런데 그걸 영생이 복각해 냈습니다. 쉐퍼 벨런스의 복각판인 영생 626입니다. 가격은 2만원 정도로 다소 비싼 편이나 꽤 퀼리티가 좋다고 합니다.
영생은 그 뿐만 아니라 특이한 만년필 복각을 자주 합니다. 50년 전 잠깐 인기 끌고 사라진 파커 51의 버큐메틱 필러를 장착한 영생 601도 나왔습니다. 빈티지 만년필을 찾거나, 아니면 개성있고 독특한 만년필 구조를 찾는 사람에게 엄청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물론 파커에게 허락맡았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저작권에 걸리는지도 모르겠고.
중국의 만년필 회사 진하오가 정식으로 한국에 진출했습니다. 라미 사파리 카피인 진하오 599 시리즈 뿐만 아니라 992와 993을 각각 스페셜리스트와 샤크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습니다. 가격도 정식으로 수입절차 밟았는데도 직구에서 한 천원 더 비싼 수준입니다. 원래 중국 학생들이 제트스트림이나 시그노 쓰는 감각으로 쓰는 펜입니다만 성능과 마감은 학생용으로 묶어두기에는 충분히 좋습니다.
또한 이제는 피스톤 필러라고 해서 만년필 베럴 자체가 잉크통이 되는 만년필에서도 저가형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란비터우 3059와 영생 3008이 대표적으로 이런 만년필은 한번 잉크를 채우면 공책 한 권을 빽빽히 영단어 연습할지라도 잉크가 부족할 일이 없습니다. 무한잉크를 단 프린터처럼 잉크 걱정이 없어서 고시용, 공부용으로 이만한 게 없습니다.